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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극장]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46회 시체스영화제 수상작
[금요극장]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46회 시체스영화제 수상작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06.1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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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쉬 감독, 틸다 스윈튼, 톰 히들스턴


오늘(6월 17일)EBS1<금요극장>은 짐 자무쉬 감독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원제(Only Lovers Left Alive)’이 방송된다.

틸다 스윈튼, 톰 히들스턴, 미아 와시코브스카, 존 허트 등이 열연한 2013년 작으로 <데드맨>(1995), <브로큰 플라워>(2005), <리미츠 오브 컨트롤>(2009)를 감독한 짐 자무쉬 감독 작품이다. 러닝타임 123분, 15세이상 관람가. 2013 46회 시체스영화제 수상작.

 

◆ 줄거리

수세기 동안 삶을 이어 온 뱀파이어 커플 아담과 이브. 아담은 디트로이트에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으로 살고, 이브는 모로코에서 독서를 즐기며 산다. 하지만 아담은 수백 년간 보아온 인간의 잔인함과 어리석음에 염증을 느끼며 우울증에 빠진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유일하게 믿는 친구인 이안에게 나무로 된 총알 하나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아담과 통화를 하던 이브는, 아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느끼고 비행기를 타고 디트로이트로 향한다. 오랜만에 재회한 두 연인은 서로 깨끗한 피를 마시고, 즐겁게 이야기도 나눈다. 하지만 이들의 평화는 이브의 동생 애바가 나타나며 끝난다.

과학이 발달한 21세기, 예전처럼 편하게 흡혈하지 못하는 다른 뱀파이어들과는 달리 애바는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원하는 대로 사는 사고뭉치이다. 아담은 애바를 싫어하지만 이브는 차마 애바를 쳐내지 못하고 그저 조용히 지내기만을 바란다. 하지만 애바는 끝내 이안을 유혹하고 흡혈하고, 이안의 시신을 발견한 아담은 화를 내며 애바를 쫓아낸다. 하지만 애바를 쫓아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이들은 눈앞에 놓인 이안의 시신을 보며 앞으로의 삶을 고민한다.

 

◆주제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은 어찌 보면 삶에 대해 정반대의 자세를 가지고 있지만 이런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사랑이다. 영화는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간들보다 나태하지만 더 오랜 세월을 사랑했던 두 커플의 일상을 예술적인 감각으로 그려내며 사랑의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도 보여준다. 또한, 영화의 주제는 마지막 장면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궁지에 몰린 아담과 이브 커플이 눈앞에서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한 커플을 보고 이들의 피를 빠는 장면이다. 좋은 피를 얻지 못해 앞으로 생존이 불투명한 이들은, 앞에 있는 한 쌍의 연인을 보고 각자 한 명씩 피를 빨아 먹으면서 그 커플 역시 뱀파이어로 만든다. 피를 모조리 빨아서 죽이는 대신, 이 연인들은 ‘사랑하는 이들’이었기 때문에 죽지 않고 뱀파이어가 된 것이다. 아담이 이브를 사랑해서 죽지 않고 살았듯이 마지막 장면의 커플들 또한 사랑했기 때문에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다.

 

◆감상 포인트

그림 같은 미장센을 추구하는 짐 자무쉬 감독의 영화답게 이 영화의 영상미는 많은 관객들로부터 백미로 꼽힌다. 이브가 나른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첫 장면과, 우울함이 밀려오는 디트로이트의 아담의 집, 그리고 로맨틱하고 몽환적인 모로코의 밤거리 등 예술적인 색감과 구도를 선보이며 관객을 매료시킨다. 또한 곳곳에서 등장하는 예술가들 역시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소재이다. 이를 테면 아담이 슈베르트에게 한 소절을 줬다든가, 이브의 친구 말로는 사실 셰익스피어였다든가, 아담이 저렇게 우울해진 건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인 바이런 때문이라고 화를 내는 이브의 모습 등은 문학과 음악과 예술을 음미하는 뱀파이어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또한 뱀파이어 주인공답게 아이스크림 형태의 얼린 피를 먹는 모습이나 오염된 피를 마시면 죽는다는 설정, 뱀파이어라 할 수 있는 소소한 유머는 자칫 우울하거나 느슨해질 수 있는 극에 판타지적인 재미를 더한다.

 

◆감독: 짐 자무쉬 감독

1953년 1월 22일 오하이오에서 태어난 짐 자무쉬 감독은 결혼하기 전 영화 및 연극 평론가였던 어머니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영화를 접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시카고로 가서 대학에 입학하지만, 예술과 문학을 더 좋아했던 그는 콜롬비아 대학에 시인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편입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 즉흥적으로 뉴욕 대학원 티시 예술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기로 하고, 이때 학생이었던 스파이크 리와 만나기도 했다. 1980년 데뷔작 <영원한 휴가>를 찍었고, 1983년 <천국보다 낯선> 3부작으로 칸 영화제 신인 감독상과 황금 카메라상 등 다수의 상을 받으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1986년에는 <다운 바이 로우>, <커피와 담배> 연작 중 첫 편을 공개했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더욱 확장했다.

1988년 <커피와 담배> 연작 중 마지막 편을 선보였고, 1989년 <미스테리 트레인>, 1991년 <지상의 밤>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예술적이면서 덤덤하게 그려냈다. 1995년에는 조니 뎁과 함께 서부극 <데드 맨>을, 1999년에는 포레스트 휘태커와 <고스트 독>을 작업하여 액션과 예술 영화의 장르를 초월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도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갔는데, 2005년 <브로큰 플라워>, 2009년 <리미츠 오브 컨트롤>, 2013년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의 메가폰을 잡았다. 2016년 <패터슨>으로 또 한 번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 영화 개요

부제: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원제: Only Lovers Left Alive

감독: 짐 자무쉬

출연: 틸다 스윈튼, 톰 히들스턴, 미아 와시코브스카, 존 허트

제작: 2013년 /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방송길이: 123분

나이등급: 15세

 

엄선한 추억의 명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EBS1 ‘금요극장’은 매주 금요일 밤 12시 45분(토요일 0시 55분)에 방송된다.

[Queen 김경은기자] 사진=EBS금요극장‘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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