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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40원 돌파에 수입 비중 큰 회사 '이중고' ... 반도체·車·조선 등 수출기업은 수혜
환율 1340원 돌파에 수입 비중 큰 회사 '이중고' ... 반도체·車·조선 등 수출기업은 수혜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8.23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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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이 장중 1340원선을 돌파하면서 수입 비중 큰 회사와 수출기업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치솟던 원자잿값이 최근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상황에서 강달러까지 겹치면서 수입 비중이 큰 기업들은 그야말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까지 합치면 '삼중고'다. 

대표적으로 리스료와 유류비 등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항공사부터 원자재 수입 비중이 많은 철강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대한항공은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도 환율이 10% 상승하면 3585억원의 세전순이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거나 원자잿값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업 등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전날(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9원 오른 1339.8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340.2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이 134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9년 4월 29일(장중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이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항공이다.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등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는 악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는 매출 3조4379억원, 영업이익 5325억원이다. 지난 1분기(7884억원)와 2분기(7359억원) 영업이익보다 약 2000억원 가량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철강 쪽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철강 수요 부진으로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달러 가치 상승은 원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계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나프타를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에 강달러가 반갑지 않다.

원유를 사 와야 하는 정유업계는 정제 후 많은 부분을 수출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기업들의 경영 전략도 바뀔 수밖에 없다"며 "환손실을 피하기 위한 헤지를 하지만 변동 폭이 커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 비중이 큰 기업들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하락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통상 달러·원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는 긍정적이다. 기존 달러·원 환율이 1200원이라면 해외에서 1달러짜리 물건을 판매한 후 받는 돈이 1200원이지만 환율이 1300원으로 상승하면 100원을 더 받을 수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수익성이 좋아지는 셈이다. 기존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가격 경쟁력도 생긴다.

매출의 95% 이상이 수출인 반도체만 보더라도 지난 2분기 환율 상승 효과를 누렸다. 달러 강세로 삼성전자는 1조3000억원, SK하이닉스는 3000억~4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자동차업계도 환율 상승이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장사를 잘하기도 했지만 환율 상승 덕을 많이 봤다. 6410억원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역시 선박 거래가 달러로 이뤄지다 보니 달러 강세가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선박 가격이 비싸다 보니 환율이 조금만 올라도 이익이 증가한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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