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우리 경제가 설비투자 냉각에도 민간소비가 훈풍을 불면서 0.3% 성장했다. 전문가 예상치와 비슷하거나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속보치)이 0.3%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0.4% 성장에서 한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경제 전문가들이 예측한 전망치인 0.1~0.3%와 비슷하거나 약간 나은 수준이다. 앞서 한은은 우리 경제가 1분기 소폭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한은의 예상이 들어맞으며 올 연간 전망치 달성에도 힘이 실린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인 1.6%를 소폭 밑돌 것이라고 이달 발표했다.
1분기 성장률을 자세히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전분기보다 0.5% 증가해 지난해 4분기(-0.6%) 감소세에서 반등했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소비가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 위주로 전분기 대비 3.8% 증가했다. 지난 4분기(-4.6%)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소비와 건설투자는 각각 0.1%, 0.2% 늘었다. 다만 설비투자가 기계류 감소로 인해 -4.0% 줄어들면서 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렸다.
우리나라에서 분기별 설비투자가 전기 대비 이같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9년 1분기(-8.3%) 이후 4년 만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이 각각 2.6%, 1.8% 성장한 반면 서비스업은 도소매·숙박음식업 등이 줄면서 나홀로 -0.2% 뒷걸음쳤다.
1분기 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순수출(수출-수입)이 -0.1%p를 기록했다. 수출이 전분기보다 늘었지만 수입 또한 3.5% 증가하면서 순수출은 이번에도 우리 경제 성장을 늦춘 셈이다.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3%p로 나타났다.
반면 설비투자가 성장률을 -0.4%p 큰 폭으로 끌어내리면서 민간소비 기여도를 상쇄했다.
정부소비는 기여도가 '0'이었으며, 그나마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성장에 0.1%p 보탬이 됐다.
이로써 민간은 성장에 0.4%p를 기여한 반면 정부는 0.2%p 성장을 끌어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8%로 실질 GDP 성장률을 상회했다.
우리나라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1분기(-1.3%)·2분기(-3.0%)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낸 이후 2020년 3분기(2.3%)부터 9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달성한 바 있다.
작년 4분기에는 2년6개월(10분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썼다.
각각 2020년 4분기 1.2%, 2021년 1분기 1.7%, 2분기 0.8%, 3분기 0.2%, 4분기 1.3%, 2022년 1분기 0.6%, 2분기 0.7%, 3분기 0.3%, 4분기 -0.4%를 기록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한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