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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김총리 “고인 애도 자리이자, 성찰의 자리”
故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김총리 “고인 애도 자리이자, 성찰의 자리”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0.30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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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사저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운구차량이 노제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사저에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운구차량이 노제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30일 엄수됐다. 유가족과 정치인, 시민들은 이날 발인과 노제(路祭)를 지켜보며 고인의 마지막 여정을 애도했다.

노 전 대통령 국가장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영결식에서 "재임시에 보여주신 많은 공적보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고인이 유언을 통해 국민들께 과거의 잘못에 대한 사죄와 용서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발인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빈소에서 치러졌다. 발인식에는 자녀 노재헌·노소영씨 등 유가족 10여명이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6공화국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전 의원,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과 경제수석을 역임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운구 행렬에 동참했다.

고인은 이날 빈소를 떠나 생전 머물렀던 연희동 자택으로 향했다. 자택에서 치러진 노제에는 부인 김옥숙 여사 등 유가족과 노 전 대통령의 측근 20여명이 참석했다. 인근 시민들도 이날 연희동 자택을 찾아 외부에서 노제를 지켜봤다.

김부겸 국무총리
김부겸 국무총리

영결식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엄수됐다.

김 총리는 노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서 조사를 통해 "우리는 오늘 노태우 전 대통령님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고 있다"며 "재임시에 보여주신 많은 공적보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고인이 유언을 통해 국민들께 과거의 잘못에 대한 사죄와 용서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먼저 △88서울올림픽 성공 개최 △북방외교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토지공개념 도입 등 노 전 대통령의 공적을 소개했다.

그러나 김 총리는 "이처럼 고인께서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많은 공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애도만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태우 대통령님이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며 "우리는 또한 역사 앞에서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할 때 비로소 진정한 화해가 시작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대통령님의 가족께서는 5·18광주민주묘지를 여러 차례 참배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총리는 "고인께서 병중에 들기 전에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만나 사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우리는 국가장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어떤 사죄로도 5·18과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되신 영령들을 다 위로할 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그러나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다. 과거는 묻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역사로 늘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영결식은 고인을 애도하는 자리이자, 새로운 역사, 진실의 역사, 화해와 통합의 역사로 가는 성찰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을 향해서는 "오늘 국가장의 의미와 국민들의 마음을 잊지 말고 지금처럼 고인이 직접 하지 못했던 사과를 이어가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과거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에도 끝까지 함께 해달라"며 "그것이 고인을 위한 길이자 우리 민족사의 먼 여정에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은 경기 파주시 검단사에 임시로 안치된 뒤 파주 통일동산 근처에 장지가 마련되면 영면에 들게 된다. 앞서 정부는 고인의 경제·외교 정책 등 업적을 기리는 뜻에서 국가장(國家葬)을 결정했다.

한편 전날까지 사흘간 빈소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김부겸 국무총리·박병석 국회의장·여야 지도부를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발걸음해 고인을 애도했다.

[Queen 이광희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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