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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환경칼럼]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김성옥
  • 승인 2023.04.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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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책의 제목처럼 세계적으로 수많은 생물종은 생존하고 존재해야 할 고유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도교, 힌두교, 불교 등에서는 야생과 자연의 모든 것은 강렬한 정신적 체험을 매개하는 연결고리로 인식한다. 자이나교와 힌두교는 살생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으며,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교리에서는 인간에게 자연을 수호할 성스런 책임이 있다고 가르친다.


지구상의 야생 식물과 동물들은 우리에게 여가의 즐거움도 안겨준다. 몇몇 생물종들은 식품, 연료, 목재, 종이, 약품,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경제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또한 어떤 생물종들은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고 새로운 생물종의 탄생에 필수적인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다. 유전공학자들은 이 정보를 통해서 새로운 종류의 곡물과 음식, B형 간염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에 효과적인 백신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최근 지구생명지수(LPI, Living planet Index)를 보면 지난 반세기 동안 3분의 2에 달하는 야생 생물종 개체군의 규모가 감소했다. 이는 2년 전 지구생명지수에 비해 뚜렷한 감소세를 보여준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생물종들을 더 이상 흔하게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이제 점차 빨라지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손실을 멈추고 이를 회복시켜야 할 역사적 시기에 와 있다.

유엔은 1973년 3월 3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을 조인하고, 2013년 3월 3일을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로 정했다. 많은 야생 동식물이 불법 혹은 과도하게 국제 거래되면서 멸종위기에 처하자 이를 막기 위해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인간 활동에 의한 생물종의 조기 멸종

대량 학살로 인해 생물종들이 멸종되면 새로운 생물종들이 등장하여 그들의 빈자리를 메운다. 인간이 21세기 동안 파괴할 생태계의 다양성을 복구하려면 최소한 500만 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모든 종들이 어차피 멸종의 길을 간다면, 우리의 활동으로 인해 몇 종이 좀더 일직 멸종한다고 해서 걱정할 이유가 있을까? 향후 50~100년 동안 멸종 속도를 더 높인다고 해서 큰일이야 일어나겠는가? 

멸종 비율 등 수치를 보고 논란을 벌이거나 더 나은 데이터와 모델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행동할 기회를 놓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대응 방법이다. 더 늦기 전에 심각한 전 지구적 생물 멸종과 생물다양성의 소멸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 전략에 전 인류가 동참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 

생물학자들은 한 생물종이 특정 지역에서 완전히 사라졌지만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있을 때의 생물 멸종을 국지적 멸종(local extinction), 한 생물종의 개체수가 아주 적게 남아서 더 이상 특정 지역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의 생태학적 멸종(ecological extinction), 한 생물종을 지구 어디에서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을 때의 생물학적 멸종(biological extinction)으로 나눈다. 생물학적으로 멸종된 생물종은 영원히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생물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제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모든 생물종의 99.9%가 환경의 급격한 변화, 대량 학살, 수천 년에서 수백만 년에 걸친 개체 감소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멸종의 길을 걸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한 생물종의 대규모 멸종이 수 세기 혹은 길게는 1,000년마다 일어나는 멸종 주기론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모든 생물종들은 언젠가 멸종한다. 그러나 인간의 활동이 생물종의 조기 멸종을 앞당긴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하기 전, 추정 멸종 비율은 1년에 100만분의 1 정도였다. 이 수치는 현재 연간 생물종 멸종 비율의 0.0001%에 불과하다. 학자들은 현재의 멸종 비율은 인간이 지구상에 나타나기 전보다 1,000~10,000배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는 1년에 전체 생물종의 0.1~1%가 멸종되고 있다. 

『지구생명보고서 2020』는 자연이 우리에게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며 인간의 자연 파괴는 야생동식물의 감소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 삶의 질에도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가져온다. 자연은 수백만 년의 역사 중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인간이 식량과 에너지를 만들고 쓰는 방식, 자연을 고려하지 않는 지금의 경제 모델이 자연을 한계까지 내몰고 있다. 코로나19는 인간과 자연의 잘못된 관계를 분명히 나타내고, 인간의 건강과 자연의 건강의 깊은 상호 관계를 깨닫게 한다. 

WWF 사무총장 마르코 람베르티니는 “이제는 전 세계가 ‘자연과 인류를 위한 뉴딜(New Deal for Nature and People)’에 합의해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손실이 아닌 회복으로 추세를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자연의 건강성을 높이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인류의 건강과 생계 수단을 오랫동안 보호하고, 후손들에게 안전한 미래를 물려줄 최고의 방안이다.”라고 제안하고 있다. 

우리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세계 각국 정부의 결정과 기업, 시민들의 행동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세계 지도자들은 건강한 사회와 경제 발전의 토대인 자연을 보호하고 복원하는 혁신적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글 김성옥(사단법인 G-미래환경협회 회장) 사진 픽사베이

                                                        

 

김성옥 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겸임교수·연구교수로 재직한 김성옥 회장은 여성 권익향상과 차세대 지도자, 그리고 여성과학·공학자 교육에 봉사해 왔다. 현재 사단법인 지(Global)미래환경협회에서 시민환경과학자교육을 중심으로 건강한 지구환경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양성평등 진흥을 통하여 국가사회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로 대한민국 정부 포장 개인 ‘국민포장’을 받았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제17~18대 중앙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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