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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법인차 판매 '경고등' ... 尹' 무늬만 법인차 '정조준'
수입 법인차 판매 '경고등' ... 尹' 무늬만 법인차 '정조준'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3.21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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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입 법인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선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초고가 수입차 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윤 당선인이 '연두색 법인차 번호판' 공약을 통해 고가의 외제차를 법인 명의로 구매해 오너가 등이 사적으로 유용하는 '무늬만 법인차'를 정조준했기 때문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유튜브 '59초 쇼츠 영상'을 통해 법인차량 번호판 구분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은 법인차의 번호판 색상을 일반차와 달리해 '구분' 하겠다는 것이다. 법인차 번호판을 연두색 등으로 해 탈세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 힘 측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억대 수입차 10대 중 6대가 법인차"라며 "현재로서는 해당 차량이 법인차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법인 차량의 경우 구입비와 보험료, 유류비 등을 모두 법인이 부담하고 세금 감면 혜택까지도 받을 수 있다. 업무용 차량 경비는 연간 최대 800만원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 운행기록부를 작성하면 최대 1500만원까지 경비 처리를 할 수 있다. 

법인 자금으로 구입한 차량을 개인 용도로 이용할 경우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 혐의 등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법인차 관련 규제가 허술해 법인차를 사적으로 유용해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법인차의 연두색 번호판 공약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 법인차 규제 강화를 주장해 온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법인차의 번호판을 연두색으로 한다는 공약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며 "우선 법인차의 번호판을 다르게 함으로써 법인차를 일반용도로 사용할 경우 '손가락질'을 받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공약을 시작으로 법인차 규제 강화를 위한 첫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수입 법인차 판매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27만6146대다. 이가운데 법인 명의로 판매된 차량은 10만2283대로 전체의 37.03%를 차지했다.

수입 법인차 판매량은 지난 2017년 7만2114대에서 2018년 9만4434대, 2019년 9만1103대, 2020년 9만9178대로 점차 늘어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섰다. 올해(1~2월) 들어서도 단 두달 동안 1만4465대나 법인 명의로 팔렸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3만6815대)의 40%에 가까왔다. 

법인 수입차 판매는 대당 가격이 '억 단위'가 넘어가는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지난해 벤틀리의 경우 전체 판매량 506대 중 405대가 법인 명의였다. 전체 판매량의 80%에 달했다.

람보르기니도 353대 가운데 300대가 법인 차량이었다. 마세라티도 842대 중 699대, 롤스로이스도 255대 중 205대, 포르쉐도 8431대 중 5264대가 법인 명의로 집계됐다. 올해에도 이같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람보르기니의 경우 올해 들어 17대가 팔렸는데, 모두 법인차였다. 롤스로이스도 23대 가운데 21대가 법인차로 팔렸다.

가격대별로 봐도 지난해 법인차 판매 중 1억원 이상~1억5000만원 미만은 2만7416대로 전년(2만1041대)과 비교해 30.29% 늘었다. 1억5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법인차는 1만5211대가 팔렸는데, 전년과 비교해 무려 71.44% 급증했다. 반면 7000만원~1억원 미만의 법인차는 2020년 2만7909대에서 지난해 2만2801대로 18.3% 줄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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