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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늘어가는 아빠의 한숨
[동행] 늘어가는 아빠의 한숨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01.21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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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이 씨의 천생연분’
[동행]‘석이 씨의 천생연분’

오늘(14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392화에서는 ’석이 씨의 천생연분‘ 편이 방송된다.

 

√운명 같았던 두 사람의 만남

사업차 캄보디아에 갔다가 우연히 들어간 한인 식당에서 엄마 토치스레마오(45세) 씨를 만난 아빠 석이(58세) 씨.

엄마가 끓인 김치찌개가 맛있었는지 아니면 타국에서 맛본 고향의 맛 때문이었을지 아빠는 금세 엄마와 사랑에 빠졌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른 두 사람은 행동 하나하나에서도 서로를 향한 애정이 가득 느껴진다.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가득하지만 낯선 한국까지 시집와서 힘들게 고생하는 엄마에게 미안한 게 참 많은 아빠. 엄마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 딸들까지, 소중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선다.

하루 종일 거친 파도와 싸우며 고기를 잡지만, 최근 들어 부쩍 줄어든 어획량 때문에 기름값 등 배 유지에 필요한 비용과 대출금을 갚기에도 버거운 상황. 그럴 때면 건설이나 철거 현장 등을 다니며 일용직으로 생활비를 벌기도 하지만 겨울철엔 그마저도 일거리가 없어 아빠의 한숨이 늘어간다.

[동행]‘석이 씨의 천생연분’

√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엄마 마오 씨

가족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엄마 마오 씨. 고기가 잘 안 잡히는 것보다도 고기를 많이 못 잡아서 미안해할 남편이 더 걱정이다. 그래서 마오 씨는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나서서 열심히 한다.

덕분에 시장에서도 마오 씨의 성실함은 누구라도 잘 안다. 그러나 해본 적 없던 일이라 처음에는 고기를 말리는 일부터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일까지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그렇지만 워낙 붙임성 좋고 성실한 마오 씨의 마음이 통했을까.

시간이 꽤 지난 지금은 제법 고기도 예쁘게 잘 말리고 아직 한국어가 서툴기는 해도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고 호객하는 모습이 제법 능숙하다. 뿐만 아니라 바다에 들어가 굴을 캐기도 하고 고기를 싸게 사서 직접 작업장에서 손질하고 말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팔기도 한다. 틈틈이 밭으로 나가 쑥을 캐기도 하니 마오 씨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흘러간다.

[동행]‘석이 씨의 천생연분’

√ 묵묵히 첫째 역할을 해내는 보배

첫 딸은 살림 밑천이라더니 세 자매 중 첫째인 보배(12세)가 딱 그렇다. 워낙 엄마, 아빠가 일하느라 바쁘다 보니 시키지 않아도 보람이(10세), 보영이(9세)를 챙기는 것은 첫째 보배의 몫이 되었다.

부모님이 없을 때면 동생들 밥을 챙기는 것은 물론 일을 마치고 온 엄마가 조금이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설거지도 깨끗하게 해놓는데.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고 일하는 엄마를 위해 부족한 솜씨지만 정성껏 도시락까지 준비하는 보배를 보면 엄마는 딸이 언제 이렇게 컸나 대견하다.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도 가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 텐데 내색 없이 묵묵히 첫째의 역할을 해내는 보배를 볼 때면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그래도 보배 덕에 오늘도 마음 놓고 작업장으로 향할 수 있는 엄마와 아빠. 이렇듯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보배네 가족.

서로를 격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떡국에 가득 담아 올해는 힘든 날보다 기쁘고 행복한 날들이 더 많기를 기도해본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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