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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장률 전망 1% '턱걸이' … "中 교역에서 많은 흑자 보던 시대 지났다" 
한국 성장률 전망 1% '턱걸이' … "中 교역에서 많은 흑자 보던 시대 지났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5.08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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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도 한국의 성장률은 여전히 1% 턱걸이 수준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교역에서 큰돈 벌던 시기는 지난 것 같다'는 정부의 평가처럼, 중국의 경제 반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지연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에 민간 기관 사이에서는 올 한국의 성장률을 '0%대'로 보는 의견이 속속 제기된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주요 투자은행 8곳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1%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가 종전 1.9%에서 1.4%로 한 달 새 전망치를 0.5%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반면 씨티가 0.7%에서 0.8%로, 노무라가 -0.4%에서 -0.1%로 각각 0.1%p, 0.3%p 상향 조정했다.

이로써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바라보는 평균 시각은 기존과 똑같이 유지됐다.

주목할 점은 주요 투자은행들이 한국의 성장률을 변함없이 냉정하게 바라보면서도, 중국의 성장률은 거의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는 사실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지난 4월 말 기준 투자은행 9곳의 올해 중국 성장률은 6.0%로 한 달 전보다 0.3%p 올랐다.

중국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기관만 9곳 가운데 5곳으로 과반이었다.

구체적으로는 △BoA-ML(6.3%) △씨티(6.1%) △JP모건(6.4%) △노무라(5.9%) △UBS(5.7%) 등이 눈높이를 높였다.

이는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활동 재개)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지연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정부마저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흑자를 쌓던 시기는 지났다'는 평가를 내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미국 출장 중 기자들과 만나 "과거처럼 중국이 우리 경제에 빠르게 반등의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면서 "한국이 중국과 교역에서 많은 흑자를 보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언급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성장률이 제조업 위주로 1%p 높아질 경우 한국의 성장률은 0.11%p 상승, 서비스업 위주로 높아질 경우 0.08%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6년에 이 효과는 0.30%p로 조사된 바 있다. 불과 7년 새 중국 경제의 견인 효과가 서너배 급감한 셈이다.

이대로면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기대를 걸던 한은과 정부의 연간 전망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앞서 정부와 한은은 우리 경제가 올해 '상저하고'의 흐름을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상반기에는 1.1%로 저조한 성장률을 나타내지만 하반기 들어 2.0%로 반등하면서 연간으로는 1.6%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한은, 2월 기준)이다.

그러나 실제로 상저하고 흐름이 뚜렷할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찍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한 위원은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주요 선진국의 강한 통화 긴축 효과가 올 하반기에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화학, 철강, 기계와 같은 비(非) IT 산업의 경기 흐름이 특별히 좋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우리 경제가 뚜렷한 상저하고 움직임을 보일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상저하고가 뚜렷하지 않다는 뜻은 전반적인 연간 성장세가 제약된다는 의미다.

이에 민간 기관에서는 우리 경제가 올해 0%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내놓는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수요 둔화 압력 속 전기 대비 평균 0% 초반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연간 성장률은 1%에 못 미칠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정부·한은과 같은 상저하고 예상을 유지 중이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지난 4일 인천 송도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하반기부터 한국이 중국 리오프닝의 수혜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달 IMF는 올해 우리 성장률을 세계 경제(1.3%)보다 높은 1.5%로 예측한 바 있다.

앞서 한은은 올 연간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를 약간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망치를 어느 수준까지 낮출지는 미지수다. 오는 25일 수정경제전망 발표 때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한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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