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에 임신 중인데 너무 배가 고파요. 돈은 다음 주말 되기 전에 이체해드릴게요."
이 같은 요청사항이 적힌 주문서를 받은 프랜차이즈 분식점 사장이 손님의 이전 주문 내역을 확인하고선 망설임 없이 음식을 보내준 사연이 공개됐다.
A씨는 지난달 3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손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마음 아픈 일"이라며 겪은 일을 전했다.
이날 A씨는 아르바이트생으로부터 "어떻게 처리할까요?"라는 물음과 함께 손님의 요청사항을 전달받았다.
요청사항에는 "사장님 안녕하세요. 제가 미혼모에 임신 중인데 너무 배가 고파요. 당장은 돈이 없어서 염치없지만 부탁드려봅니다. 만약 주문된다면 돈은 다음 주말 되기 전에 이체해드릴게요. 제발 부탁 좀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여태 이런 종류의 주문을 무수히 봐왔고 응한 적 없지만 '미혼모' '임신 중' 등 단어 선택이 거짓말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장들이 쓰는 앱을 확인해보니 저희 매장에 13번째 주문이라고 떴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에게 연락드려보니 목소리가 아무리 많아 봐야 20대 초반 정도였다. '원래 먹던 곳이라 부탁드려봤다. 민폐 끼쳐 너무 죄송하다'면서 울었다"며 "주문금액도 딱 최소 주문금액에 맞춰서 시켰다. 지난 주문 내역 찾아보니 전부 최소주문 금액에 딱 맞는 주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아르바이트생에게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이건 보내줘라"라고 지시했다. 그는 "원래 안 해주던 걸 해줬으니 돈은 안 받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보내드렸는데, (손님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마음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님 말대로 정해진 기한 내 이체하거나 저 말이 사실이라면 출산하고 어느 정도 몸조리 끝날 때까진 도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어떻게 하면 자존심 상하시지 않게, 기분 나쁘지 않게 확인해 볼 수 있을까요? 마땅히 조심스러운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 글을 본 자영업자들은 A씨의 선행에 감동받았다. 이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서 사장님의 그 따뜻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 "한 번 속는다는 생각으로 좋은 일 하신 사장님을 응원한다", "사장님 가게에서 12번이나 주문한 손님이니 믿고 보내드려도 될 것 같다. 따뜻한 마음 응원한다", "돈쭐나셔라" 등 댓글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전 못 믿겠다. 우선 약속을 지키는지 두고 봐라", "집 앞에서 직접 임신 여부 확인하지 않는 이상 모른다", "불편하시겠지만 포장으로 가능하다고 직접 오셔서 받아 가라고 해라. 그래서 (임신 여부) 확인하고 사실이면 드시고 싶을 때 종종 오라고 하면 될 것 같다" 등 손님을 확인해보라고 강조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