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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 대표의 항변 & 새로운 10년을 위한 준비
존리 대표의 항변 & 새로운 10년을 위한 준비
  • 신규섭 기자
  • 승인 2023.04.07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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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다, 한국에 금융교육이 더 절실한 이유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전 대표가 새책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출간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전 대표가 새책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출간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전 대표가 ‘새로운 10년의 시작(도서출판 김영사)’을 출간하며 활동을 재개한 게 2월이다. 차명 투자 의혹을 받고 세간의 지탄을 받으며 자산운용사 대표직을 내려놓은 게 2022년 6월말. 8개월만의 활동재개다. 

누구보다 억울했던 그는 그동안의 심경과 느낀 점을 ‘새로운 10년의 시작’에 담았다. 나머지 인생은 ‘한국 교육의 변혁’와 ‘금융문맹 퇴치’에 치겠다는 결심과 함께. ‘존리의 부자학교’는 그의 뜻을 실현하는 곳이다. 그를 만난 곳도 1박 2일 ‘패밀리 투자 캠프’ 4월 행사가 열린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였다. 

인터뷰 직전에도 그에 대한 ‘금감원의 징계 수위가 조만간 결정날 것’이라는 기사가 났다. 그에 대한 존리 대표의 주장은 한결 같다. 

“차명계좌도 없고, 불법 투자도 안했어요. 8개월 가까이 지속된 모함이에요. ‘대한민국에 와서 이럴 수가 있구나’ 실감하게 됐어요.” 

그는 이 모든 과정이 금융문맹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문제될 게 없는 사안이지만 금융지식이 부족한 점을 이용해 논란의 중심에 섰고, 그만큼 기사의 클릭수를 올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책을 쓴 것도 ‘금융문맹 퇴치’를 위한 것인가요?
“책을 안쓰면 미칠 것 같았어요.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맡은 지 9년만에 브랜드가치 1등으로 만들었는데, 하루아침에 브랜드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그동안 ‘한국도 변하는구나’ 하며 뿌듯했는데, 30년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거죠. 나를 믿은 30만명의 고객한테 인사도 못하고 자산운용사를 떠났어요.”
 
생각이 많았겠습니다. 
“개인적인 억울함도 컸지만, 책을 통해 9년동안 느낀 한국인들의 금융에 대한 무지를 얘기하고 싶었어요. 미국에서 35년을 살고, 금융권에서 생활했으니까요. 미국과 한국은 엄청나게 달라요.”

금융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위기에 대응하는 힘이 큰 건 사실입니다. 
“앞으로 10년을 생각하면 한국도 금융의 중요성이 그만큼 큽니다. 저출산, 노인 빈곤, 사회양극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변혁’과 ‘금융 교육’ 밖에 없어요. 앞으로 10년 내가 할 일이죠. 아무리 돈을 써도 출산율이 높아질 수 없거든요.” 

파주에 ‘패밀리 투자 캠프’를 연 특별한 사연이 있나요?
“매일 파주 헤이리 커피숍에 와서 책을 썼어요. 집사람 공방이 근처라 커피숍에 내려주고 갔거든요. 지나가다가 이곳을 알게 됐어요. 너무 좋은 공간인 거죠. 유튜브에 ‘패밀리 투자 캠프’ 관련 내용을 올리면서 여길 알아봤어요. 금융은 온가족이 함께 들어야 효과가 있거든요. 시아버지, 부모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거든요.”

‘패밀리 투자 캠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지난해 11월 첫 캠프를 열어요. 광고 없이 유튜브로만 모집했는데 제주도 등 전국에서 60여명이 왔어요. 오늘(4월 1일)이 다섯 번짼데, 오늘도 70여분이 왔어요. 연령층도, 지역도 굉장히 다양해요. 1박 2일 캠프를 하고 가면 97%가 또 오고 싶다고 해요.” 
 

패밀리 투자 캠프에서 존리 대표.
패밀리 투자 캠프에서 강의중인 존리 대표.

캠프에서는 주로 어떤 걸 강의하시나요?
“자산 규모 같은 건 얘기 안해요. 프린스플, 금융의 원리만 가르치는 거죠. 투자의 기본은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겁니다. 돈 얘길 하면 가족간에 그런 얘긴 처음 한다는 분들도 많아요. 너무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아침에 같이 산책을 하면 다들 표정이 밝아요.”

여성들, 특히 딸들이 금융권에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데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젊은 여성들이 금융업에 진출해야 하는데, 한국은 그런 면에서 세계 꼴찌예요. 금융에 관한한 대부분 꼴찌지만. 금융은 어렵다는 선입견에 한국은 여성 스스로 자기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여대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금융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는 거예요. 너무 놀랐죠. 어렸을 때부터 금융을 못 배웠기 때문이죠. 마케팅은 배우지만. 한국이 금융문맹국이 된 데는 그런 배경이 있는 거 같아요.”

미국은 여성 금융인들이 많죠. 자산운용사 여성 대표들도 있고요. 
“미국은 여성 금융인을 키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합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딸들을 회사에 데려와 아버지와 함께 하루를 보내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그러면서 금융을 가르치는 거죠. 한국은 상황이 완전 다르죠. 금융은 시험 보는 분야가 아니라서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하지만 여성 펀드매니저, 여성 자산운용사 사장들이 많이 나와야 해요. 어린 여성들보면 제가 펀드매니저 하라고 권해요. 그럼 다른 직업에 비해 연봉 3배는 번다고.” 
 
금융업은 터프한 분야라는 인식도 여성들의 진출을 막는 이유인 듯합니다. 
“한국은 금융을 산업이라 생각 안해요. 한국의 먹거리는 바이오, 배터리 등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걸 하려면 돈이 필요해요. 돈이 들어가야 산업이 활성화되죠. 그런데 연기금 등은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굉장히 낮아요. 그래서는 산업이 활성화되기 어려워요. 

연기금이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을 제한할 때, 자주 ‘호수 속 고래’에 비유를 합니다. 
“그게 문제예요. 호수를 강으로 만들 생각을 해야죠. 테슬라 시가총액이 800조원 안팎인데, 현대차 시총이 40조원 정도예요.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테슬라와 경쟁한다는 게 말이 안되죠.”   

자녀들에 대한 금융교육의 중요성도 자주 언급하십니다.  
“한국 와서 보니까 월급 300만원 받는 분이 사교육에 150만원을 쓰더라고요. 충격이었어요. 사교육 대신에 금융 교육을 시켜야죠. 캠프에서는 자녀들이 금융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결국은 어른들에 의해 아이들의 미래가 결정되는 거네요. 
“학교가 아이들의 등급을 매기잖아요. 어른이 만든 거죠. 오늘도 어떤 꼬마가 왔는데, ‘아저씨 여기도 학원이예요?’ 하는데 너무 안타까웠어요. 결국은 어른이 바뀌어야죠. 투자는 기업을 소유하는 거예요. 배당도 따라오고. 엄마가 깨달으면 아이가 부자될 확률이 그만큼 커져요.”  
 

존리 대표는 한국의 향후 10년이 금융산업에 발전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존리 대표는 한국의 향후 10년이 금융산업에 발전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그간 한국에서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분들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중요성만 강조할 뿐 실제 액션 플랜은 빠져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패밀리 투자 캠프’는 제주도 등 지방으로 확장할 계획이고, 나중에는 온라인으로 교육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물론 그뒤 팔로우업을 할 겁니다. ‘주부 투자클럽’이나 ‘직장인 투자클럽’ 등이 그런 곳이죠. 그런 곳에서도 절대 종목 추천은 하지 않아요. 오신 분들한테 먼저 ‘투자 종목을 골라보라’고 하죠. 그 종목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면, 거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거죠. 그렇게 공부하는 겁니다. 투자자들 중에는 시가총액이 왜 중요한지, PER이 뭔지도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액션 플랜을 제시하시나요?
“캠프 참여 후 실제 액션까지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증권사 계좌 개설하고 펀드도 투자해보고요. 과소비다 싶으면 그 연결 고리도 끊어야죠. 오늘 오신 분 중 유학하다 잠깐 귀국하신 분이 있는데, 돌아가지 않고 유학자금으로 투자해보겠다고 하시더군요.” 

역사를 보더라도 금융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국가는 늘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 금융이 발달한 나라는 세계를 지배했고요.   
“세상에는 두 가지 민족이 있습니다. 돈이 일하게 하는 민족과 그렇지 않은 민족이죠. 금융을 가장 잘 아는 민족이 유대인들입니다. 유대인들은 금융의 중요성을 아니까 지금도 세계적으로 파워를 갖고 있죠. 한국이 그래요. 지금 국영수 학원 다니는 아이들과 주식 투자하는 아이들은 10년 후면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투자하시나요?
“개별 주식보다 펀드 투자를 많이 합니다. 물론 ETF도 하고, 주식 투자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제 계좌를 공개하라고 하는데, 그걸 공개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웃긴 얘기죠. 그것도 금융에 관한 편견이에요. 한국은 편견도 많고, 특히 주식을 갬블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기술적 투자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주식 투자는 기술이 아니에요. 대부분 질문이 ‘언제 샀다 언제 팔고, 어떤 주식을 사야 하냐’는 거예요.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 팔라’는 격언도 있고요. 그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예요. 그건 절대 맞출 수가 없어요. 그런 생각에서 깨어나야 해요. 대신 여유자금으로 투자하고, 장기투자를 해야죠.”

그럼 어떻게 투자해야 합니까?
“여유 자금으로 장기적으로 투자해야죠. 장기투자도 3년부터 20년까지 다양해요. 1년 있다 빼는 건 좋은 투자가 아니에요. 종목을 고를 때는 경영진의 자질을 먼저 봐야죠. 경영진의 능력과 투명성이 중요해요. 좀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1만가지 질문이 나옵니다. 그렇게 하면 주식투자가 즐겁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게 중요해요.” 
 

신규섭 기자 사진 홍승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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