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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점포 230곳 사라져 ... 일자리도 2378개 줄어
시중은행 점포 230곳 사라져 ... 일자리도 2378개 줄어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3.02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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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디지털·비대면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시중은행의 규모 축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만 230곳의 영업점포가 문을 닫았고, 2378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금융업계의 디지털·비대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은행권의 지점·일자리 축소 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씨티·SC제일 등 시중은행의 영업점포(지점+출장소)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316곳으로 집계됐다. 1년 전(3546곳)에 비해 230곳이 줄었다. 지점이 3139곳에서 2930곳으로 209곳, 출장소는 407곳에서 386곳으로 21곳 감소했다.

문을 닫는 점포는 갈수록 늘고 있다. 2017년 3858곳이던 시중은행 점포 수는 2018년 3834곳으로 24곳이 줄었고, 2019년 3784곳으로 50곳이 줄었다. 2020년엔 폐점포 수가 238곳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230곳이 추가로 문을 닫으면서 은행 점포 수는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금융의 디지털·비대면화가 진행되면서 은행 점포 축소는 수년 전부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발달로 고객이 영업점을 직접 찾는 경우가 급감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급성장하면서 점포 축소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은행 점포 수가 줄면서 일자리도 눈에 띄게 줄었다. 시중은행의 총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6만5183명으로, 2020년 말(6만7561명) 대비 2378명 감소했다. 불과 1년 만에 2378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퇴직 행원 수는 2019년 507명에서 2020년 1570명으로 3배 이상 급증한 뒤, 지난해 2378명으로 800여명이 더 늘었다.

금융권의 비대면 금융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에도 은행을 떠나는 직원 규모는 역대급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올 초에도 국민은행은 674명이 희망퇴직을 했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연초 각각 250명, 478명이 짐을 쌌다. 우리은행도 1월 415명에 대한 희망퇴직 절차가 마무리됐다.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한 씨티은행에서는 지난해 말 직원 23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희망퇴직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과거에 비해 퇴직 조건을 후하게 제시한 것도 대규모 퇴직 행렬을 이끈 배경으로 꼽힌다.

SC제일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 직위·연령·근속기간에 따라 최대 6억원까지 36∼60개월분(월 고정급 기준)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전년(최대 38개월분)과 비교하면 많게는 수억원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씨티은행은 최대 7억원 한도에서, 정년까지 남은 개월 수만큼(최장 7년) 기본급의 100%를 특별퇴직금으로 제공했다.

신한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 연차·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을 줬고, 하나은행은 관리자급은 27~33개월치의 평균임금, 책임자급은 33~36개월치의 평균임금, 행원은 최대 36개월치의 평균임금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희망퇴직 연령도 낮아졌다. 우리은행의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관리자급은 1974년 이전, 책임자급은 1977년 이전, 행원급은 1980년 이전 출생자였다. 행원급은 만 40세도 본인 희망에 따라 은행을 떠났다는 뜻이다. 하나은행도 만 40세 이상인 일반직원에게까지 특별퇴직 신청 기회를 줬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권의 비대면 거래가 자리를 잡으면서 은행에 필요한 인력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라며 "금융의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어 이러한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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