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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김영걸씨와 서용·서진, 짝없는 3父子가 일군 진도 바나나 농장
[인간극장] 김영걸씨와 서용·서진, 짝없는 3父子가 일군 진도 바나나 농장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3.2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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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자 바나나에 반하다 / KBS1 인간극장

이번주(3월 21~25일) KBS 1TV <인간극장>은 전남 진도군 유일의 바나나 하우스를 가꾸는 올해 40년 차 농사꾼 김영걸(57) 씨와 두 아들 서용(28), 서진(27) 씨 삼부자 일상을 그린 <삼부자 바나나에 반하다> 5부작이 방송된다.

때늦은 눈이 펑펑 내리는 전라남도 진도, 하지만 문이 열리면 다른 세상이 나타난다. 열대림이 우거진 초록빛 풍경이 마치 정글 같은 이곳은 진도군 유일의 바나나 하우스. 올해 40년 차 농사꾼 김영걸(57) 씨의 남다른 도전이다. 그 뜻에 따라 1년 전에는 큰아들 서용(28) 씨가 내려왔고 6개월 전에는 작은아들 서진(27) 씨까지 내려와 아버지와 바나나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겨울의 끝자락, 드디어 삼부자는 노란빛 바나나의 첫 수확을 맞이했다.

거의 평생을 농부로 살아온 영걸 씨는 1980년대 한창이던 진도의 간척사업에 뛰어들어 땅을 일궜고, 남보다 빨리 농사를 기계화해서 수익을 냈다. 하지만 그에게도 쓰라린 실패가 있었다. 1988년, 야심차게 바나나 농사를 시작했지만 자연재해와 바나나 가격의 폭락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큰아들이 귀농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묻어둔 도전정신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엔 반드시 성공하리라,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내려온 서용 씨와 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다가 일찌감치 귀농한 둘째 서진 씨. 그리고 4년 전, 아내와 이혼한 영걸 씨까지 짝없는 남자 셋이 모여 살고 있다. 호랑이 같은 아버지 밑에 초식동물 같은 두 아들. 베테랑 농부 영걸 씨는 초보 농부 두 아들에게 늘 폭풍 잔소리를 하며 삽질부터 차근차근 가르치고 아들들이 온 후로, 옳다구나~ 지금껏 구상만 했던 계획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첫 수확을 맞은 요즘, 삼부자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기도 했지만, 아직 판로가 다양하지 않아 홍보도 시작해야 한다. 가뜩이나 ‘대충 살자~’는 남자 셋의 살림이 점점 더 엉망이 되어 가는데…. 이런 남자 셋을 향한 주변의 도움이 이어진다.

파란 바나나가 노랗게 익어가는 과정처럼, 진정한 농부가 되어 가고 있는 서용 씨와 서진 씨. 그리고 30년 전, 실패했던 바나나에 용감히 재도전한 영걸 씨. 이러니 삼부자에, 안 반할 수가 없다.

삼부자 바나나에 반하다 / KBS1 인간극장

◆ 한겨울, 진도에서 바나나가 난다고?

때늦은 눈이 펑펑 내리는 전라남도 진도, 하지만 문이 열리면 다른 세상이 나타난다. 열대림이 우거진 초록빛 세상, 농익은 달콤한 향기. 마치 정글 같은 이곳은 진도군 유일의 바나나 하우스다.

올해 40년 차 농사꾼인 김영걸(57) 씨는 지난해, 3천 평 규모의 논에 비닐하우스와 작업장을 짓고 700여 그루의 바나나 나무를 심었다. 농사도 남보다 앞서나가야 한다는 영걸 씨의 남다른 도전, 그의 뜻에 따라 1년 전에는 큰아들 서용(28) 씨가 내려왔고 6개월 전에는 작은아들 서진(27) 씨까지 내려와서 아버지와 바나나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사실 영걸씨는 1988년도에 바나나 농사를 지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태풍으로 하우스가 유실되고, 수입자유화로 가격까지 폭락했다. 처참했던 기억을 가슴에 묻고, 바나나 농사를 포기했던 영걸 씨. 하지만, 지난해 큰아들이 귀농하면서 묻어둔 도전정신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침 정부에서도 다양한 지원정책이 시작되던 때. 이번엔 반드시 성공하리라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부자 바나나에 반하다 / KBS1 인간극장

◆ '고생을 낙으로 삼아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프거나 노하지 말라’ 푸시킨의 시를 즐겨 읊고 좌우명은 ‘고생을 낙으로 삼아라’인 영걸 씨는 가난한 집안의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객지에서 2년간 공장일을 했지만 사고로 손가락 한 마디를 잃고, 진도로 돌아왔다.

영걸 씨는 돌아온 고향에서 농사로 성공하리라 마음먹었다. 1980년대 한창이던 진도의 간척사업에 뛰어들어 땅을 일궜고 남보다 빨리 농사를 기계화해서 수익을 냈다. 바나나 농사에 실패한 이후, 쭉 논농사를 짓고 있었지만 마음속엔 늘 도전과 변화를 꿈꾸고 있었다. 그러던 중, 대도시에 있던 두 아들이 차례로 귀향을 했다.

영걸 씬 옳다구나~ 과거 실패했던 바나나 농사에 재도전한 건 물론, 축사를 지어 소를 16마리나 들여왔다. 하우스 수로에는 새우를 풀어 키우고, 땅에는 지렁이를 놓아 키울 생각까지. 지금껏 구상만 했던 계획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인다. 열정적인 아버지의 속도를 형제는 벅차게 따라가고 있다.

삼부자 바나나에 반하다 / KBS1 인간극장

◆ 호랑이 밑에 '초식동물' 바나나 정글의 법칙

서울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첫째 서용 씨와 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다가 졸업도 미룬 채 내려온 둘째 서용 씨.

달랑 세 명뿐이더라도 상하 관계는 분명하다. 호랑이 같은 아버지 밑에 초식동물 같은 두 아들. 평생 뚝심으로 살아온 베테랑 농부 영걸 씨는 초보 농부 두 아들에게 늘 폭풍 잔소리를 쏟아내고 농부로서 ‘주인 정신’을 주문하며 삽질부터 차근차근 가르친다.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 신세대와 자기 말이 무조건 정답인 구세대. 집에 돌아온 형제는 예전과는 달리 아버지에게 ‘찍소리’ 정도는 한다는데 그런 두 아들이 아버지는 여전히 못마땅하다. 세대 간 불협화음이 아슬아슬 이어지는 나날. 하지만, 늘 옥신각신하는 건 아니다. 영걸 씬, 낮에는 두 아들에게 불호령을 하다가도 밤에는 일하느라 고생한 아들들을 위해 아궁이 군불을 때 준다. 

삼부자 바나나에 반하다 / KBS1 인간극장

◆ 삼부자에 반하나, 안 반하나?

첫 수확을 맞은 삼부자는 요즘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두기도 했지만, 아직 판로가 다양하지 않아 홍보도 시작해야 한다. 후숙 방법에 대한 연구도 아직 진행 중이다. 가뜩이나 ‘대충 살자~’는 남자 셋의 살림이 점점 더 엉망이 되어가는데…. 두 아들부터 이혼한 영걸 씨까지, 짝 없는 삼부자가 같이 사는 집에 도움의 손길이 이어진다.

근처에 사는 큰엄마는 냉장고에 늘 반찬을 채워 넣고 광주에 사는 큰고모는 종종 방문해 살림살이를 살펴준다. 동네 어르신들은 쌈짓돈을 아낌없이 열어 바나나를 주문하고 덕분에 형제는 마을 곳곳에 바나나를 배달하며 살가운 손자 노릇을 한다.

파란 바나나가 노랗게 익어가는 과정처럼, 진정한 농부가 되어 가고 있는 서용 씨와 서진 씨. 그리고 실패했던 작물을 용감히 재도전한 영걸 씨. 이러니 삼부자에, 안 반할 수가 없다.

오늘(21일) 인간극장 ‘삼부자 바나나에 반하다’ 1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진도에서 바나나 농사를 짓는 영걸 씨와 두 아들. 작년에 심은 묘목이 자라 벌써 첫 수확을 맞이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돌아온 아들들과 10년 만에 다시 한 집에 살고 있다.

한편, 부쩍 잔소리가 잦아진 영걸 씨 때문에 속이 상한 서진 씨, 표정이 심상치 않다.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광희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삼부자 바나나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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