UPDATED. 2024-04-29 05:20 (월)
 실시간뉴스
[인간극장] 괴산 삼방마을 지용기·이계연 부부, 행복한 ‘오부자유친’
[인간극장] 괴산 삼방마을 지용기·이계연 부부, 행복한 ‘오부자유친’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4.05 0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부자유친 / KBS 인간극장
오부자유친 / KBS 인간극장

이번주(4월5~9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충북 괴산 삼방마을에서 한우농장을 꾸려가는 지용기(74), 이계연(73) 부부와 장남 지윤광(46), 그리고 4명의 손자 이야기를 그린 ‘오부자유친’ 5부작이 방송된다.

◆ 세상에 이런 집이?! 오부자네 복터졌네

충북 괴산의 골 깊은 삼방마을, 온 가족이 머리 맞대고 햇감자 심기가 한창인데 그 속에서 웃음이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남들은 자식들 얼굴 1년에 한 번 보기도 어렵다는 요즘,  한집에 아들 며느리와 손자들까지 3대가 함께 사는 집이 있다.   

9대째 대대손손 삼방마을에 살고있는 토박이 지용기(74), 이계연(73) 어르신네. 48년 전 결혼해 담배 농사를 짓던 부부는 일 소를 한 마리 샀고, 그 소를 사랑으로 키워 한우 150마리 규모의 축사를 일궜다. 삼 남매 중 우직한 장남, 지윤광(46) 씨가 함께 살며 축사를 도맡은 덕이 크다는데. 복덩이 며느리 허금주(46) 씨를 만나 아들을 넷이나 안겨줬다.
 
스물둘에 일찌감치 결혼해 자연스레 부모님과 살기 시작한 부부, 10년 전에는 2층으로 집을 올려 분가를 했다는데 잠은 따로 자도 밥은 대식구 꼭 다 함께 먹기로 했단다.

여덟 식구 다 같이 복닥복닥 저녁을 먹고 나면 할아버지의 뜬금없는 지씨네 족보 강의가 펼쳐지고, 이어 네 손자가 노래방 기계를 켜놓고 재롱잔치에 나선다. 선곡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200% 맞춤, 신바람 나는 노랫가락에 아들은 휘파람 불고 며느리는 스텝을 맞춘다. 부럽다, 소리 절로 나오는 이 집안! 화목의 비결이 궁금하다. 

오부자유친 / KBS 인간극장
오부자유친 / KBS 인간극장

◆ 삼방리 사총사가 떴다!

손자들 4형제 중 셋이 대학생, 스물다섯부터 열여섯까지 한창 친구 좋아하고 나가서 놀고 싶을 나이인데 할아버지가 일을 청하면 군소리 없이 사총사가 모인다. 군기가 바짝 들었나 했더니, ‘내가 안 하면 할아버지가 고생하신다’며 소매를 걷어붙인다. 모두 듬직하고 순한 것은 똑같지만 4형제, 개성이 뚜렷하다. 

축사를 이어받을 첫째 영선(25)이는 소 바라기. 우리 소 더 잘 키워보려 대학에선 축산학 수업을 듣고, 건강한 국산 여물을 내 손으로 키워 먹이겠다며 오늘도 밭에 나선다. 

상근 예비역, 둘째 한선(22)이도 퇴근하자마자 축사로 달려와 형 영선이와 합을 맞춘다. 황금 같은 휴가 중에 집안일을 하면서도 “지금까지 먹여주고 재워주셨는데 당연하다” 기특한 소리를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웃음꽃 피워주는 재간둥이 노릇까지, 바쁘다 바빠.

간호학과 신입생인 셋째 예선(20)이는 엄마의 수석 조수. 밥때마다 주방에 와서 요리를 돕고, 빨래도 척척 개어둔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넷째 효선(16)이도 막내라고 깍두기로 있을쏘냐.  형들 어깨너머로 배운 트랙터 운전 실력을 선보인다.

삼방리 사총사가 떴다, 하면 큰 소리 한번 없이 축사 정비에 귀리 씨앗 뿌리기, 감자 농사까지! 술술 풀려나간다. 

오부자유친 / KBS 인간극장
오부자유친 / KBS 인간극장

◆ 엄마는? 고추 아가씨!

든든한 사총사, ‘어머니가 누구니?’ 감탄이 절로 나오는데 바로 괴산 고추 아가씨 출신 허금주(46) 씨다. 윤광 씨와는 중학교 동창에서 연인으로 발전했고 스물둘에 결혼 후 바로 시댁에 들어왔다. 

한 번도 힘들다는 제왕절개로 아들 넷을 낳았고, 네 아들 학교와 학원 등하굣길 엄마표 택시를 자처한 황소 며느리다. 금주 씨는 꿈도 많아 미용 자격증에 보육 교사, 조리사 자격증까지 따놓고 20년 가까이 어린이집 조리사로 출퇴근을 하며 아들들을 키웠다. 

남편, 윤광 씨도 소처럼 우직하기는 마찬가지. 젊어서는 아버지 담배 농사을 도왔고, 축사도 맡아 키워왔다. 듬직한 아들 넷 먹이고 입히느라 기름 배달까지 하는 윤광씨. 축사 구석구석 망가진 곳, 고장난 기계 모두 살펴 고치고 ‘우리 소는 우리 풀을 먹어야 한다’는 뚝심으로 사료작물 농사도 짓는다. 이렇게 열심히 살면서도, 부모님의 부지런함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는 부부다.

오부자유친 / KBS 인간극장
오부자유친 / KBS 인간극장

 

◆ 오! 부자유친~

부모님은 40년 넘게 담배밭에서 땀 흘려 축사 기반을 쌓으시고 지금껏 사랑으로 소를 키워 아들과 손자들에게 삶의 터를 물려주셨다. 평생 우직하게 걸어온 부모님의 뒷모습은 윤광씨 부부와 손자들에겐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가르침이었다.
 
용기 어르신은 늘 새벽에 먼저 일어나 어둠을 밝히며 축사를 쓸고, 손자들 태어나고는 흐트러지는 모습 보일까봐 술도 딱 끊으셨다. 계연 어르신은 10년 전 바로 위에 따로 살림을 낸 아들네에 한 달에 한 번 갈까 말까 하신단다. 자기들 살림 알아서 잘할 텐데, 시어머니 가면 불편할까 염려하시는 마음이란다. 집안의 어른이 참아야 한다며 큰 소리 한번 낸 적이 없으시니
어찌 그 현명함을 따르며 존경하는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 

오부자네, 봄을 맞아 소들이 방을 옮기는 날. 할아버지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소몰이 진두지휘에 나섰고 그 뒤를 네 손자와 온 가족이 따르니 손발이 척척 맞아 이사가 단숨에 끝난다. 

말 그대로 부모가 솔선수범하고 자녀가 따르니, 살아있는 ‘부자유친’ 지침서가 여기 있다. 

오늘(5일) 인간극장 <오부자유친> 1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충북 괴산에서 한우농장을 꾸려가는 지씨네 3대. 황소 같은 손자가 무려 넷이다. 3대가 한집에서 살며 일까지 함께 하니 환상의 호흡. 하루하루가 평온하게 흘러가는데, 할아버지의 진두지휘로 소들의 방을 옮기는 날. 온 가족이 전에 없이 진땀을 빼고는 흥겨운 노래로 고단함을 날려본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오부자유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