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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많은 기업 자본조달 '비상등' ...  이자 부담 증가로 재무 상황 악화
부채 많은 기업 자본조달 '비상등' ...  이자 부담 증가로 재무 상황 악화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10.17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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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 시대'가 도래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안 그래도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내야 할 이자가 더 늘어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과 CJ CGV, 티웨이항공, 대우조선해양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고환율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자 부담 증가로 재무 상황 악화가 불가피하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총계(연결)는 13조3966억원으로 자본총계 2047억원을 훌쩍 웃돌았다. 부채비율은 6544.5%에 달했다. 항공기 리스로 인한 유동성 리스부채(6368억원)을 빼더라도 부채가 많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상반기 이자로만 1698억원을 지급했다. 단기차입금의 경우, 금리가 적게는 3.59%(부산은행)에서 많게는 5.91%(산업은행)이다. 기준 금리 인상이 반영되면 내야 할 이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CJ CGV도 자본(896억원)보다 부채(3조6329억원)가 월등히 높았다. 부채비율은 4053.3%다. 올 상반기 이자비용으로 234억원을 지출했다.

한화 역시 부채(185조5404억원)가 자본(15조9062억원)을 크게 웃돌아 부채비율(1166.4%)이 1000%를 넘었다. 다만 한화는 한화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보험계약부채(109조8029억원)를 빼면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졌다.

이외에 티웨이항공(963%), 다우기술(869.5%), 제주항공(863.5%), 효성화학(773.0%), 대우조선해양(676.4%), HJ중공업(452.1%), STX(451.1%) 등의 부채비율이 높았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은행 대출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17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자금조달 수단을 조사한 결과 '은행·증권사 차입'이 64.1%에 달했다.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들의 나갈 돈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지난 9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들이 손익분기를 고려해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이 2.91%였는데 이번 금리인상 조치로 감내 수준을 넘어서게 됐다"며 "이제는 투자위축을 넘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가 올해 1분기 12조9050억원에서 2분기 8조8975억원, 7~8월 4조6135억원으로 줄었다.

회사채 금리가 올해 들어 2배 넘게 오르는 등 부담이 커진 탓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신용등급 AA-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5.33%로 연초(2.46%)대비 2.87%p 상승했다. 신용등급 BBB-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11.18%로 올랐다.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신용이 나쁜 기업은 회사채 발행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문제는 금리 상승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 달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다음 달 빅스텝(0.5%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올리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은 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영업이익으로 빚 갚기 힘든 한계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부담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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