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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CJ제일제당, 공급가 입장차 좁혀 … '갑 대 갑' 대결 끝나나
쿠팡-CJ제일제당, 공급가 입장차 좁혀 … '갑 대 갑' 대결 끝나나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12.19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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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CJ 제일제당 햇반이 진열되어 있다. 2022.3.24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CJ 제일제당 햇반이 진열되어 있다. 2022.3.24

쿠팡에서 즉석밥 햇반과 비비고 만두 등의 CJ제일제당 제품을 이르면 이번주 정도에는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공급가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양측이 입장차를 좁혀가고 있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쿠팡측은 지난주 수차례 만나 공급가 협상을 진행했고 곧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CJ제일제당과 쿠팡이 이견을 좁혀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면서도 "의견 조율이 막바지에 이른 상태로 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이커머스 업계 1위 쿠팡과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의 '갑 대 갑' 대결이라는 관전평을 내놓고 있다. 이번 갈등은 마진율을 높이기 위한 제조사(CJ제일제당)와 공급가를 낮추기 위한 채널(쿠팡)의 힘겨루기란 시각이다. 

일부에선 CJ제일제당의 과도한 공급가 인상에 따른 쿠팡의 수익성 악화를 떠나 둘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말 '쿠팡과 마진율 이견을 좁히기 어렵다'며 거래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쿠팡의 햇반과 비비고 등 CJ제일제당 주요 상품 발주도 중단됐다. 주요 상품인 △비비고 만두 △스팸 △해찬들 고추장 △백설 설탕 △포도씨유 △백설 밀가루 등은 시장 점유율 40~8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들어 CJ제일제당의 가격 인상 요구를 5~6차례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올 2월 고추장·된장·쌈장(9.5%), 비비고 만두(5~6%), 두부(6%) 가격을 올렸다. 3월엔 햇반 가격을 7%대 올렸고 4월(닭가슴살·냉동피자)과 8월(부침가루), 9월(김치), 11월(맛밤)에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이 공급가를 지난 1년간 여러차례 올렸지만 오히려 손실을 감수하며 소비자가를 낮춘 사례가 상당수라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원재료값 상승을 이유로 공급가 인상에 나선 식품업계 1위 기업의 요청을 쿠팡이 감내해야 하는 상황 속에 갈등이 불거졌을 것이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식품제조사의 공급가 인상분 만큼 소비자가를 올리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불합리하다는 것이 쿠팡의 판단이었다"며 "지난 1년간 물가 상승분에 따른 합리적인 범위의 공급가를 CJ측에 끊임없이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은 "공급이 중단된 햇반의 경우 올해 가격을 한 차례 올렸을 뿐 수 차례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며 "쿠팡뿐만 아니라 모든 유통사에서 공급가를 올렸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쿠팡 역시 우월적 지위와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납품 업체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햇반의 즉석밥 시장 점유율은 약 70% 달하는 제품이다. 햇반 전체 판매량 중 쿠팡 판매량은 30%에 달하기 때문에 공급가를 낮춰 마진율을 높이려 했다는 얘기다.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양사 모두 유통 플랫폼과 제조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졌기 때문에 한 업체의 일방적인 갑질 보다는 마진율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서로간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거래처라는 점에서 입장차를 좁혀나가고 있으며 곧 타협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갈등은 단순 CJ제일제당과 쿠팡을 넘어 제조사와 유통 채널 간 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을 정도로 상징성이 높다"며 "양사간 다툼으로 소비자 불편이 야기된 만큼 합리적인 협상으로 인한 판매 재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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