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nd less than you earn. Pay yourself first.”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지’,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면 다음은 자연스럽게 ‘돈을 어떻게 소비할지’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난한 이유를 월급을 비롯해 수입이 적다고 믿는다. 물론 수입이 많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그만큼 경제적 독립을 이루는 데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젊을 때 수입이 많던 사람들 중에 노년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소비가 수입보다 많아서는 안 된다. 필자의 경험을 보면, 미국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월급이 턱없이 부족했다. 부모님까지 모시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은 더 컸다.

꼭 필요한 소비가 아니면 최대한 줄였다. 그럼에도 월급의 10%는 반드시 노후를 위해 투자를 했다. 신용카드 사용은 극도로 피했고, 소비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Pay yourself first”

노후 준비를 위한 영어 격언이 있다. “Pay yourself first." 돈이 생기면 가장 먼저 본인을 위해 사용하라는 뜻이다. 지출 순위 맨 위에 ‘본인의 경제독립을 위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에서도 열심히 일한 당신 스스로 칭찬을 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안타까운 사실은 자신을 칭찬하는 방법이 소비에 국한되어 있는 사실이다. 수입이 생기자마자 여행을 떠난다거나 비싼 명품을 사는 것으로 자신을 칭찬하는 것은 고생한 내 자신에게 미래의 부채를 안겨주는 것과 같다. 결국 경제 독립의 길과는 멀어지는 선택이다.

많은 인문학 강의를 듣다보면 고개를 끄떡이다가도 무책임한 돈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너무 안타깝다.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한 최고의 선물은 미래의 경제 독립이다. 내 노력에 대한 보상은, 나를 위한 선물을 ‘소비 대신 투자’로 바꾸는 용기와 현명함이 필요하다.

한국 사람들이 경제 독립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소비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소비한다. 그렇다보니 신용카드에 의존하고, 결국 빚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한다.

2015년 조사에 의하면 평범한 한국인들은 자녀 사교육비, 식료품, 외식비 등에 전체소득의 60% 이상을 쓰지만, 노후준비를 위한 연금 등에 쓰는 돈은 1% 수준으로 아주 미미했다. 반면 부자들은 노후준비를 위한 연금과 사회보험에 22%를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들의 잘못된 소비 중 그 첫 번째가 과도한 사교육비다. 수입의 30%가 넘는 돈을 사교육비로 쓰는 한 경제 독립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투자를 할 때 수익률을 항상 염두에 둔다. 소위 투자대비 수익률이다(ROI, return on investment). 은행에 예금을 하면 기대수익률이 시중은행 이자율이고, 주식에 투자하면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막연한 불안감에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수익율이 -100%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잘못된 소비다. 이 소비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주식을 사주거나 창업 자금으로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에서 1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돈이 30조에 달한다고 한다. 잘못 쓰이는 돈이다. 특히 경제 독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끊는 용기가 필요하다.

복리의 마술을 믿고, 하루라도 빨리 노후를 준비해야

지출 우선순위를 정할 때 노후를 위한 투자가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 나이가 20대라면 수입의 10%만 해도 충분하다. 노후를 준비할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대면 10%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20% 이상 노후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 40대가 되면 30% 이상, 50대는 노후를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수입의 50%를 투자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루라도 젊었을 때 시작해야 한다.

수입에서 노후준비를 위한 자금을 제하고 난 금액으로 소비를 시작해야 한다.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목록들인 집세 혹은 주택담보대출 상환, 전기세, 통신비용 등은 노후를 위한 투자다음 순위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이러한 목록들의 지출이 이루어지고 나면 아마 남는 돈이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렵겠지만 여기서 지출을 멈춰야 한다. 지출이 수입보다 많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처음에는 고통스러울지 모르지만 점점 경제 독립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재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금액이 크지 않을지 모르지만 복리의 마법을 만나게 되면 그 금액이 나중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크게 늘어난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노후를 위한 투자와 반드시 필요한 소비를 하고 나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 자동차를 소유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모든 강연에서 사교육비를 줄이고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그 돈을 투자에 쓰게 되면 노후준비 기간은 그만큼 짧아진다.

노후 준비를 위한 10가지 팁

노후 준비를 위한 투자 팁,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작은 금액이라도 당장 시작하라. 그리고 사교육비는 과감하게 줄이거나 없애라.

2. 당장 증권회사에 가서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개설하라.

3. 작은 금액이라도 매일매일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통해 다양한 주식형 ETF 등을 매입하라.

4. 투자금액의 수익률에 연연하지 마라. 10년 혹은 20년 후에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5. 더 이상 부자처럼 보이지 말아야 한다. 부자처럼 보이려면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6. 돈이 나의 계좌에서 머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려야 한다. 돈이 나가는 순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7. 신용카드는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다. 신용카드 부채는 나의 미래를 망친다.

8.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숫자가 나의 순자산 가치다.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큰 금액이 되는 것을 경험해야 한다.

9. 온 가족이 모두 다 실천해야 한다.

10. 주위의 잘못된 소비에 관한 조언은 가능한 무시하라.

존리 '존리의 부자학교' 대표

신민섭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