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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경기 침체에 '리스크 관리' 집중 ... 2분기에도 대출 심사 깐깐할 듯
2금융권, 경기 침체에 '리스크 관리' 집중 ... 2분기에도 대출 심사 깐깐할 듯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3.05.23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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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종료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저신용자 대출 문턱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건전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더 깐깐하게 대출 심사에 나서는 모습이다.

23일 여신금융협회 카드론 신용점수별 금리 공시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롯데·우리·하나·현대) 중 500점 이하 차주 대상으로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은 카드사는 6곳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과 3월까지만해도 500점 이하 구간에서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은 카드사는 5곳이었는데 4월 들어 1개사가 더 늘었다.

지난해 중앙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올해부터 경기 침체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였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긴축 종료 신호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는 있지만, 그와 별개로 누적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조달비용이 급격히 오르면서 우량 차주를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해왔는데, 올해도 그 여파로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카드론 조달비용에 반영될 때까지는 3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드론 취급 금리도 더 낮아졌다. 조달 비용인 여전채 금리가 하락한 영향도 있었지만, 우량 차주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한 영향도 있다. 협회 공시에 따르면 4월 7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취급 금리는 12.87~14.56%으로 전월 12.89~14.75%와 비교하면 상·하단 금리가 각각 소폭 내려갔다. 1월 14.67~15.9%와 비교하면 큰폭 하락했다.

저축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3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중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 대출을 공급하지 않은 곳은 11개로 나타났다. 1월부터 3월까지는 10곳이었는데 지난달 들어 1곳이 더 늘었다. 3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3월 32개사에서 4월 31개사로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조달비용인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지난 1월말 4.71%에서 2월말 3.79%, 3월말엔 3.77%로 하락했다. 4월말엔 3.87%로 소폭 올랐다.

모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금융시장 상황이 불안정해질 때 조달비용이 급격히 올랐던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며 "더군다나 연체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설명처럼 2금융권의 연체율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저축은행 업계의 잠정 연체율은 5.1%로 전분기 대비 1.7%포인트(p) 올랐다. 2016년말 이후 6년 만에 5%를 넘겼다. 7개 전업 카드사 중 현대카드를 제외한 6개 카드사의 연체율도 모두 1%대를 넘겼다.

이들 2금융권은 당분간 대출 문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 1분기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비은행금융회사 여신 담당자는 올 2분기 "대출 태도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 이유로 "연체율 상승에 따른 관리 강화"를 들었다.

 

[Queen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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