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9:00 (금)
 실시간뉴스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감동수기/비운의 스타 우연정, 목발로 키운 세 자매 양육기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3월호 -감동수기/비운의 스타 우연정, 목발로 키운 세 자매 양육기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1.07.17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91년 3월호

비운의 스타 우연정, 목발로 키운 세 자매 양육기

"홀로서기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 보여주렵니다"

초인적인 의지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우연정은 지금 세 자매의 어머니가 되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목발로 버티며 살아 온 10년 세월은 그녀에게 참으로 귀중한 삶의 존재를 깨닫게 해 주었다. 이따금 추억의 앨범을 뒤적이며 남남이 된 남편의 모습을 바라본다. 남편 등에 업혀 있는 그녀는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이제 그녀는 어린 딸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띈다. '그대 앞에 다시 서리라'의 주인공이 봄이 오는 창가에서 영화보다 더 감동적인 이야기를 토해 냈다. 

1991년 3월호 -감동수기/비운의 스타 우연정, 목발로 키운 세 자매 양육기1
1991년 3월호 -감동수기/비운의 스타 우연정, 목발로 키운 세 자매 양육기1
1991년 3월호 -감동수기/비운의 스타 우연정, 목발로 키운 세 자매 양육기2
1991년 3월호 -감동수기/비운의 스타 우연정, 목발로 키운 세 자매 양육기2

 

나는 지금 세 딸을 키우며 살고 있다. 80년9월8일 골수암으로 인해 다리를 잃고 통증에 길길이 뛰며 이성없는 동물이었던 내가 완전한 불구자로나마 첫 딸 민들레를 얻었을 때 서서히 나를 추스리며 자신과 한 약속이 생각난다.

"불편하고 흉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내 인생은 좀 갚고 베풀며 살겠다"는 혼자만의 한줄기 야무진 포부였다. 그런데 내 삶을 방해하는 고통의 관문들은 끊이지 않는다. 

육신의 고통이 끝나자 내게는 또다른 고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잡다한 번뇌 속에서도 나는 세 딸을 보살피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빌려준 건물을 수시로 관리해야 한다. 살림집도 나 혼자 신경을 써야하고 건강관리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그런데로 바쁜 일상사는 내 삶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는 것이어서 무료함 속에 빠지는 것보다 훨씬낫다. 이런 와중에 세 딸이 소록소록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면 낙이다. 

세 딸을 키운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사실 할 말이 없다. 내 딸들은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목발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엄마의 잔심부름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까닭에 세 자녀 양육기라는 것도 사실은 관찰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단 한가지 자부하고 싶은 것은 나는 내 딸들에 대해 누구 못지않은 애정으로 살아온 것은 사실이다. 

난 어쩌면 다리를 잃는 순간부터 내 삶의 중량보다 더한 중압감을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었나 보다. 내 외로운 인생 여정에 맑은 눈망울로 바라보고 있는 딸들을 보면 결코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을 한다.

다리를 자르기 하루 전날에 올린 내 결혼식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신혼생활은 그대로 투병생활이었다. 남편의 헌신적인 사랑과 그 통증 속에서 임신을 했지만 6개월만에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