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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배럴당 110달러선 뚫어 ... "국내 물가 4% 넘으면 금리인상 대응"
국제유가 배럴당 110달러선 뚫어 ... "국내 물가 4% 넘으면 금리인상 대응"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3.07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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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 이후 국제유가가 순식간에 배럴당 110달러선을 뚫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급격한 국제유가 상승세에 우리나라 물가가 이미 3% 후반대에서 4%선마저 뛰어 넘을 때에는 물가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즉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거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8.01달러(7.44%) 상승한 115.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런던거래소(ICE)에서는 브랜트유가 배럴당 7.65(6.93%) 오른 118.11에 마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만 하더라도 서부텍사스원유는 배럴당 92.81달러, 브렌트유는 99.08달러에 마감했으나, 전쟁이 격화하자 배럴당 100달러는 물론 110달러마저 돌파한 것이다. 전쟁이 벌어진 뒤 불과 일주일여만의 일이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1일 60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으나, 이러한 소식도 날뛰는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기타 산유국 연합체인 'OPEC 플러스'(OPEC+)가 공급 부족 우려에도 불구하고 4월 증산 규모를 일일 40만 배럴로 유지하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유가 상방 압력은 더욱 높아졌다.

서방 국가들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는 앞으로도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융권은 당초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는 물론 높게는 150달러까지도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으나, 국제유가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전망치를 앞다퉈 높여잡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컨설팅 기업인 쇼크그룹(Schork Group)의 스티븐 쇼크(Stephen Schork) 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고조되면서 석유 공급 차질의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16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 역시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계속 차질을 빚을 경우 올해 말까지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85달러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이미 크게 불붙은 우리나라 물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3.2% → 11월 3.8% → 12월 3.7% → 올해 1월 3.6% → 2월 3.7%로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선 앞으로 '물가 4%' 시대가 도래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가에 대한 기여도를 감안할 때 국제유가 상승 시 우리나라 올해 물가상승률이 연간 3%대 후반에서 아주 높게는 4%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한은은 이를 '물가 전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이미 한은은 지난달 24일 올해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로 종전의 2.0%에서 1.1%포인트(p) 대폭 올려 잡은 3.1%를 내놨다. 이마저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진 않은 결과다.

전쟁이 확전 양상을 나타내고 뒤따라 우리나라 물가 그래프가 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할 여지가 덩달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그룹 ING의 강민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물가상승률이 4%에 이르면 한은이 다시 금리를 인상해 즉각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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