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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스마트 도시 구로, 미래 다지는 이성 구로구청장
녹색스마트 도시 구로, 미래 다지는 이성 구로구청장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12.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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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 12월호 인터뷰] “더 살기 좋은 구로,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
이성 구로구청장

서울 구로구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안양천 생태초화원, 천왕산 가족캠핑장 등 수준 높은 자연 휴식공간들이 조성됐다. 코로나19로 여가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녹지 공간뿐 아니라 스마트도시 사업들도 눈에 띈다. 구로구는 안전관리, 사고 및 범죄 예방, 취약계층 돌봄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행정으로 대한민국을 선도하고 있다. 과거 구로공단으로 대표되던 이미지를 벗고 국내 최고 스마트도시로 변신 중이다. 녹색·스마트도시를 구로구의 미래 정체성으로 삼고 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성 구로구청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안양천 생태초화원

휴식공간 변신한 안양천, 이젠 국가정원 꿈꾼다

과거 주변 지역의 산업화로 인해 수질이 악화되고 악취만 풍기던 안양천이 최근 꽃과 풀이 어우러진 생태하천으로 변모했다. 특히 구로구가 관리하는 구역은 구로구민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도 자주 찾는 명소가 됐다.

황무지나 다름없던 안양천 일대가 탈바꿈할 수 있었던 데는 이성 구청장의 의지가 있었다. 이 구청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선 7기 핵심 공약으로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녹색도시를 만들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했다. 그동안 자치구별 주민 1인당 공원 면적 통계를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구로구는 매년 하위권에 속해 있었다. 이 구청장은 “일과 휴식의 균형에 대한 주민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구로구가 지닌 보물인 안양천과 천왕산을 최대한 활용해 일상 속 휴식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안양천, 목감천, 도림천 등 관내 3대 하천을 수목원 수준의 자연 휴식 공간으로 조성하는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총길이 12.61㎞, 총면적 51만 4,414㎡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녹화 사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안양천에는 서남권 최대 규모인 1만 7,500㎡에 달하는 생태초화원과 1만㎡ 규모의 생태초화원이 각각 조성됐다. 신정교부터 광명대교까지 4km 구간에는 생태복원 녹화사업이 완료됐고 전 구간에는 다양한 수목과 초화류도 식재됐다. 기존에는 갈대와 잡초가 무성하던 땅이었지만 장미원, 습지원, 잔디마당, 창포원, 농촌체험장 등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 힐링공간으로 변모한 안양천에서는 계절별로 삼색버들, 왕꽃창포, 노랑국수나무, 장미 등 다양한 꽃과 식물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올해는 구로구뿐 아니라 안양천을 공유하는 자치단체까지 사업 범위가 확대됐다. 구로구를 비롯해 서울, 경기 자치단체 8곳이 지난 5월 ‘안양천 명소화·고도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를 통해 공동사업 기본계획 수립, 국비 예산 확보 협력, 특정시설 과다 중복 설치 자제, 시설 공동 이용, 장미·벚꽃 100리길 조성 및 합동축제 개최 등을 약속했다.

이성 구청장은 “안양천을 향후 5년 내에 순천만, 태화강에 버금가는 국가정원으로 만들자는 공동 목표도 세웠다”며 “안양천이 구로뿐 아니라 수도권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인근 자치단체들과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안양천 명소화·고도화 사업 서울·경기 업무협약식

천왕산에 캠핑장, 생태숲 등 체험공간 들어서

지난해 9월 항동 149-1 일대에는 2만 7,550㎡ 규모의 천왕산 가족캠핑장이 문을 열었다. 천왕산 가족캠핑장은 야영 데크 30면과 주차장, 샤워장, 식기세척장,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다. 기존에는 캠핑을 위해 교외로 떠나야 했지만 천왕산 가족캠핑장이 생겨 집 가까운 곳에서도 가능하게 됐다.

캠핑장 주변에는 9,100㎡ 규모의 생태숲도 올해 초 조성됐다. 오랜 기간 경작지로 사용돼 훼손됐던 지역에 생태연못, 저류습지, 조류서식지, 관찰데크, 숲속생태놀이터, 산책로 등을 마련하고 소나무·매화나무·산사나무 등 교목과 사철나무·산수국·진달래 등 관목, 구절초와 꽃창포 등 초화류를 새로 심었다.

천왕산 생태숲은 생태탐방과 체험학습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특히 이 일대에 서식하는 날개띠좀잠자리, 붉은머리오목눈이를 목표종으로 정하고 적합한 서식 환경도 확보했다.

이 밖에도 천왕산에는 어른부터 아이까지 이용할 수 있는 인공암벽장을 비롯해 스마트팜 센터, 도시농업체험장 등의 체험시설이 들어섰다. 올해 말에는 도서관과 북카페 등을 갖춘 ‘천왕산 책쉼터’도 추가로 조성된다.

구로구는 향후 천왕산 가족캠핑장, 푸른수목원 방문객과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생태공원과 연계한 생태탐방,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이용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왕산 가족캠핑장

대한민국 대표 스마트도시로 발돋움

구로구는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스마트도시 인증’을 받았다. 스마트도시 인증은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수준 진단을 실시해 우수한 스마트도시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전국 자치단체 중 구로구를 포함해 8곳만이 인증을 획득했다.

이성 구청장은 ‘스마트도시’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부터 스마트도시 조성에 집중했다. 2017년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스마트도시팀을 만들었고 2019년에는 스마트도시과로 조직을 확대했다. 전국 최초로 관내 전역에 와이파이망과 사물인터넷망을 모두 구축했다. 지금은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시설물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 취약계층 안심케어서비스,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구로형 스마트폴 사업이 대표적이다.

2018년 전국 최초로 마련한 ‘IoT 기반 시설물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은 건물, 교량 등 노후시설물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기울기, 균열, 진동 등 붕괴 위험 징후를 상시 점검하는 시스템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설물에 안전등급을 부여하고, 등급에 맞춰 관리한다.

이성 구청장은 “사고가 발생한 시설물도 직전 안전진단에서는 멀쩡하다는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는 시설물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을 통해 정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측정함으로써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로구는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사물인터넷 사업들을 구 통합운영센터 CCTV와 연계해 실시간 관제하는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도 지난해 5월 구축했다. 각종 범죄, 사고,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경찰서와 소방서 등 유관기관에 관제 영상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올 상반기에는 통합플랫폼 장비 성능도 대폭 개선했다. 4,200여대의 CCTV와 스마트기술을 연계해 지역 곳곳의 상황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다. 스마트기술과 고성능 장비의 결합으로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도시 관리가 가능해졌다.

홀몸어르신, 어린이 등 안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취약계층 안심케어서비스’도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 가정 내 설치된 사물인터넷 안심단말기를 통해 어르신들의 안부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위험을 예방한다. 또 사물인터넷망, 어린이가 소지하는 단말기, 통학차량과 어린이집에 부착한 위치확인 단말기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부모와 어린이집 교사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해 준다.

구로구는 지난해부터 교통사고와 범죄 예방을 위해 ‘구로형 스마트폴’도 설치하고 있다. 지역 특성과 환경에 따라 가로등 스마트폴, CCTV 스마트폴, 어린이보호구역 통합안전 스마트폴 등이 설치된다. 이 중 어린이보호구역 통합안전 스마트폴은 교통 표지판, 불법주·정차단속, 방범CCTV, 스몸비 방지시스템, 비상벨 등의 기능을 모두 갖췄다. 구로구는 올해 말까지 구로형 스마트폴을 90개소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구로구는 홀몸어르신들의 건강, 안전, 정서 관리를 위한 ‘스마트 토이로봇’,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주차공간을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주차정보 시스템’, 어린이 통학 안전을 위한 ‘스마트 교차로 알림이 서비스’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구축

생활인프라 채우고 손색없는 도시 모습 갖춰

이성 구청장은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으로 처음 취임한 이후 줄곧 부족한 생활인프라 확충에 주력해왔다.

구로구는 과거 잦은 침수로 상습 침수지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었다. 특히 2010년 추석 연휴 기록적인 폭우로 2,311가구가 물에 잠기는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성 구청장의 지시에 따라 침수지도 작성, 수해취약 가구 돌봄공무원 배치, 대규모 하수관거 공사 등 다양한 수해 예방대책을 펼치면서 구로구는 9년 연속 ‘수해 제로’ 도시로 우뚝 서게 됐다.

이 구청장은 당시 생소했던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를 제1 공약으로 세우고 보육환경 개선에도 노력했다. 취임 초기 34개였던 국공립어린이집이 지금은 97개로 늘었고 우리동네키움센터(17곳)와 구로형 온종일돌봄센터(16곳)도 곳곳에 조성돼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2010년 40여 곳밖에 되지 않던 도서관은 현재 구로기적의도서관을 비롯해 총 113곳으로 늘어 서울 자치구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이성 구청장은 “그동안 부족했던 생활인프라를 갖추는 데 주력한 결과 이제는 구로구가 서울시 어느 자치구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도시다운 도시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성 구로구청장

“일만 하다 떠난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어”

구로구의 묵은 숙제는 이성 구청장의 임기 중 대부분 해결됐다. 고척동 영등포교도소 이전부지 개발 사업, 개봉동 한일시멘트 공장부지 개발 사업, 백광화학 이전 등 숙원 사업들이 대표적이다. 전임 구청장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도 국책사업으로 채택돼 탄력을 받게 됐다.

이성 구청장에게 11년 넘게 구정을 운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한참 생각하다 ‘구로·남구로시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구청장은 취임 첫 해 추석 연휴에 기록적인 폭우로 지역 곳곳이 침수되자 수해 복구를 위해 구로·남구로시장을 방문했다. 당시 사방에서 물이 들이닥쳐 허리춤까지 물이 차오르고 진열된 상품들이 떠다녔다.

이 구청장은 “울고 있는 상인들을 위로하러 앞에 섰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저도 울음이 터지는 거예요. 상인들이 하나 둘씩 제 주변을 에워싸기 시작하면서 저를 원망하며 옷도 찢고 그럴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건 하늘 탓이지 구청장 잘못이 아닙니다. 울지 마십시오’라고 하더라고요”라고 회상했다.

이어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면서 “그 사건이 점포 상당수가 셔터를 내리고 있던 구로·남구로시장이 지금은 발길이 끊이지 않는 활기 넘치는 전통시장으로 변신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일이 있은 후 구로·남구로시장은 수해 방지는 물론 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아케이드 지붕이 생기고 통행로도 확장됐다. 이제는 방문객수, 점포수 등 여러 지표상에서도 전국 상위권에 들 정도다.

이성 구청장은 지난 7월 구청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끝으로 이 구청장에게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이 구청장은 “아직 퇴임 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차차 생각해봐야죠. 지금은 후임 구청장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숙제를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제 40여 년 공직 생활은 구로구청장으로 마무리합니다. 마지막까지 주민들을 위해 일만 하다 떠난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Queen 이광희 기자] 사진 = 구로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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