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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딸의 등록금 마련을 위해서라면 '아파도 못할 게 없다'
[동행] 딸의 등록금 마련을 위해서라면 '아파도 못할 게 없다'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2.11.0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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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은영이네 이별 준비’


오늘(5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382화에서는 ’은영이네 이별 준비‘ 편이 방송된다.

 

√ 열아홉 은영이의 이별 준비

몇 달 뒤면 가족들과 헤어져야 하는 열아홉 은영이. 대학 생활을 향한 설렘보단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중학교 3학년부터 시작해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까지. 챙겨줘야 할 동생들만 줄줄이 셋. 게다가 불편한 몸으로 밤낮없이 일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 무겁다. 바쁜 부모님을 도와 어릴 적부터 동생들을 업어 키우고, 살림을 거들어 온 은영이.

은영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 입을 모아 칭찬할 정도로 속 한 번 썩인 적 없이 바르게 자라준 고마운 맏딸이다. 내년이면 경주를 떠나 타지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게 될 은영인 떠나기 전까지 해야 할 게 많단다. 언니 없이도 동생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요리며 살림도 단단히 알려줘야 하고, 등록금에 생활비까지 마련해야 한다는데. 학교생활만으로도 힘들 텐데 최근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늘린 은영이. 주말도 없이 마트와 식당에서 일을 하며 동생들 용돈까지 챙기고, 조금씩 등록금을 모아가고 있다.

아픈 몸으로 고생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 편히 쉬고 있을 수도 없다고. 사실 대학 진학은 은영이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가족들을 위해선 당장의 취업보단 조금 더 안정적인 직업이 낫겠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 어렵게 정한 선택인 만큼, 결정을 돌아보는 대신 앞으로 나아가기로 한 은영이는 가족들을 위한 마음으로 오늘도 치열한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동행]‘은영이네 이별 준비’


√ 남겨질 동생들이 걱정인 은영이

대학 진학을 앞두고 쌓여 가는 걱정 더미. 부모님이 늦은 밤까지 일할 때면 동생들이 밥은 잘 챙겨 먹을지. 막내의 알림장은 또 누가 봐줄지 걱정인데. 그중에서도 은영이의 가장 큰 걱정은 셋째도, 막내도 아닌 둘째 혜림이다.

여섯 가족이 생활하기엔 좁은 환경이다 보니 베란다에 개인 공간을 만들어 지내고 있는 혜림이. 사춘기를 겪는 혜림이는 요즘 들어 더욱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않는다. 자신이 집을 떠나고 나면 둘째로서 동생들을 좀 챙겨줬으면 싶은데. 생각처럼 따라주질 않는 모습에 매번 혜림이와 투닥이기 일쑤. 사실 은영이도 혜림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열여섯 나이에 집안일을 하고, 동생들을 챙기는 것보단 친구들과 어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건 당연한 일. 하지만 셋째 성은이의 부담감이 점점 늘어가는 상황들을 보고 있자니 그냥 두고 볼 수만도 없는 노릇인데. 결국 오늘도 은영이와 혜림이 사이에선 큰 소리가 오가고 만다.
 

[동행]‘은영이네 이별 준비’


√ 딸의 꿈을 지켜주고 싶은 엄마, 아빠

작은 트럭을 몰고, 고물상을 오가며 17년째 공병을 수거하는 엄마, 아빠. 주류 상자 하나를 가득 채워야 겨우 300원의 마진을 남길 수 있다. 한 달을 꼬박 고생해도 한 달 수입이 200만 원이 되지 않을 때도 많지만 부부에게 공병 수거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어릴 적 열 경기를 심하게 앓은 뒤 소아마비를 갖게 된 엄마 효은 씨와 오래전,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아빠 영욱 씨. 지금도 장시간 힘든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부가 뭐라도 해보려 시작한 일이 공병 수거였던 것. 요즘 들어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밤낮으로 일하는 부부. 내년이면 대학에 진학할 첫째 은영이의 등록금만큼은 꼭 챙겨주고 싶기 때문이다.

생계만으로도 빠듯한 형편에 한때는 취업을 하는 게 어떻겠냐 속상한 이야기를 꺼낸 적도 있었다는 아빠. 하지만 지난 시간 힘든 내색 한 번 없던 속 깊은 딸이 처음으로 가진 꿈을 부모로서 차마 저버리게 할 수는 없었다. 타지로 가게 되면 작은 월세방 보증금이라도 마련해 줘야 할 텐데. 떠나는 딸을 향한 아쉬움 하나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부부는 오늘도 밤이 깊도록 작업장에 불을 밝힌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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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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