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1:40 (토)
 실시간뉴스
[EBS 세계의명화] ‘장군에게 총알을’ 멕시코 혁명 그린 웨스턴 무비
[EBS 세계의명화] ‘장군에게 총알을’ 멕시코 혁명 그린 웨스턴 무비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2.07.16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탈리아 영화의 황금기
사진 = EBS 세계의 명화 
사진 = EBS 세계의 명화 

오늘(7월 16일, 토요일) EBS1TV <세계의 명화>는 다미아노 다미아니 감독의 ‘장군에게 총알을’이 방송된다. 

1910년 멕시코 혁명기. 거리에선 정부군이 주민들을 처형하고 도적단은 생포한 군인들을 그 자리에서 사살하던 시절. 근사한 양복을 입은 비밀스런 남자 빌(루 카스텔)이 기차에 오르고, 춘초(지안 마리아 볼론테)와 산토(클라우스 킨스키) 형제가 이끄는 도적단은 정부군의 무기를 운송하는 열차를 습격한다. 도적단은 빌의 도움으로 무기를 탈취하는 데 성공한다. 춘초 일당은 군대 물자를 털어서 엘리야스 장군이 이끄는 혁명군에게 팔려는 것이다. 빌은 춘초에게 자신은 거액의 돈이 걸린 현상범으로 미국에 호송되고 있던 터라 도적단에 합류하려고 그들을 도와줬다고 얘기한다. 마침내 춘초 일당과 합류하게 된 빌은 산미구엘 마을에 당도한다.

그곳은 지주의 횡포에 맞서 농민들이 봉기를 일으키고 지주를 처형하려고 한다. 춘초는 마을의 환대를 받고 머물기를 원하지만 빌은 부하들을 부추겨 떠나자고 한다. 춘초는 자신들이 떠나면 주민들이 군대에 학살당하게 될지 모르니 동생 산토와 남기로 한다. 하지만 기관총까지 들고 떠난 부하들을 찾기 위해 춘초는 마을을 비우고 엘리야스 장군이 있는 곳까지 가게 된다. 한편 춘초가 떠난 마을은 군대의 공격을 받아 산토만 살아나오게 된다. 엘리야스 장군은 춘초에게 죄를 묻고 산토는 형에게 총을 겨눈다. 이때 빌은 정부군이 고용한 킬러의 본색을 드러내며 금빛 총알로 장군을 저격하고 산토마저 사살한다. 거액을 챙긴 빌은 춘초에게 거금을 떼어 주며 미국으로 떠나자고 제안을 하게 되는데...

이태리어 원제는 <누가 알아?>, 영어 제목으로는 <장군을 위한 총알>로도 알려진 이 영화는 멕시코 혁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웨스턴 무비다. 세부적으로 보자면 이탈리아 스파게티 웨스턴이자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을 배경으로 혁명군에게 호의적인 시각을 담은 사파타 웨스턴(Zapata Western)이다.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프론티어에 자본주의가 뿌리내리던 비정한 시절의 탐욕을 그리던 스파게티 웨스턴이 그 외양을 유지한 채 멕시코에서의 정부군과 농민군간의 전투를 그린 것이 사바타 웨스턴인데, 대부분 이 장르의 영화는 혁명의 대의에는 무관심하고 자신의 탐욕만을 채우던 주인공이 차츰 정부군의 악행을 목격하면서 자신도 혁명의 길에 올라선다는 내용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성격파 명배우 지안 마리아 볼론테와 독일의 명배우 클라우스 킨스키가 주연을 맡은 사파타 웨스턴의 대표작. 사파타 웨스턴이란 멕시코 혁명의 영웅 에밀리아노 사파타에서 따온 명칭으로 멕시코 혁명을 소재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스파게티 웨스턴을 말한다. <장군에게 총알을>은 세르지오 레오네의 <석양의 갱들>과 유사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야만적인 도적단 사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자신의 의지와는 크게 상관없이 멕시코 혁명에 휘말리게 되는 것. 이 과정에서 가난한 농민 출신인 주인공은 어느 정도의 혁명가적 자의식을 발견해나간다. <장군에게 총알을>의 주인공 춘초 역시 처음으로 자신의 선택에 따른 혁명적인 행위를 할 때조차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 혁명의 영웅을 암살한 혁명의 적 '빌'은 춘초가 쏜 총알을 맞고 '자신을 왜 죽이는 것인지'를 연신 묻는다. 이 질문에 춘초는 당혹한 얼굴로 '몰라! 누가 알아?' 라고 외친다. '누가 알아?(Quién sabe?)'라는 이 다소 무책임한 대답은 이 영화의 이탈리아어 원제이기도 하다. <석양의 갱들>에서 로드 스타이거가 연기한 후안이나, 지안 마리아 볼론테가 <장군에게 총알을>을 비롯한 대부분의 스파게티 웨스턴에서 연기한 캐릭터의 원형은 멕시코 혁명의 영웅이었던 판초 비야일 것이다. 가난하고 무지한 농민이었던 판초 비야는 단지 살기 위해 도적질을 했다.

그는 자신에게 가해지는 납득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폭력을 저지르기 시작했고, '(내가 왜 이러는지) 누가 알겠어?'라고 질문하였으며, 그 답으로써 혁명의 폭력에 가담하여 혁명가가 되었다. 비야는 민중의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민중들, 자신을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의 의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혁명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 역시 일생 그런 한계 속에 갇혀 있었지만 그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던 것이다.
 

엄선한 추억의 명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EBS1 ‘세계의 명화’는 매주 토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EBS 세계의 명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