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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명화 ‘콰이강의 다리’…아카데미상 7부문 석권, 색다른 2차대전 걸작
세계의 명화 ‘콰이강의 다리’…아카데미상 7부문 석권, 색다른 2차대전 걸작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2.03.0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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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콰이강의 다리 (원제: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포스터 / EBS 세계의 명화
영화 ‘콰이강의 다리 (원제: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포스터 / EBS 세계의 명화

오늘(3월 5일, 토요일) EBS1TV <세계의 명화>는 데이비드 린 감독 영화 <콰이강의 다리 (원제: The Bridge on the River Kwai)>가 방송된다.

윌리암 홀든, 잭 호킨스, 알렉 기네스, 하야카와 세슈 등이 열연한 <콰이강의 다리>는 1957년 제작된 영국, 미국 합작 영화로, 국내에서는 1981년 4월 개봉했다. 상영시간은 162분, 15세 이상 관람가.

◆ 줄거리 : 2차 대전 중 타이의 밀림 속에서 영국군 공병대가 일본군 포로 수용소에 잡혀온다. 일본군은 이들을 이용하여 콰이강에 다리를 건설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일본군 수용소장 사이토 대령(Colonel Saito: 세슈 하야카와 분)과 영국군 공병 대장 니콜슨 중령(Colonel Nicholson: 알렉 기네스 분)은 투철한 군인 정신과 진실한 인간성의 갈등으로 마찰을 빚는다. 

니콜슨 중령은 영웅적인 지도력으로 일본군 수용 소장을 심리적으로 누르고 콰이강의 다리 공사를 독단으로 해낸다. 마침내 콰이강의 다리 건설은 급진전되고 영국군 유격대는 폭파 작전을 감행한다. 다리 개통식 날 첫 기차가 통과하는 장면을 여유있게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다리와 연결된 도화선을 보고 경악으로 바뀐다. 그는 자기가 이룬 것을 지키기 위해 너무도 쉽게 무너진다. 영웅적인 군인으로서의 명예는 너무도 인간적인 약점으로 인해 한 순간에 다리와 함께 날아가고 만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 (원제: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스틸컷 / EBS 세계의 명화

◆ 주제 : 영국군 공병대가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밀림 한가운데의 포로수용수로 끌려온다. 보급로를 개척하기 위해 철도공사를 진행 중인 일본군은 포로가 된 공병대원들을 공사에 투입하기로 한다. 철조망도 없는 포로수용소였지만 주변이 온통 울창한 밀림이기 때문에 탈출조차 불가능한 상황. 니콜슨 대령은 일본군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하지만 장교들도 강제노역에 동원한다는 일본 측 방침에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죽음을 무릅쓰고 항거한다. 결국 포로수용소 소장인 사이토 대령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승리한 니콜슨은 부하들을 독려해가면서 이적행위나 다름없는 다리 공사를 능동적으로 진행한다. 

결국 군인으로서의 명예와 자존심에 대한 집착으로 다리를 완공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아군의 특공대가 다리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한 채, 다리를 지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든다. 다리를 지키려는 니콜슨 대령과 다리를 폭파하려는 영국군의 갈등은 이 영화의 주제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무너지는 다리를 바라보며 니콜슨의 유명한 독백이 나온다. ‘내가 지금까지 뭘 한 거지?’. 그리고 영국군 포로 중 한 사람이었던 의무장교가 최후의 한마디를 외친다. ‘미쳤어! 모두 다 미쳤다고!’. 전쟁으로 인해 변화되는 인간의 미묘한 심리를 장대한 영상으로 풀어낸 걸작.

영화 ‘콰이강의 다리 (원제: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스틸컷 / EBS 세계의 명화

◆ 감상 포인트 : <혹성 탈출>의 원작자 피에르 불(Pierre Boulle)이 1954년에 쓴 프랑스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데이비드 린 감독이 <밀회 (Brief Encounter, 1946)>나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 1946)> 같은 멜로나 문예물에서 서사시 형태의 대작 영화로 전환한 첫 번째 작품. 할리우드 자본으로 만들어졌으며 지금의 데이비드 린을 있게 한 작품으로도 평가받는다. 

1958년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상(알렉 기네스), 감독상(데이비드 린), 각색상(피에르 불), 촬영상(잭 힐드야드), 편집상(피터 테일러), 음악상(맬컴 아널드) 등 7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남우조연상(하야카와 세슈)에 노미네이트되는 대성공을 거뒀다. 참고로 각색은 마이클 윌슨과 칼 포먼이 담당했지만 이들은 매카시즘의 진원지였던 반미활동위원회를 격렬하게 비난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상태였기 때문에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릴 수도 없었고, 오스카 각색상은 엉뚱하게도 영어조차 못하는 원작자 피에르 불에게 돌아갔다. 이후 1984년이 되어서야 아카데미 회장단은 포먼과 윌슨에게 아카데미상을 추서했다.

포로가 된 영국군 병사들이 ‘보귀 대령 행진곡(Colonel Bogey March)’을 휘파람으로 불며 행군하는 장면이 유명한데, 이 곡은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 아니고 1910년대에 영국에서 이미 만들어진 행진곡이다. 이 행진곡에 히틀러를 조롱하는 가사를 붙인 노래(Hitler Has Only Got One Ball)가 2차 대전기간 중에 유행했고, 데이비드 린 감독도 이 곡을 영화에 삽입하려 했으나 제작자의 만류로 휘파람으로 대신했다고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다리는 캐스팅이 확정되기도 전에 250만 달러를 들여 높이 15m, 길이 130m 규모로 완성된 상태였다. 영화에서는 포로들이 2달 동안 완성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8개월에 걸쳐 500여 명의 인부와 35마리의 코끼리를 동원해서 완공했다. 그리고 2차 대전 중에 만들어진 실제 콰이강의 다리는 10만 명의 원주민과 포로들을 동원해서 만들었는데 이중 1만2천명이 공사 중에 사망했다. 영화에서는 다리가 폭파되는 걸로 끝나지만 이는 픽션이다. 실제로는 2개의 교량이 만들어졌는데 하나는 목재로 만들어졌고 다른 하나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만들어졌다. 완성된 후 2년 동안 사용되다가 연합군의 폭격으로 붕괴됐지만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만들어진 다리는 다시 복구되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 (원제: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스틸컷 / EBS 세계의 명화

◆ 데이비드 린 (David Lean) 감독 :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 <콰이강의 다리>(1957), <닥터 지바고> (1965) 등의 대작을 만든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영화계의 거장으로, 40년대와 50년대 영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그는 스튜디오 잡역부로 영화계에 입문해 30년대에는 꽤 촉망받는 편집기사로 이름을 날리고 전쟁드라마 <우리가 복무하는 곳>(1942)으로 감독 데뷔했다. 그 후 <밀회>, <위대한 유산>, <올리버 트위스트> 등의 세련된 영화를 찍었다. 

그리고 50년대 중반 그는 할리우드의 자본을 바탕으로 <서머타임>, <콰이강의 다리>, <아라비아의 로렌스>, <닥터 지바고>, <라이언의 딸>(1970)로 이어지는 대작을 연출했으며, 편집기사 출신답게 그는 매 영화마다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영화의 화면을 예술적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닥터 지바고> 이후 그의 후기작품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라이언의 딸>이 영국에서 1년간 장기 상영됐을 만큼 관객의 사랑을 받았지만 평단의 집요한 비판에 의욕을 잃은 그는 1984년 <인도로 가는 길>(1984)을 내놓을 때까지 무려 14년간을 칩거상태로 보냈고, <노스트로모>를 기획하는 도중에 세상을 떠났다. 린은 많은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스크린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되는 영화의 장인이다. [※ 참고자료 : EBS 세계의 명화]

엄선한 추억의 명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EBS1 ‘세계의 명화’는 매주 토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광희 기자] 사진 = EBS 세계의 명화 ‘콰이강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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