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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양대파 재배기술 특허‘ 25살 김도혜, 양대파 창시자 된 사연은?
[인간극장] ‘양대파 재배기술 특허‘ 25살 김도혜, 양대파 창시자 된 사연은?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1.0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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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혜 씨 양대파가 뭐예요? / KBS ‘인간극장’

 

양파 싹을 대파처럼 길러내 '양대파 재배 기술' 특허를 받은 도혜 씨.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양대파 농사가 시작됐다. 매일 당진과 예산을 오가며 양대파 영농조합을 이끄는 당찬 스물다섯이다. 더 좋은 양파 종자를 찾기 위해 애쓰는 도혜 씨에게 3년 만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는데….

이번주(11월 8~12일) KBS 1TV <인간극장>은 한국과 미국에서 '양대파 재배기술' 특허를 받은 충남 예산 양대파 농사꾼 김도혜(25) 씨 이야기를 그린 ‘도혜 씨 양대파가 뭐예요’ 5부작이 방송된다.

세상에 이런 가훈이 있을까, ‘꿈꾸면 피곤해진다!’ 그 피곤한 꿈을 꾸는 스물다섯 농부가 있다. 충청남도 예산에서 양대파 농사를 짓고 있는 김도혜 씨. 한국과 미국에서 ‘양대파 재배기술’ 특허를 받은, 그야말로 ‘양대파 창시자’. 그녀가 운명처럼 양대파를 만나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때는 중학교 3학년 시절, 경호원을 꿈꾸던 소녀는 공부도 잘하고 부모님 농사도 열심히 도와드리던 속 깊은 장녀였다. 부모님이 농사지은 양파가 버려지는 게 안타까워서 양파에서 난 싹을 잘라, 막냇동생에게 떡국을 해 줬던 도혜 씨. 파라면 질색하는 동생이 젓가락을 휘적거리면서 양파 싹만 골라 먹었단다. 모양은 대파, 맛은 달달한 양파 그대로 ‘양대파’라 이름짓고, 채소 공부를 하고 싶어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진학했다.

도혜 씨가 본격적인 양대파 농사를 지은 지 3년째. 양파 농가에서 못 파는 양파를 양대파로 기를 수 있어서 그야말로 일거양득. 타 지역 농부 어르신들도 도혜 씨에게 재배기술을 배우고 있으니 스물다섯 어린 농부의 어깨가 책임감으로 무거운데….

양대파가 썩었다는 전화라도 오면 도혜 씬 가슴이 철렁, 부랴부랴 달려간다. 작년 봄엔 판로가 없어서 애써 기른 양대파 밭을 갈아엎은 쓰디쓴 경험도 했었다. 그래서 더 전문 공부에 매달리고, 생산부터 판로까지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데.

도혜 씨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농부 부모님, 김동유(51), 김나연(51) 씨. “꿈꾸면 피곤해진다”고 했던 농부 아빠 동유 씨는 유기농을 꿈꿨지만 지역에 산업단지가 들어와, 모두 물거품이 되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그 곁에서 함께 좌절했던 엄마 나연 씨도 딸이 농부가 되는 것을 반대했지만 이제는 ‘양대파’라는 딸의 꿈을 함께 꾸고 있다.

개성 만점 도은(20), 도현(15), 대현(11) 동생들까지 모이면 이름하여 양대파 패밀리! 투덜투덜 볼멘소리는 좀 나와도, 손발 척척 맞는 여섯 일꾼 완성. 흥 많은 자매들이 ‘양대파 걸스’로 변신하면, 양대파 밭에는 춤바람이 분다. 아직도 사람들은 묻는다. “도혜 씨, 양대파가 뭐예요?”
그러면 활짝 웃는 스물다섯 농부의 대답. “양대파는 나의 꿈, 우리 가족의 꿈이에요”

도혜 씨 양대파가 뭐예요? / KBS ‘인간극장’

 

◆ 도혜 씨 양대파가 뭐예요?

승용차에 흙 묻은 장화와 장갑을 싣고 다니는 스물다섯 농부 김도혜 씨. 이미 고등학교 때 양대파를 개발해, ‘재배기술’ 특허까지 받았고 영농조합에서 농부 어르신들을 이끌며, 가족과 양대파 농사를 지어오고 있다.

대체 양대파란 무엇인가? 모양은 대파, 맛은 달콤한 양파! 6월에 수확한 양파를 저온저장고에 0℃로 겨울잠 재워 두고 가을에 꺼내서 땅에 심으면, 그 싹이 대파처럼 무럭무럭 자라 ‘양대파’가 된다. 생산량이 많거나 규격이 미달된 양파를 양대파로 길러낼 수 있어서 양파 농사를 짓는 타 지역 농가들에게도 새로운 소득원으로 주목받고 있다는데.

중학교 시절, 경호원을 꿈꾸며 체대 진학을 준비하던 도혜 씨는 장녀로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드리던 일찍 철이 든 장녀였다. 부모님이 정성껏 기른 양파가 팔리지 못하고 버려지는 게 안타까워서 양파에서 난 싹이라도 잘라, 떡국을 끓여 막냇동생에게 먹여 봤다.

그런데 웬걸, 파는 입에도 안 대는 남동생이 떡보다 양파 싹을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운명처럼 양대파를 만나, 채소 공부를 하기 위해 농대에 진학한 도혜 씨. 양파 연구소에서 10개월 간 생활하며 전문 공부를 했고, 외국으로 수출할 원대한 꿈을 꾸며 양파 품종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멀쩡한 양파를 땅에 심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가을. 부모님의 땅에서 독립해, 자신만의 농사도 짓고 싶은 도혜 씨는 당진에서 자취하며 아침마다 예산 부모님집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다른 농가 어르신들에게 양대파 재배기술도 알려드려야 하고 청년 농업인 행사에서 사회도 보러 다니는 누구보다 바쁜 스물다섯. 어디선가 양파가 썩었다는 연락이라도 오면 도혜 씨는 부리나케 달려간다.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지만 그 곁엔 든든한 지원군, 농부 부모님이 있다.

도혜 씨 양대파가 뭐예요? / KBS ‘인간극장’

 

◆ 우리 집 가훈은 "꿈꾸면 피곤하다!"

동갑내기 부부 김동유(51) 씨와 김나연(51) 씨는 고등학교 때 학교 봉사로 절에서 연등을 달다가 처음 만났다. 친구에서 부부로 26년. 속 깊은 첫딸부터 늦둥이 막내까지 사 남매를 뒀다. 늘 넓은 품으로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부모가 되어 준 부부지만 이 집의 가훈은 ‘꿈꾸면 피곤하다’라는데, 대체 왜일까?

처음 농사지을 때부터 친환경을 꿈꿨던 아빠 동유 씨는 3000평 꽈리고추 농사를 지으며 아내와 큰딸을 고생시키기도 했었다. 친환경 인증까지 받았지만, 지역에 산업단지가 들어와 모두 물거품이 됐었다는데. 꿈이 클수록 좌절도 큰 법, 그렇게 ‘꿈꾸면 피곤하다’가 가훈이 되었다. 하지만 도혜 씨가 ‘양대파’를 개발하고 농부가 되겠다고 했을 때 가장 힘을 보태주고 믿어준 건 아빠 동유 씨였다고. 비료, 물, 기계 등 농사의 실전을 알려주는 도혜 씨의 가장 든든하고 엄한 선생님. 꿈을 잃고 퍽퍽해진 땅에 다시금 푸른 꿈을 심어 준 딸이 있어, 어디 한번 피곤해져 볼까 싶단다.

농부 남편을 만나, 함께 고생하며 농사지었던 아내 나연 씨. 딸들은 고생하지 않길 바랐기에, 도혜 씨가 농부가 되는 걸 극구 반대했지만 이젠 남편의 새로운 농사 파트너가 되어,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딸이 대견하다는데…. 양대파 개발자를 딸로 뒀으니, 양대파를 활용한 요리도 엄마 나연 씨의 몫. 막내가 좋아하는 달걀비빔밥에 양대파를 듬뿍 썰어 넣어준다.

가을이 깊어가고, 딸 부잣집 친정엄마의 들깨밭도 무르익어간다. 여섯 명의 딸과 엄마까지 칠 공주~ 황소 같은 딸들이 들깨 수확을 일사천리로 끝내 버린다. 혼자인 친정엄마를 수시로 들여다보는 나연 씨와 사위 동유 씨. 팔순 넘어 한글 공부에 푹 빠진 장모님은 최근 사위에게 문자메시지를 배웠다. 비료를 뿌려 드리러 간 날, 한글날이라고 사위에게 태극기부터 꺼내 놓으시는데….

도혜 씨 양대파가 뭐예요? / KBS ‘인간극장’

 

◆ 개성 만점 '도혜 동생들'

까도 까도 매력 넘치는 양파처럼 도혜 씨에겐 매력 만점 동생들이 있다. 둘째 도은(20), 셋째 도현(15), 막내 대현(11)이는 동네에서 ‘도혜 동생들’로 통한다. 시험 전날에도 부모님 농사를 돕고 백 점을 맞아오던 큰언니를 둔 억울한 동생들. 꿈 많은 언니 때문에 피곤해진 동생들은 쉬는 날이면 양대파 농사를 돕는다.

언니가 ‘롤모델’이라는 둘째 도은이는 스무살 사회초년생. 도혜 씨와 당진에서 자취하게 되면서, 아침이면 엄마 밥 대신 언니 밥을 먹는다. 출퇴근 교통편이 불편해서 아침마다 도혜 씨가 데려다줬지만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최근 직접 중고차를 공매했다. 회사에서도 인턴, 운전도 인턴~ 가족을 태우고 기특한 시승식이 있다!

눈칫밥 먹기 싫어서 일한다는 셋째 도현이는 예민한 중학교 2학년. 전국 단위의 코딩 대회에서 중등부 1등도 하고, 동아리 활동으로도 바쁜 몸. 어릴 땐 막내 대현이를 그렇게 챙겼다는데, 지금은 틈만 나면 아웅다웅 싸운다.

열한 살 대현이는 부모님과 누나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늦둥이. 유일한 아들이지만 애교가 뚝뚝 흘러서, 엄마는 처음으로 딸을 키우는 기분이라는데. 큰누나 도혜 씨가 양대파를 발견하는 데 큰 공을 세운 대현이는 가장 좋아하는 채소가 양대파란다.

만나면 늘 왁자지껄 재미나는 딸 셋은 모두 춤추는 게 취미다. 오늘도 초록빛 양대파 밭에서 신나는 음악을 틀고, ‘양대파 걸스’가 춤을 춘다. 엄마의 생일이 다가오고, 첫째 도혜 씨가 동생들을 차에 태워 당진 집으로 간다. 다들 큰언니의 진두지휘 아래, 분주하게 깜짝 파티를 계획하는데….

도혜 씨 양대파가 뭐예요? / KBS ‘인간극장’

 

◆ 우리는 꿈꾸는 양대파 패밀리

매일 아침, 도혜 씨는 둘째 도은이를 직장에 데려다주고 예산 집으로 출근한다. 아빠가 오늘 할 일을 브리핑하면 함께 의논하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도혜 씨. 그런데, 밭으로 나가면 상황이 역전된다! ‘베테랑 실전 농부’ 아빠와, ‘이론은 척척박사’인 딸. 농사 선배인 아빠는 딸에게 물 뿌리는 법부터 농기계 다루는 법까지 전수해 주고 있다. 앞에서는 잔소리를 늘어놓지만, 딸이 긴장할까 봐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바쁜 딸의 농사 뒷 작업을 도와주는 건 역시 아빠 동유 씨다.

도혜 씬 여러 양파 종자 중, 가장 좋은 종자를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어학연수 겸 유럽 여행을 가서 또래 친구들이 명품 가방을 살 때 배낭 가득 양파 씨앗만 사 온, 그야말로 양파와 사랑에 빠진 도혜 씨. 태평양을 건너 무려 3년 만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등기가 도착하고, 엄마는 울컥하는데…. 미국에서도 ‘양대파 재배기술’ 특허를 받은 도혜 씨는 수출이라는 원대한 꿈도 키우고 있다.

언제나 진취적이고 당찬 도혜 씨지만 작년 봄엔 온통 눈물바람이었다는데. 부모님 그리고 영농조합 농부들과 애지중지 잘 키워낸 양대파를 학교 급식으로 납품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혀 갈아엎을 수밖에 없었다는데. 올해는 다행히 대형마트와 계약을 체결해 판로 걱정은 끝! 납품 업체에서는 샘플을 보자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문제, 속이 타들어간다.
결국 도혜 씬, 덜 자란 양대파를 들고 서울로 달려가는데….

찬바람이 불면서 계절도 겨울로 넘어가고, 도혜 씨네 집도 겨울 대비를 한다. 작년에 도혜 씨와 아빠 동유 씨가 지은 집, 올해도 함께 고쳐가며 추억을 쌓는다. 맨땅에 헤딩처럼 시작해, 하나씩 일궈 온 ‘양대파’라는 도전. 엄마아빠와 황토흙을 개고, 볏짚을 넣어 담벼락을 붙이며 도혜 씨는 말한다. “이 집도 고쳐지고 양대파도 조금씩 변해 가고, 저도 성장해 가는 것 같아요” 

아빠 동유 씨는 아직도 꿈이 피곤할까? “피곤해져도 재밌을 것 같아요. 하지만 꿈은 함께 꿀 때 예쁜 거예요.” 푸른 양대파 밭에서 우리들의 꿈과 희망이 자란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광희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도혜 씨 양대파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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