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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백신 ‘0’ ... 네이버·카톡 앱 예약 닷새째 허탕
잔여백신 ‘0’ ... 네이버·카톡 앱 예약 닷새째 허탕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5.31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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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1)
(사진 뉴스1)

 

코로나19 잔여백신 조회 시스템 운영 닷새째를 맞은 31일. 네이버와 카카오톡 지도창에는 이날 오전에도 잔여 백신이 없다는 의미의 숫자 '0'만 줄줄이 떠 있었다. 시민들 사이에선 "'아재 백신'이라더니 이렇게 없어서 못 맞을 줄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31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공개한 위탁의료기관 접종대상별 예약현황을 보면, 27일부터 전날 0시까지 사흘 동안 네이버와 카카오톡 등을 통해 당일 예약을 하고 1차 접종을 받은 사람은 모두 9046명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전화 등으로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1차 접종한 사람도 14만7914명에 달했다.

개통 첫날(27일) 서비스가 아예 먹통이 될 정도로 이용자가 몰렸으나, 현재는 카카오톡과 네이버 모두 정상적으로 예약이 가능한 상태다. 다만 이날도 오전 내내 잔여 백신이 '0'으로 표기돼 많은 시민들이 예약에 어려움을 겪었다.

닷새째 백신 예약을 시도 중인 직장인 유모씨(33)는 "시범운영 첫날부터 근무시간 중 틈틈이 앱에 들어가 잔여 백신을 검색하고 있는데, 아직도 예약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주위에서 부작용을 이유로 접종을 꺼리길래 수월하게 예약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경쟁이 치열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손모씨(39)도 "주변에 백신 남아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고 뜬다"며 "빨리 백신 접종을 완료해서 올여름에는 마스크를 벗고 싶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제 주변엔 다 없음이네요" "저도 맞고 싶은데 물량이 바닥" "근처 병원에서 알람이 왔는데 광탈했습니다" "잔여백신 몇 번 발견한 적 있는데 눌러보니 안돼서 포기했어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실패만 있었던 건 아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정모씨(40대)는 여러 차례 예약을 시도하다 29일 낮 12시쯤 집 근처 의료기관에 잔여백신이 발생했다고 네이버앱 알림이 와서 예약과 접종에 성공했다.

정씨는 "6월부터 운동을 다닐 예정인데 백신이라도 맞아야 운동할 때 불안하지 않을 것 같아서 접종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작용 위험보다 접종으로 얻는 이득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맞고 나니 걱정하던 것이 다 사라지고 드디어 맞았다는 후련함도 생긴다"는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잔여 백신을 빠르게 예약하는 팁을 공유하는 글도 올라왔다. 스마트폰보다 전화 예약이 빠르다거나 카카오톡보다 네이버에 잔여 백신이 먼저 올라온다는 것이다.

맘카페나 트위터 등에는 "잔여 백신 예약이 있길래 눌렀는데 예약 불가가 떴다. 그런데 해당 병원에 전화해보니 당장 와달라고 해서 백신을 맞고 왔다"거나 "내과에 갔다가 우연치 않게 병원에 남는 백신이 있어 운 좋게 맞았다"는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현재 접종을 진행 중인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다. AZ는 병당 10~12명이 맞을 수 있고, 개봉 후 6시간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 하루 예약자가 20명이면 2병을 따는데 남는 4명분에 노쇼 물량까지 잔여 백신 예약자에게 돌아간다.

그런데도 백신 예약전이 펼쳐진 것은 각 의료기관이 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예비 대상자부터 먼저 접종하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현장 인력들이 하나하나 수기로 입력해야 하는 시스템이라 백신이 남아도 전산 등록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65~74세 접종이 시작되자 고령층의 사전예약율 증가 속도가 빨라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주일 전인 23일 0시 기준 55.6%였던 60~74세 사전예약률은 30일 0시 기준 68%로 상승했다.

백신 예약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을 예약 후 예정대로 접종하는 비율이 높고 풀린 물량도 많지 않아 앞으로도 노쇼(예약부도) 백신 예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30~40대 일반 인구집단은 3분기 말에 접종이 가능할 것"이라며 "노쇼 백신을 기대하기보다는 차례가 왔을 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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