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02:50 (일)
 실시간뉴스
부산 청년들 일자리 찾아 수도권으로 ... 지난해 20~34세 청년 1만여명 빠져나가
부산 청년들 일자리 찾아 수도권으로 ... 지난해 20~34세 청년 1만여명 빠져나가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3.15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인과 바다' 부산의 청년 인구가 수도권으로 빠르게 유출되고 있는 배경에는 부족한 지역 일자리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청년(18~34세) 인구는 2015년 79만2448명에서 2022년 65만명으로 10만명 넘게 줄어들었고, 전체 인구 중 청년 비중은 19.6%로 전국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에만 20~34세 부산 청년 1만여명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 기업은 2008년 55개를 기록한 후 2021년 27개로 절반가량 줄어 14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청년들이 만족할 만한 일자리가 자취를 감추면서 부산에 남는 청년은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는 장래 청년인구가 2025년 61만5566명→2030년 53만535명→2035년 46만9049명→2040년 40만9165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청년정책 예산을 2021년(1134억원)보다 72.8% 증액한 1959억원으로 편성했다. 이중 비중이 높은 주거와 일자리 분야의 경우 각각 542억원, 168억원을 증액하는 등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정주 여건 개선에 나섰다.  

시는 청년들의 안정적인 정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청년G대 구축'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예산인 489억원을 투입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통해 청년 3345명의 고용 성과를 달성했다. 해당 일자리는 빅데이터·AI 기반 산업 등 신기술 기업이나 조선·자동차 등 전통산업 분야의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에 살고 싶어도 일자리 문제로 수도권으로 향하는 청년들을 위해 지역 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사업도 있다. 이는 '지역기업-청년 희망이음 지원' 사업으로, 특성화고 및 문과·이공계 대학생들의 개인별 관심 업종에 대한 220개사 탐방을 통해 79명의 청년이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세계적인 '부산 월드 클래스' 청년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시는 2021년부터 '월드 클래스 육성 10년 프로젝트'를 통해 높은 잠재력을 가진 인재들에게 3년에 걸쳐 1억원의 역량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고, 현재까지 작곡가, 사진작가, 패션 디자이너 등 6명이 선정됐다.

저축액에 더해 높은 이자까지 얹어주는 '청년 기쁨두배통장'도 지난해 3964명이 참가했으며, 올해도 40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기쁨두배통장은 중위소득 140% 이하의 청년에 한해 매월 10만~30만원씩 저축하면 저축액의 두배 이상을 돌려주는 혜택이 있는 통장이다.

시는 올해 청년정책 관련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약 14% 증가한 2233억원을 편성했다. 대표적으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의 경우 올해는 단기 일자리 지원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정규직 일자리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워라밸, 고용 안전성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청년이 끌리는 기업(청끌기업)' 프로젝트도 부·울·경을 대상으로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는 부산 청년에게만 집중해 지역 100개 기업을 매칭할 예정이다.

고물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임금 인상에도 나선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청년 희망연봉은 최소 3000만원이지만, 지역 기업 초임연봉은 26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임금과 현실임금의 격차로 이탈하는 청년들을 모으기 위해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기업 430여곳을 대상으로 기존 채용 시 최저 연봉을 기존 2400만원에서 2800만원으로 상향한다.

또 타지역에서 오거나 부산으로 돌아온 중소기업 청년(만 18~39세)들을 대상으로 정착지원금 300만원과 근속장려금 150만원을 지급하는 대책도 실시 중이다.

부산에서 청년 인구 유출은 지속적인 현상이지만, 시의 청년 대책 등에 힘입어 순유출 규모는 감소하고 있다. 순유출 규모는 2018년 1만779명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5488명까지 내려왔다.

오히려 만 18~24세 청년들은 2019년부터 821명→1438명→1079명→1756명으로 부산에 순유입되고 있다. 주로 부산을 찾아온 대학생 인구가 순유입에 큰 영향을 미쳤고, 영남권 안에서의 유입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는 이러한 추세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청년 인구 늘리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허문구 국가균형발전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생활 인프라가 좋은 부산에서 청년이 유출되고 있다는 것은 정주 여건의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과거 70·80년대 부산의 경기가 좋았지만 이후 신산업 육성에 실패해 지역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의 학력 수준도 높아지면서 원하는 일자리 수준도 높아지고 있지만, 지역에서 이것을 충족하지 못해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라며 "고부가가치와 연계된 산업을 유치하고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고, 혁신 기관을 잘 활용해 창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