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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칼럼] 숲은 우리에게 청산에 살라하네
[환경칼럼] 숲은 우리에게 청산에 살라하네
  • 김성옥
  • 승인 2023.05.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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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음식, 나무, 약재료, 신선한 물, 그리고 우리가 숨 쉬는 공기를 포함한 광범위한 자원을 제공한다. 나무가 없다면, 인류를 지탱하는 생태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울창한 숲의 나무를 포함한 식물들은 자라면서 대기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열대우림에만 210기가 톤이 넘는 탄소가 저장되어 있는데, 이는 인간 활동에 의해 매년 배출되는 양의 7배에 달하는 양이다.

숲은 나무가 우거진 곳이다. 식물 공동체인 숲은 지구 전체 면적의 약 9.5%, 육지 면적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의 순환, 토양의 생성과 보존에 영향을 주고 많은 생물의 서식지이다.

숲은 극지방, 고산지대, 사막과 같은 수목한계선 이외의 지구 전역에 존재한다. 숲을 이루는 나무의 종류는 기후에 따라 다르다. 온대나 열대에서는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나, 냉대, 한대 기후에서는 침엽수가 주종을 이루기도 한다. 그리고 숲은 1헥타르당 44명이 숨쉴 수 있는 산소를 제공해주며, 많은 먼지를 걸러낼 수 있다.

숲의 생태적 혜택은 토양침식의 감소, 물의 흡수와 방출, 물의 정화, 공기 정화, 지역 기후에 영향, 대기 탄소의 저장, 및 야생 동물에게 서식지 제공 등이 있으며, 경제적 혜택으로는 땔감, 목재, 펄프, 채광, 가축 방목, 일, 여가 등이 있다.

숲은 순수한 우리말로, 조선 초기에 간행된 월인석보나 석보상절에도 나타난다. 그후 숩ㅎ, 수풀, 숩풀로 쓰이다가 오늘날의 숲이 되었다. 이것은 방호림, 방풍림, 방수림 등 사람들의 생활환경을 보호하던 숲을 일컫는 데 주로 사용되었으며, 수풀 임과 더불어 신라시대의 기록에도 나타난다(한국의 사찰숲, 2016).

지속 가능한 숲

세계자연기금(WWF)의 2001년 연구에 따르면 세계 숲의 1/5도 안 되는 숲들만이 지속가능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20년간 전 세계에서 프랑스 국토 면적만큼의 숲이 자연적으로 재생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위적으로 수목을 심은 게 아니라 자연적으로 복원된 숲만 살핀 결과다.

하지만 이 연구를 수행한 환경 단체는 복원된 숲보다 더 넓은 면적의 숲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가 수행된 지난 2018년부터 2년 동안 파괴된 숲의 면적은 3억 8600만 헥타르로 복원된 숲의 6배를 넘는다. 이전 연구들은 매년 영국 국토(2436만 1000㏊)만큼의 숲이 목재 벌목과 농지 확보를 위해 사라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해에는 1200만 2000 헥타르만큼의 숲이 사라졌는데, 이는 2019년에 비해 12% 늘어난 수치다. 특히 아마존, 콩고, 동남아시아 등에 있는 열대 우림에서만 420만 헥타르의 숲이 사라지는 등 산림 파괴가 급증해, 관련 기록이 집계되기 시작한 2002년부터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숲이 기후변화를 억제하고 종 다양성을 보존하는데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올해에도 아마존에서만 1만 6996 헥타르의 숲이 밀려 나갔다. 이는 서울 면적(약 605㎢)의 2. 6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숲 파괴 발자국(Deforestation Footprint)

전 세계의 거대한 숲이 매일 파괴되고 있다. 각종 개발 사업과 목재 이용 증가 및 산업, 농경지 확장 등 대부분 지속가능하지 않은 인간의 활동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우리의 인식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종종 숲을 보호하는 것보다 베어내는 것을 더 경제적인 활동으로 여기고 있다.

2021년 숲 파괴 발자국을 계산한 연구 논문이 학술지 ‘네이처 에콜로지 · 에볼루션’에 실렸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무역을 통해 한 나라에 들어오는 제품이 얼마나 많은 나무를 없애며 만들어졌는지, 제품 수입이 얼마나 많은 숲 파괴를 불러왔는지 수치로 계산하고, 이를 숲 파괴 발자국이라 명명했다.

이 논문의 저자인 호앙(Nguyen Tien Hoang)교수는 "숲 파괴의 책임을 공공과 개인,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져야한다"며 "개발된 나라들이 개발 중인 나라들로 하여금 자국의 숲을 보호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은 소비자인 우리는 내가 소비하는 상품의 시작인 숲을 생각해서 내가 소비하는 상품의 원산지 확인하기, 숲을 파괴하는 수입품을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기. 팜유가 원료인 상품을 확인하고 가능한 대체상품 찾아보기, 초콜릿, 커피 같은 기호식품 줄이기 등 소비를 최소화하는 일이야말로 숲을 지키는 일이다.

심조불산!

건강한 열대우림은 잘 타지 않는다. 숲을 무분별하게 태우거나 베어내면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로 인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뭄과 산불 등에 더욱 취약해진다. 또한 이산화탄소의 주요 흡수원인 숲이 더 많이 훼손되고 손실될수록 기온은 상승하게 된다. 이상고온 현상은 나무에게 스트레스 및 질병을 유발하여 산림이 고사하는 악순환을 낳는다고 한다.

산불 피해가 늘어나는 것이 근본적으로는 기후변화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산불이 늘고 있는데, 지구 기온이 오르고 가뭄이 잦아진 탓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발표된 유엔의 보고서 세 가지는 모두 산불 증가가 기후변화 탓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 탓이라면 앞으로 산불 대응도 달려져야 한다. 기후변화 적응 차원에서 길게 보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 보고서 중 지난해 유엔 환경계획(UNEP)이 공개한 산불 보고서('들불처럼 번지다 : 이례적인 산불로 인해 증가하는 위협')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토지 사용 변화로 인해 2030년까지 거대한 산불이 14%, 2050년까지 30%, 21세기 말에는 50% 증가하는 등 산불이 빈번해지고 강렬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산불이 여러 종의 동식물들을 멸종 위기로 내몬다고도 덧붙였다. 육상 식물과 동물의 80%는 숲에서 서식하며, 열대우림에는 다른 어떤 육상 서식지보다 더 많은 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산림 벌채는 지역사회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만, 때로는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글 김성옥(사단법인 G_미래환경협회 회장) 사진 픽사베이

 

 

김성옥 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겸임교수·연구교수로 재직한 김성옥 회장은 여성 권익향상과 차세대 지도자, 그리고 여성과학·공학자 교육에 봉사해 왔다. 현재 사단법인 지(Global)미래환경협회에서 시민환경과학자교육을 중심으로 건강한 지구환경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양성평등 진흥을 통하여 국가사회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로 대한민국 정부 포장 개인 ‘국민포장’을 받았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제17~18대 중앙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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