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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진실, 혹은 거짓
통계의 진실, 혹은 거짓
  • 신규섭 편집국장
  • 승인 2023.04.1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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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는 진실을 드러내기도, 왜곡하기도 한다. 때문에 숫자 뒤에 가려진 진실을 밝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영국의 과학자, 프란시스 골튼(Francis Galton)은 우생학의 창시자로 알려졌다. 골튼은 여행 중에 한 가축품평회를 방문했다. 품평회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가축의 무게를 알아맞히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표를 사서 자기가 생각하는 소의 무게를 적어낸 뒤 나중에 소의 무게를 달아서 가장 근접한 무게를 써낸 사람에게 소를 상품으로 주는 것이었다.

이벤트의 크라이막스,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소의 무게를 쟀더니 1198파운드가 나왔다. 물론 정확하게 맞힌 사람은 없었다. 놀라운 것은 800개의 용지 중 숫자를 판독하기 어려운 13장을 제외한 787장에 적힌 무게를 평균했더니 1197파운드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집단의 지적능력을 말할 때 가끔 인용하는 에피소드다. 그런데 전체의 평균이 신기하게 실체에 근접할 때가 있다. 가축품평회의 예가 집단적인 지적능력을 말한다면, 오랜 시간 쌓아온 것들이 모인 평균의 힘도 있다. 경험에서 얻은 지혜가 그것이다.

경험에서 얻은 지혜가 말하는 미래

지혜에 대한 호칭은 분야마다 다르다. 의료계에선 이걸 ‘임상’이라 말한다.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전문의가 되는 과정은, 어찌 보면 임상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임상을 쌓는만큼 병을 고치는 지혜도 축적되게 마련이다.

과학 분야에선 이걸 ‘통계’라고 부른다. 통계학의 정의가 ‘집단현상을 수량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특히 국가라는 개념이 확립되면서 통계에 지혜를 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822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만9000명 증가했다. 작년 5월 취업자 증가폭이 93만5000명을 기록한 이후 2월까지 9개월 연속 증가폭이 둔화됐다. 다행히 3월에는 취업자 증가폭이 전달보다 15만명 이상 늘었다.

걱정스러운 점은 상당수의 취업자들이 고령층과 사회복지서비스업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3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54만7000명이 증가했다. 60세 미만 연령대에서는 7만8000명이 감소했다는 얘기다. 2월 고용동향에서도 60세 이상은 41만3000명이 늘어난 반면, 60세 미만은 10만1000명이 줄었다.

국가 전체로 보면 취업자가 고령층과 사회복지서비스업에 쏠리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수출도 올해 들어 4월 10일까지 누적무역적자가 258억달러에 이른다.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에 따른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반도체 분야 경기 침체를 비롯한 제조업의 고용 감소 등에 대해선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 

신규섭 편집국장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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