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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우리 할아버지는 엿장수
[동행] 우리 할아버지는 엿장수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02.2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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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장수 할아버지와 수연이’
[동행]‘엿장수 할아버지와 수연이’


오늘(25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397화에서는 ’엿장수 할아버지와 수연이‘ 편이 방송된다.

 

√ 우리 할아버지는 엿장수

볼거리 많고, 먹을 것 많기로 소문난 오일장. 이곳엔 열두 살 소녀 수연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50년째 엿을 팔아온 엿장수 할아버지 강일 씨(69세)다. 6년 전엔 심혈관 질환으로 쓰러져 큰 수술을 받았지만, 할아버지 강일 씬 아직도 매일 아침 새벽을 연다.

엿 장사를 해야만 사랑하는 손주들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픈 몸으로도 겨울철엔 엿 장사, 엿이 녹아 팔기 어려운 여름철엔 고물 줍는 일을 하며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가 자랑스럽다는 수연이. 손님이 줄어 걱정이 많은 할아버지를 위해 보온병에 따뜻한 커피를 타서 장터로 마중도 나간다.

장터에 가지 못하는 날이면 늦게 돌아오는 할아버지를 위해 집을 미리 치워두고, 할머니를 따라 집안일도 열심히 돕는다는 수연이. 수연이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하나다. 지금껏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기 때문이다.
 

[동행]‘엿장수 할아버지와 수연이’<br>
[동행]‘엿장수 할아버지와 수연이’


√ 손주들을 위해 살아가는 노부부

이혼한 아들이 5개월 된 수연이와 5살 동제를 데리고 왔을 때 강일 씨 부부는 눈앞이 캄캄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육아는 힘들고 고됐지만, 기저귀를 갈고 이유식을 만들어가며 잔병치레 많았던 남매를 건강하게 키워온 지도 12년. 아이들은 강일 씨 부부의 보람이자 희망이 되었다. 아이들의 성장을 봐오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는데, 요즘 큰손주는 사춘기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부모가 있어도 반항하고 힘겹게 지나간다는 사춘기. 첫째 동제가 마음 털어놓을 곳이 없다 보니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아 지켜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애가 탄다. 평범하지 않은 가정형편과 고물로 가득한 집안 환경 때문에 손주가 더 입을 다문 것 같아 늘 미안하지만, 아들 때문에 생긴 빚으로 당장 이사를 할 수도 없는 상황. 몸이 늙어갈수록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줄어드는 것 같아 노부부는 늘 가슴이 아프다.

[동행]‘엿장수 할아버지와 수연이’

√ 노부부의 소망

엿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네 식구를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오일장에서도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는 할아버지 강일 씨. 엿이 녹아서 장사할 수 없는 여름엔 고물을 주워 팔았다.

엿 파는 일이며 고물 파는 일이며 닥치는 대로 해왔지만, 요즘 강일 씨의 몸은 예전 같지 않다. 홀로 힘겨워하는 강일 씨의 짐을 덜어주려 아내 승하 씨도 동네 쓰레기를 줍는 공공근로에 나섰지만, 빚과 생활비 등 노부부가 버는 돈 만으로는 네 식구가 살아가기에 빠듯한 상황. 겨울방학 내 나들이 한번 해보지 못했던 손녀가 센터에서 여행을 간다는 말에도 할아버지 강일 씬 그저 웃을 수만은 없었다.

할아버지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미안해하는 손녀를 볼 때면 강일 씨의 마음은 더 미어진다는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힘이 닿는 데까지 손주들을 뒷바라지해주고 싶다는 강일 씨 부부. 오늘도 손주들을 위해 힘차게 하루를 연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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