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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훈 특집 “누구나 당신의 때가 온다”
안성훈 특집 “누구나 당신의 때가 온다”
  • 장은진
  • 승인 2023.05.01 11:39
  • 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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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진 이 작은 재능으로 많은 분들께 때로는 위로가 되어 드리고
때로는 행복을 드릴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되도록 평생 노력하겠습니다.”

<미스터 트롯>2의 우승자로 5억 상금을 거머쥐고 출연자들과 함께 주위의 쏟아지는 축하를 받던 안성훈. 58만 3900표를 얻어 1위를 한 안성훈의 촉촉한 눈가에는 만감이 교차해 보이는 듯했다. 올해 나이 만 34살. 딱 좋을 나이다. 트로트로 일찌감치 방향을 잡고 데뷔해 송가인의 소속사에서 전국 팔도의 축제를 돌며 함께 고생하고 노래했던 누이는 세상 최고 스타가 되어 바빠졌건만 안성훈은 <미스터 트롯 1>으로 주목 받았어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하지만 3년 동안 절치부심 끝에 갈고 닦은 실력으로 그는 다시 진이라는 왕관을 쓰고 안성훈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알렸다.

그가 마지막 인생곡 미션에서 불러 준 패티킴의 ‘그대 내 친구여’는 경연이 한참 지난 지금도 멜론 성인가요 TOP 100순위에서 두 달째 연속 10위권 내에 머물고 있다. 갓 스무살이 넘어서 도전했던 험하고 쉽지 않았던 트로트 가수의 길, 그 고비고비마다 들이킨 고배는 그를 더 강하고 탄탄하게 단련시켰고 이제는 한참 어린 후배들을 다독일 만큼 여유 있는 모습으로 그를 성장시켰다. 공식 팬카페에는 1만 명이 넘는 팬들이 그를 응원하고 있다.

그의 이름처럼 안성맞춤이 된, 이제 막 그의 때가 열리기 시작한 남자, 기다리며 자신의 시간을 맞이한 안성훈이 보여주는 삶의 철학 ‘누구에게나 당신의 때가 옵니다. 그는 그렇게 소리 없이 노래로 말해주고 있었다.
 



소리없이 강했던 반전 매력의 강자, 안성훈

이번 <미스터 트롯>2의 절대자를 가리는 경합은 예상외로 난항이었고 안개 속이었다. 3년 전과 또 달라진 트롯 강자들의 판도는 강력해진 실력자들의 등판과 더불어 다양한 장르에서 출사표를 던진 젊은 실력자들이 대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도전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한겨울에 시작된 <불타는 트롯맨>과 <미스터 트롯>의 맞대결은 더 높아진 상금 액수와 치열한 경쟁으로 과연 누가 왕좌의 영광을 차지할지, 과연 두 오디션 프로그램이 내건 컨셉대로 실력과 스타성을 두루 갖춘 신선한 얼굴 찾기에 성공할지가 관건이었다.

이렇듯 불타는 라이벌전이 된 두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을 보며 느낀 것은 트로트가 확실히 젊어졌으며 참가자들의 실력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시즌 1에서는 군계일학인 몇몇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고 결국 우승을 했다면 3년의 시간이 지난 시즌2는 참가자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고 해야 할까. 막상막하 실력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를 거치며 트로트는 세대를 초월한 폭넓은 사랑을 받았고 그 결과 대중음악 장르의 융합을 가져왔다. 이제 트로트는 단지 어르신들의 음악이 아닌 여중생들이 노래방에서 신나게 스트레스를 풀고 예닐곱 살 꼬마들도 능숙하게 따라부르는 익숙한 장르가 됐다. 트로트 다시 부르기의 유행은 2013년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를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부른 FT아일랜드 이홍기의 2023년 버전 ‘아모르파티’를 음악 차트 1위에 수 주째 올려놓고 있을 정도다.

이제 트로트는 젊어졌을 뿐만 아니라 융합과 혼종으로 달라지고 있다. 트로트 프로그램의 꺼지지 않는 인기는 국악, 정통 성악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던 젊은 뮤지션들과 어린 나이에 신동으로 데뷔한 유소년 참가자들의 폭발적인 참여를 불러왔다. <미스터 트롯>2의 최고 연장자인 48세 김용필, 최연소자 황민호가 10살인 참가자들의 나이만 보더라도 트로트란 장르가 얼마나 대중적으로 확대됐는지 알 수 있는 사례이다. 또한 젊어진 트로트는 대학부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들의 나이는 평균 23.8세였다.

 

'미스터트롯2' 톱7(TV조선 제공)
'미스터트롯2' 톱7(TV조선 제공)

 

<미스터 트롯>1은 당시 30살의 나이로 출전한 임영웅도 젊은 편에 속했지만 2023년 <미스터 트롯>2는 최수호, 박지현, 윤준협, 송민준 등 대학부와 샛별부 출전자들 모두 20대 초중반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런 신선한 얼굴들 속에서 이미 시즌 1의 출연으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안성훈의 포지션은 오히려 애매한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1 데스매치에서 이찬원을 지목해 실력이 있었음에도 아깝게 탈락한 경연자 1순위였던 그가 이번에 또 박서진과 데스매치를 하게 되자 강자만 고른다고 ‘쌈닭’이란 별명까지 붙을 정도였다.

데스매치는 특성상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우승 후보자들도 예상치 못한 변수로 탈락되는 일이 벌어지는 관문이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경쟁 속에서 안성훈 역시 컨디션 조절에 난항을 겪었다. 어느 라운드에서는 최고조의 컨디션을 보여주다가도 다음 대결에서는 안 좋은 목 상태와 긴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무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묘미라지만 그를 응원하는 팬들은 가슴이 졸아들었을 것이다. 실력이 비슷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출연자들 사이에서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을 한방에 확 치고 올라가야만 할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랬던 그가 우승에 쐐기를 박은 곡은 리듬감 있는 댄스 트롯으로 변신한 작곡가 미션 ‘싹가능’과 인생곡 미션에서 선택한 패티김의 ‘그대 내 친구여’였다. 인생곡 미션은 시즌1의 영탁이 이미자의 ‘내 삶의 이유 있음은’을 선택해 자신의 노래 인생 15년을 노래했듯이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한국 대중가요사의 명곡을 선택해야 유리함은 물론이거니와 가수로서 강력한 이미지 어필도 해야 한다. 안성훈은 이 모든 것을 다 충족시키는데 성공했다. 자신의 가창력도 어필함과 동시에 진지하게 비장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폭발시켰다. 대성공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해주길 바랐던 심사위원들과 방청석에서는 환호와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대 내 친구여’는 2008년 패티김의 50주년 기념 앨범에 수록된 타이틀곡으로 80, 90년대 활발하게 활동한 작곡가 하광훈이 작사, 작곡한 곡이다. 패티김이 부르는 원곡을 들어보면 담담하고 잔잔하게 자신이 걸어온 인생 옆에 있어준 팬들과 지인에 대한 감사가 인상적인 은발의 디바가 부르는 노래라면 안성훈은 자신의 스타일로, 남성 보컬이 부르는 원곡의 또 다른 깊이와 가사에 담긴 인생의 웅장함을 보여주었다. 지난 3년간 실력을 갈고 닦은 안성훈이 쌓아온 내공과 전략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안성훈은 자신을 따라다니던 정통 트로트 맨이라는 선입견을 갈아치우고 결승전 최고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가 ‘그대 내 친구여’를 부를 때 들으면서 눈물을 닦는 방청석 관객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목소리의 힘, 그게 가능했던 안성훈의 변신이자, 우승에 한발 더 가까이 간 그의 진심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안성훈(미스터트롯2 진-가운데), 박지현(선-왼쪽), 진해성(미)

 

‘사형제’의 경험이 가져다 준 탄탄한 성장

안성훈이라는 출연자를 눈여겨 본 것은 2020년 출연한 <미스터 트롯>1의 직장부 예선전에서 부른 ‘울엄마’부터였다. 고음에서 터져나오던 정통 트로트의 굵직하고 안정적인 음정, 탄탄한 기본기와 기교에 숨은 고수가 또 한 명 등장했구나 했지만 그를 오래 볼 수 없었다. 두 번째 무대였던 직장부 팀미션 ‘천년지기’에서 안정적인 보컬로 리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3라운드 데스매치에서 고른 ‘아씨’의 선곡이 너무 올드했는지 이찬원의 ‘울긴 왜 울어’의 성량에 묻혀버리는 상황을 보고 안타까웠다. 그는 데스매치 전에서 대진운이 안 좋아서 떨어진 경연자 중 한 명이었다. 그렇게 탈락한 안성훈은 패자부활전으로 다시 살아나고 영탁의 선택으로 김수찬, 남승민과 팀을 이루어 기부금 미션과 에이스전을 함께하는 4형제라는 팀이 된다. 맏형 영탁이 꾸린 팀에서 그는 둘째 형으로 타짜의 김혜수 성대모사를 하는 등 의외의 반전매력개인기도 보여주며 효도 컨셉의 기부금 미션에서 진성의 ‘울 엄마’를 부르며 엄마 전문 가수로 등극하게 된다.

영탁은 안성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데스매치 전에서 패배했다는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잘 해주었고 내마음 속에 가장 훌륭했던 동생’이라고 밝혔으며 그 후에도 영탁의 고향 안동 후배인 영기와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하는 안성훈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었다. 영탁에게 선견지명이 있었던 건지 몰라도 자신의 마음속에 가장 훌륭했던 동생 안성훈의 우승 소식에 누구보다도 가장 많이 기뻐하고 축하해줬을 것이다.

이렇게 <미스터 트롯>1 에서는 ‘울엄마’ 두 곡과 ‘천년지기’ ‘아씨’만을 듣고 아쉽게 굿바이를 했던 안성훈은 그 후에 가요무대와 각종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도 생계를 위해 어머니와 함께 주먹밥 집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그 때 ‘음악을 포기해야 하나, 다들 성공해서 앞서 나가는데 나만 이러고 있네’ 라며 힘들었을 때 자신을 다잡아준 존재가 바로 주먹밥 집을 찾아 온 팬들이라고 밝혔다. 주먹밥 집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응원의 메시지들과 카드, 편지, 포스트잇에 붙인 힘내라는 한줄 응원의 글들은 폐업 후에도 안성훈이 자신의 방으로 가지고 와서 꾸며놓았고 그 장면이 <미스터 트롯>2에 방영되기도 했다. 그렇게 효도하는 아들, 착하고 성실하며 친근한 안성훈의 새로운 출발은 3년 전 4형제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실력과 인성 덕분인 것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안성훈(사진제공=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안성훈의 노래 인생 : 그때도, 지금도 엄마 바라기

안성훈의 첫 시작은 어땠을까? 트로트 가수라면 반드시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다고 해도 좋을 만큼 <전국노래자랑>은 스타들의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자료이며 안성훈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12년 <전국 노래자랑> 원주 편에서 전역한 지 일주일 만에 출전한 뿔테 안경의 까까머리 안성훈. -----

------------(중략) 전문_퀸 5월호
 

글 장은진 사진 뉴스1, TV조선

장은진
부산 경성대학교 글로컬문화학부 조교수. 영상 콘텐츠와 대중문화, 팬덤을 연구하며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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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봉장 2023-12-10 19:51:20
효심 인성 실력 모두 갖춘 최고가수 안성훈 가수님 응원합니다. 승승장구하기를 기원합니다 .

KEA 2023-05-04 23:26:26
안성훈 미스터트롯2 우리 성훈 가수님이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노래 불러주세요 언제나 묵묵히 응원합니다

연중무휴 2023-05-02 20:03:12
안성훈님의 내공으로 이룬 이번 성과에 박수를 보냅니다.
매일매일이 똑같은 일상을 보내는 우리도 열정을 가지고 시작하는 일에 있어서 본보기로 삼고 노력하겠습니다. 응원합니다.

박옥란 2023-05-02 16:53:16
안성훈님의 얘기는 다시 봐도 감동입니다..
힘들게 이루었으니 누가 말씀하셨듯 그 불이 영원히 꺼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진심은 꼭 이루어짐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범양이 2023-05-02 12:21:46
안성훈님의 재도전으로 이루어낸 영광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많은 분들께 위안과 기쁨을 주는 훌륭한가수로 승승장구 하시길 바래요 안성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