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1:45 (토)
 실시간뉴스
[환경 칼럼] 식량 공급과 기후변화
[환경 칼럼] 식량 공급과 기후변화
  • 김성옥
  • 승인 2022.12.3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의 맞춤형 식품
픽사베이
픽사베이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수많은 문명이 식량 공급이 풍부해지면서 융성했고, 부족해지면서 몰락했다. 그러나 현재 밀 생산이 많은 흑해 지역이 전쟁터가 되면서, 아프리카와 중동국가들의 식량 위기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2011년, 미국과 러시아에서 가뭄으로 밀 농사가 망하면서 세계적으로 가격이 치솟아 세계 굶주림의 한 원인이 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글 김성옥(지(G)미래환경협회 회장)

IPCC에 따르면, 지금의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 상황을 보면 2050년에는 식량 가격이 거의 두 배로 뛸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한정된 식량자원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이 커지고, 세계적인 식량 안전성은 더 위태로워질 것이다. 식량자원을 둘러싼 국제 갈등은 무역을 교란하고 유통망을 마비시킬 수 있다.

최근 UN 안보리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에 의하면 현재 세계 식량 비축 규모가 연간 소비량의 20% 수준으로 이례적으로 낮아서 상당히 우려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식품 가격 상승률이 2008년 식량 위기 혹은 2020년 코로나19 초기 때보다 더 높은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KBS NEWS, 2022, 06).
값싼 식품과 오랫동안 계속된 비효율적 공급망은 쓰레기 대량 생산으로 이어졌다. 전 세계 생산 식품의 약 1/3은 운송과정에서 부패하거나 버려진다. 농지에 뿌린 과도한 비료는 호수나 바다의 조류를 대량 증식시켜 물속의 생명체를 질식시킨다. 제초제와 진균제는 표토의 미생물군의 활동을 억제하고, 살충제는 꽃가루 매개체인 나비와 꿀벌 그리고 딱정벌레 등의 대량 살상을 가져오기도 했다. 또한 해충에는 살충제 저항성을 갖도록 진화시켰고 그에 따라 더 강한 살충제가 더욱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

녹색혁명을 시작했을 때는 원대한 목표가 있었다. 세상의 굶주림을 없애는 것이다. 미국 육종학자 노먼 보로그는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으며 “모든 인류를 위해 식량을 공급하고 싶다”라고 말했지만 그건 쉽지 않았다.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영양 격차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점점 벌어졌고 부유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영양을 섭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녹색혁명의 가장 큰 실패는 오늘날 수억 명 이상이 영양부족 상태에 있으며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칼로리 분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녹색혁명의 가장 큰 부작용은 기후변화다. 전 세계를 위협하는 온실가스는 상당 부분이 기계화 된 대형 농장에서 발생한다. 우리는 대부분 자동차나 비행기를 탈 때보다 식사를 할 때 더 많은 온실가스를 만든다. 오늘날 매년 전체 온실가스의 약 1/5을 식량을 생산하면서 배출한다.

이처럼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가 국제사회 이슈가 되면서 식품업계에도 지속가능한 식품 소비 바람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생산과정, 유통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거나 매우 적게 나오는 ‘지속가능한’ 식품에 주목하는 이유다.
 

미래의 인공 식품

MRE(Meals, Ready to Eat) : 1980년대 식품 과학이 활발하던 시기에 미 육군개발센터의 전투식량 부서 과학자들이 연구 노력해서 3년 동안 냉장 보관하지 않아도 괜찮은 미트 로프와 육수, 칠면조 테트라치니 같은 주요리를 만들었다.

푸디니(Foodini) : 개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3D프린터로 전송하면 프린터가 미래의 약사 역할을 하며 음식 반죽에 맞춤형 영양제를 섞어 병사 개개인을 위한 전투식량을 출력한다. 피자, 햄버거, 치즈 케이크, 집에서 버튼만 누르면 편하게 프린팅해서 먹는 상상 속의 모습이 현실이 되었다.

쏘일렌트(Soylent) : 소일렌트란 이름은 해리 해리슨의 SF소설에서 따 왔는데 성인 기준으로 인간이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계산하여 설탕, 콜레스테롤, 포화지방의 과다한 섭취를 막고, 필수 영양소의 섭취를 돕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분말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물을 넣어서 셰이크처럼 먹으면 된다.

대체육(Meat Substitute) : 고기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면서 콩고기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대체육은 이제 대기업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착한 소비 대열에도 합류해 외연을 넓히고 있다.

배양육(Cultured Meat) : 지금 가장 주목받는 음식은 단연 배양육이다. 곡물로 만든 대체육도 각광 받지만, 줄기세포를 배양액 속에서 키워서 살고기를 만드는 배양육은 육 제품 그대로다. 이론상 현존하는 육류 생산 방법들에 비해서 에너지 대비 생산 효율이 가장 뛰어나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에어프로틴(Air Protein) : 공기를 이루는 성분(이산화탄소와 산소, 질소)을 바탕으로 동물성 단백질과 동일한 아미노산 조성을 가진 단백질을 생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

솔레인(Solein) : 에어 프로틴처럼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하는 단백질로, 재료는 공기와 물, 재생에너지가 전부다. 물을 전기분해해 얻은 수소,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그리고 미네랄을 발효 탱크 속의 단세포 미생물에 공급하면 아미노산, 탄수화물, 지질, 비타민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서 수분을 걷어내고 고운 단백질 가루로 가공하면 솔레인이 된다.


글 김성옥(사단법인 지(G)미래환경협회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