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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산업 10대뉴스-上] 이재용 회장 취임 … 현대차그룹 사상 첫 글로벌 '빅3' 
[2022 산업 10대뉴스-上] 이재용 회장 취임 … 현대차그룹 사상 첫 글로벌 '빅3'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12.14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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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2.10.27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2.10.27

2022년은 글로벌 경제에 그야말로 격변기였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글로벌 경제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공급망 재편, 전쟁 등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예측 불허의 상황에 맞닥뜨렸다. 격변기의 한 해 동안 산업계도 각종 사건들을 쏟아냈다.

복권을 통해 사법 리스크를 떨쳐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뉴 삼성'에 본격 시동을 걸기 시작했고, 현대차그룹은 사상 첫 글로벌 판매 '빅3 진입'을 앞두고 있다.

재계에선 1980년대생 3~4세 오너가 경영 전반에 등장했고, 반도체 산업이 '경제 안보'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은 극에 달했다. 또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배터리 업계와 완성차 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초격차기술 등 '뉴삼성'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시대'가 올해 10월 27일 막을 올렸다. 지난 2012년 부회장에 오른 지 10년 만이다. 그동안 이 회장은 2014년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 왔지만 박근혜 국정논당 사건과 관련한 구속과 재판 문제 등으로 회장 취임을 미뤄왔다.

그러다가 올해 '8.15 특별사면'에서 복권돼 취업 제한 족쇄가 풀리면서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섰다. 전세계 유력 경제인과 정치인으로 구성된 'JY 네트워크' 재건은 물론 각 계열사 주요 사업장을 돌며 임직원들과 시간을 보냈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멕시코와 파나마, 영국 등을 찾아 해외 사업장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의 취임으로 △초격차 기술 △인재 양성 △유연한 조직문화를 골자로 한 '뉴삼성' 구축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 이건희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대폭 바꿨다면 이재용 회장은 실용주의를 앞세운 '뉴삼성'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25일 사장단 간담회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고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강조했다.

② 사상 첫 글로벌 ‘빅3’ 굳히기 나선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올해 사상 첫 글로벌 판매량 '빅3' 진입을 앞두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글로벌 판매량 기준으로 ‘빅3’에 오른 현대차그룹은 남은 기간에도 풀악셀을 밟으며 빅3 굳히기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이 빅3에 오르면 정의선 회장이 취임한지 4년만의 일이자 현대차그룹 역사상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10월 누적 기준 글로벌 완성차시장에서 525만2651대를 판매하며 도요타그룹(804만4943대)과 폭스바겐그룹(649만511대)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5위에서 GM그룹과 스텔란티스그룹을 제치고 2계단이나 순위가 올랐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극심했던 상반기 경쟁사 대비 현대차그룹의 판매량 감소폭이 적었다. 상반기 도요타 –6%, 폭스바겐 –14%, 스텔란티스 –16%, 르노-닛산-미쓰비시 –17.3%, GM –18.6% 판매량이 줄어든 것에 비해 현대차그룹은 –5.1%로 선방했다.

무엇보다 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대활약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와 EV6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2022 세계 올해의 차'와 '2022 세계 올해의 전기차' 등 전세계 권위 있는 자동차상을 휩쓸고 있다. 그 결과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 격전지인 미국에서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점유율 2~3위에 올랐다.

③ 1980년대생 재계 3~4세 경영 전면 부상

재계에선 1980년대생 오너가 3∼4세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승진과 동시에 계열사 대표를 맡는 등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지분을 늘리며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지난 8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83년생으로 2010년 한화그룹에 차장 직급으로 입사한 이후 태양광 사업을 주도했다. 기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에 더해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도 맡는다. 한국판 록히트마틴을 목표로 하는 한화그룹의 방산부문도 총괄하게 된 것이다. 

HD현대(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사장은 '미등기 임원'을 벗었다. 1982년생인 정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난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조선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주주총회에서도 사내이사에 올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HD현대→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으로 이어진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아들인 1897년생 구형모 LX홀딩스 경영기획부문장도 지난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내 경영개발원을 담당할 LX MDI(Management Development Institute)를 이끄는 역할도 맡는다. 지난해말 구 회장 지분 중 11%를 증여받은데 이어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하는 등 그룹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은 지난 11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내년부터 코오롱글로벌의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각자대표 자격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다. 1984년생으로 2012년 코오롱그룹에 입사한 그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미래 성장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업무에 집중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경제위기 속 새로운 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들 오너가 3~4세들은 젊은 시각으로 미래 성장을 주도할 먹거리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④ 격화한 반도체 전쟁…美中 사이 샌드위치 韓

반도체 산업이 '경제 안보'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 패권 다툼은 극에 달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와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반도체 다운사이클'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자국의 반도체 제조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강도 높은 정책들이 잇따라 시행됐다.

미국은 지난 3월 한국·일본·대만 정부에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Chip) 4 동맹' 결성을 제안하며 중국을 배제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 신호탄을 쏘아올린 데 이어, 10월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의 견제에도 중국은 반도체 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하에 SMIC·YMTC를 비롯한 자국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 투입 등 전폭적인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중국은 처음으로 점유율 10.2%로 두자릿수대에 진입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양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미국이 손짓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과 수요 모든 면에서 비중이 높은 중국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어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낸드플래시, 후공정 공장을 두고 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 제품의 40%가량을 생산한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을, 다롄엔 자회사 솔리다임의 낸드 공장을 두고 있다. 양사의 전체 매출 비중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0%가 넘는다. 

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배터리 '웃고' 전기차 '울고'

미국이 전기차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국내 완성차업계와 배터리업계의 명암이 갈렸다.

지난 8월 발효된 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전기차를 미국에서 조립해야 하고 미국산 배터리 소재가 일정 비율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된 차량이라 IRA 시행 이후 보조금 대상에서 즉각 제외됐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는 IRA 시행으로 수혜를 보게 됐다. 경쟁상대인 CATL 등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는 길이 사실상 차단됐기 때문이다.

국내 3사는 IRA 시행 전부터 북미 현지 공장 건설에 적극 나섰던 만큼 또 다른 경쟁상대인 일본업체와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2025년 K배터리의 북미 생산능력이 335GWh(기가와트시)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북미 전체 배터리 생산능력(526GWh)의 67.4%에 달한다.

IRA 시행으로 완성차업체들은 울상이다. 지난 8월 발효 이후 미국 시장에서 판매 계약된 한국산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즉각 제외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월 예정보다 6개월가량 앞당겨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식을 여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양산이 본격 시작되기 전까지는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친환경차 모델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IRA 시행으로 인한 피해는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11월)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5 판매량은 1191대로 전달 1579대보다 24% 감소했고, EV6의 경우 641대로 전달 1186대보다 46%나 줄었다.

다만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 배터리 등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를 고려해 IRA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향후 세부규칙 마련·시행령 등에서 해법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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