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6:20 (토)
 실시간뉴스
[동행] 월세 30만원 세 딸과 함께 사는 부부의 보금자리 "언젠가 좋아질 날이 오겠지"
[동행] 월세 30만원 세 딸과 함께 사는 부부의 보금자리 "언젠가 좋아질 날이 오겠지"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09.10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연아 넌 할 수 있어’
[동행]‘수연아 넌 할 수 있어’


오늘(10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374화에서는 ’수연아 넌 할 수 있어‘ 편이 방송된다.

 

√ 벌써 여덟 번의 수술을 견딘 세 살 수연이

세 살 쌍둥이 자매 수윤이와 수연이, 19개월 막내 수민이까지. 사랑스러운 세 딸과 함께하는 현호 씨 부부에겐 주문처럼 되뇌는 말이 있다. 바로 ‘할 수 있어’ 라는 말이다. 부부가 입버릇처럼 할 수 있다는 말을 시작한 건 쌍둥이 자매가 태어나면서부터다. 선천적인 심장 기형을 갖고 태어난 데다, 작년엔 수두증 수술 이후 뇌출혈까지 발생하며 뇌병변 장애 판정을 받게 된 둘째 수연이는 겨우 세 살 나이에 벌써 세 번의 심장 수술과 다섯 번의 뇌수술을 견뎌야만 했다. 그때마다 주문처럼 할 수 있다는 말을 되뇌는 부부.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을 만큼 위험한 고비들도 많았지만, 수연이는 매번 씩씩하게 견뎌내 주었다. 지금은 말을 할 수도,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수연이. 아픈 딸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마음을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저 다시 한 번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걷는 날이 오기를. ‘엄마, 아빠’라는 말 한마디라도 들어볼 수 있기를. 오늘도 부부는 수연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외쳐본다.
 

[동행]‘수연아 넌 할 수 있어’


√ 아이들을 향한 부부의 미안함

베트남에서 취업 비자로 한국을 찾은 엄마 후웬 씨. 낮에는 공장에서 밤에는 식당에서 일을하며 열심히 살아가던 중 지금의 남편 현호 씨를 만나 인연을 맺게 됐다. 서로를 의지하며 단란하게 살아가 보자 행복한 계획들을 세워온 부부. 하지만 수연이의 아픔을 알게 된 이후 부부의 일상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혹여나 위험한 상황이라도 올까 수연이 곁에서 눈을 떼기 힘든 엄마와 생계와 치료비 마련을 위해 밤낮으로 바쁜 아빠. 그렇다 보니 부부는 첫째 수윤이와 막내 수민이에겐 늘 미안함 뿐이다.

수연이의 병원 생활이 계속되며 엄마, 아빠와 떨어져 할머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탓일까. 한창 말문이 트일 시기지만 이제 겨우 엄마, 아빠를 말하기 시작한 첫째 수윤이는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적응하며 어울리는 것도 쉽지가 않은데. 전문적인 상담과 교육이라도 받아보면 좋으련만, 선뜻 치료를 나설 수도 없는 형편. 수연이에게도 두 딸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지만, 때로는 마음 같지 않은 상황에 엄마, 아빠의 미안함은 늘어만 간다.
 

[동행]‘수연아 넌 할 수 있어’


√ 부부의 또 다른 걱정

보증금 300만 원의 월세 30만 원. 수차례의 수술비와 병원비로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급하게 이사 온 보금자리. 좁은 골목 안쪽에 여러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은 창문도 마땅치 않아 습기와 곰팡이 냄새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걱정은 면역력이 약한 수연이다. 자칫 열이라도 나면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데,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집에선 수연이의 기침이 떨어질 새가 없다. 아이들을 위해 이사를 알아보지만, 낮은 보증금으론 턱없이 비싼 월셋집들뿐. 게다가 내년이면 또 한 번의 심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수연이. 당장 천만 원가량의 수술비 마련도 쉽지 않은 형편에 이사는 막막하기만 하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려고 평일에는 세탁물 배송 일을 하고, 주말이면 아이들이 자는 밤 시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아빠 현호 씨. 그런 남편의 고생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엄마도 아이들을 돌보며 틈틈이 만든 손뜨개 인형을 팔아보려 나서보는데. 언젠가 좋아질 날이 오겠지. 오늘도 사랑하는 세 딸들을 위해 ‘할 수 있다’를 외쳐보는 부부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 ’동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