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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골목 끝 집, 세나네’
[동행] ‘골목 끝 집, 세나네’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04.01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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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골목 끝 집, 세나네’


오늘(1일) 저녁 6시 방송 KBS’동행‘ 402화에서는 ’골목 끝 집, 세나네‘ 편이 방송된다.

 

√ 골목 끝 집 세나네

얼기설기 지붕들이 맞닿아 있는 주택가. 사람 한두 명 겨우 지나다닐만한 좁은 골목길 끝에 28개월 세나와 가족들의 보금자리가 있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남겨준 오래된 집. 지난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옛집은 어린 세나가 지내기엔 걱정 많은 환경이다.

요즘 도심에선 보기 힘든 재래식 화장실에 바람을 막아줄 욕실도 마땅치 않은 낡은 집. 창문도 없는 방 한 칸은 여름내 스며든 습기로 곳곳이 곰팡이고, 겨울이면 외풍에 냉기까지 돌다 보니 사계절 내내 감기와 잔병치레는 일상이 됐다.

무엇보다 큰 걱정은 마당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이다. 매번 불편을 감수하고 집 근처 개방 화장실을 찾는 엄마 웅이 씨. 어른도 사용하기 힘든 화장실을 세나가 사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래 아이들은 이미 기저귀를 떼기 시작할 시기. 세나 역시 계속 미룰 수도 없기에 걱정인데. 지금 지내는 집을 떠나 작은 전셋집 보증금이라도 구해보려 집을 내놓은 지 오래지만, 골목 끝 낡고 오래된 집은 여전히 찾는 사람이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 커 가는 세나를 보며 부부의 마음이 조급해진다.
 

[동행]‘골목 끝 집, 세나네’

√ 똑순이 엄마 웅이 씨

엄마 웅이 씨가 베트남에서 한국에 온 지도 벌써 5년. 세나가 태어난 이후 엄마의 하루는 부쩍 바빠졌다. 오후까지는 마트에서 일을 하고, 저녁이면 틈틈이 식당 아르바이트를 나가는 엄마. 세나에게 좀 더 나은 환경을 주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일을 나설 수밖에 없다.

세나를 임신했을 때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산 직전까지 일을 하던 엄마 웅이 씨.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힘든 와중에도 쉴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한 끝에 최근 어렵다는 귀화 시험까지 합격했다는데. 세나가 성장할수록 더 많은 얘기들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해 온 결과다.

아직은 한국말이 서툴긴 하지만 이제 말을 배우기 시작한 세나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 지금도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엄마. 아이를 위해선 못 할 게 없다는 걸, 웅이 씨는 엄마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됐다.

[동행]‘골목 끝 집, 세나네’

√ 가족들에게 미안한 아빠 장헌 씨

새벽 6시도 안 된 이른 시각. 새벽이슬을 맞으며 인력사무소로 향하는 아빠 장헌 씨. 2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집 보조로 일을 했지만, 오래 일하던 중국집이 문을 닫은 뒤로는 일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기술도 없고, 나이도 많다는 여러 이유들로 매번 거절당하기 일쑤인데. 요즘은 인력사무소도 경쟁이 치열해져 일을 나가는 날이 손에 꼽힐 정도.

오늘도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다 무거운 걸음을 옮긴다. 가장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은 미안함에 아내와 세나만 생각하면 아빠의 마음이 무거워진다. 세나에게 따뜻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주고 싶지만, 마음 같지 않은 형편. 지난겨울엔 밀린 도시가스 요금에 가스까지 끊겼다는데. 지금도 아직 못 낸 가스 요금만 50만 원가량. 당장 이달 공과금 내는 것도 막막한 상황에 언제쯤 골목집을 떠날 수 있을지 아빠의 한숨이 늘어간다. 

 

*이후 394회 ‘겨울의 햇살, 가은이네 삼 남매’ (2023년 2월 4일 방송) 후기가 방송된다.

KBS1TV ‘동행’은 우리 사회가 가진 공동체의 따뜻함이 불러오는 놀라운 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Queen 김경은 기자] 사진 KBS1TV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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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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