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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자녀 교육] 효의 근본은 가족 사랑에서
[명가의 자녀 교육] 효의 근본은 가족 사랑에서
  • 목남희
  • 승인 2023.06.1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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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7형제 가족.
우리 7남매는 저마다 자신이 아버지, 어머니의 특별한 자식이라고 생각했을 만큼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은 이미 세계에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아이를 오직 좋은 대학에 보내야겠다는 일념으로 그저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들의 태도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은 단절되고, 가족의 의미마저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은 피로 맺어진 천륜이다. 언택트 시대인 요즘, 당신의 가족 관계는 어떤가?

우리 부모님의 자녀 교육법은 정말 남달랐다. 자식을 대하는 모습에서 한결같은 사랑이 느껴졌다. 근래 7남매가 모여 이야기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저마다 ‘나는 아버지의 특별한 자식’, ‘어머니가 제일 사랑하는 자식’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사실 자식 농사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부모가 먼저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분명 있다. 여기서 잘산다는 의미는 소위 말하는 권력, 명예, 재력, 학력을 뜻하는 게 아니라 자식이 스스로 부모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들도록 하는 데 있다. 이것이 효(孝)이고, 그 근본은 가족 사랑에 있다. 
부모가 일상에서 보여주는 삶의 철학은 아이가 성년이 되어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어린아이의 삶에서 부모는 ‘온 세계’이며, 부모의 메시지는 그 무엇보다도 강력하게 작용한다. 케네디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 여사도 회고록에서 “내가 자식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것은 대부분 나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결국 자녀교육의 큰 원칙은 하나다. 바로 부모에게서 시작하고, 부모로 끝난다는 것이다. 부모가 가르칠 대상은 자녀가 아니라 부모가 지금 행하는 것이며, 곧 자녀도 그렇게 행하게 될 것이다”라고 적은 바 있다. 

부모님이 물려준 소중한 가치

그런 점에서 우리 부모님은 항상 성적이나 출세보다 인간성과 형우제공(兄友弟恭)의 유교적 정신을 강조했다. 솔선수범하여 할아버지, 할머니를 지극히 모시며 ‘효’가 무엇인지 일깨워줬으며, 서로 지극히 사랑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몸소 전달했다. 늘 사람을 귀하게 여겼던 아버지는 필자의 영원한 스승이며,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선하고, 친절하고, 훌륭한 인물이다. 우리가 실망하여 좌절하지 않도록 늘 격려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뜻을 이룬다는 신념을 심어준 분이다.  
 

필자의 돌 사진. 부모님과 오빠.
부모님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가르쳤다. 부모님과 오빠 그리고 필자.

 

또한 어머니는 크고 작은 행사라도 최선을 다해 동참했다. ‘기쁜 일은 두 배로 커지고 슬픈 일은 반으로 줄어든다’라며 자식뿐 아니라 손주의 졸업식, 입학식, 취임식에 참석하는 걸 소홀히 하지 않았다. 90세가 되어서도 고속버스 5시간 거리의 서울, 비행기 16시간의 거리 미국 역시 마다하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을 해 나가는데 어찌 귀찮은 마음이 없었겠는가. 그럼에도 집안의 모든 대소사를 치러내면서 맛보는 행복감은 부모님 의지로 스스로 만들어 내신 것이다. 그 바탕에는 가족을 위한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이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우리 남매가 저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며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건 결국 부모님의 사랑 덕분이었다. 부모님의 관심과 보살핌이 없었다면 우리 대부분은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지 모른다. 가족들의 우애와 사랑, 특히 부모님의 자애로운 가르침은 우리가 삶을 헤쳐나가는 데 있어 제일 큰 원동력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머니가 더 오래오래 건강하게 장수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글·사진 목남희(전 단국대 교수)
 

 

목남희는...
지난 10년간 단국대학교 상경대 경영학부 교수로 몸담았다. 의사, 회계사, 교수, 박사, 서울대 법대생, 하버드대생 외 콜롬비아 졸업생만 4명을 배출한 명가 출신으로 목 교수는 그 비결로 부유한 환경, 부모님의 좋은 학벌, 재능이 아닌 부모님이 몸소 보여준 ‘효의 실천’을 꼽는다. 성적보다 인간성, 출세보다 행복을 강조했다는 그녀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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