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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자녀 교육] 효의 씨앗을 심는 어머니①
[명가의 자녀 교육] 효의 씨앗을 심는 어머니①
  • 목남희
  • 승인 2023.07.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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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어머니
젊은 시절 어머니

 

“행복한 가정은 그 이유가 모두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각각 다르다.” 19세기 러시아 문학가 레프 톨스토이가 한 이야기다. 우리 형제들은 하나같이 부모님을 위대하게 생각한다. 자녀들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부모님의 비결은 무엇일까?

필자는 늘 부모님의 교육방식이 궁금했다. 부모님이 훌륭한 명문가를 이뤘다 하더라도 후세로 이어지지 못하면 한때 이야기로 그치기 때문이다. 훌륭한 자식을 키우고 싶은 이 시대 부모들에게 우리가 직접 경험한 솔직한 스토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비법을 10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배냇저고리
 

동생의 배냇저고리
동생의 배냇저고리

 

어머니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마치 계획이라도 한 듯 모든 것을 지혜롭게 헤쳐 나갔다. 자식들이 쓰던 물건을 소중하게 간직하다가 다시 우리에게 돌려준 게 그 첫 번째 증거다. 어머니는 큰오빠가 갓난아이 때 입었던 배냇저고리를 60년 이상 고이 보관하다 오빠가 환갑이 될 때 고스란히 전해줬다. 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감동한 남동생은 그 배냇저고리를 액자에 넣어 벽장식으로 걸어두었다. 하루에 몇 번씩 눈에 띄는 배냇저고리를 보며 동생은 부모님의 사랑을 느낀다고 한다.

2. 상장과 졸업장

필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6년 동안 공무원으로 일하신 아버지의 잦은 전근으로 전학을 12번이나 다녔다. 그 와중에도 상장과 성적표, 학생생활통지표, 임명장 등을 버리지 않았던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각자 주인에게 돌려줬다. 60년간 어머니의 사랑을 한 번에 받은 것 같아 보물처럼 간직 중이다.

3. 편지
 

필자가 보낸 손편지
필자가 보낸 손편지

더 놀라운 것은 필자의 미국 생활 20년 동안 주고받은 600통 이상의 봉함엽서와 편지도 어머니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역시 딸이 한국으로 돌아오자 모두 돌려주었다. 당시 필자가 쓴 손편지를 보면 어머니가 참 숭고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4. 아버지 증

어머니는 아버지의 주민등록증부터 6·25 참전용사 증과 신분증까지 모두 유물처럼 품고 있다. 각종 등록증을 보며 생전 아버지의 발자취를 찾는 듯하다.

5. 선물

어머니는 자식에게서 받은 비싼 선물들을 깊숙이 보관하다가 90세가 되었을 때 “그동안 이 세상에서 잘 썼다, 고맙다”라며 선물한 자식들에게 각각 돌려주었다. 이 세상에 잠깐 왔다 가는 것이 인생이고 이제 원주인에게 돌아갈 시간이라고 말씀하신다. 마치 법정스님의 ‘무소유’처럼 하나씩 소유를 비우고 있는 것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가르침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본인의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어머니를 어떻게 위대하다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머니는 ‘자식을’ 사랑하기 이전에 하늘로부터 받은 귀중한 선물로 생각했다. 이 귀중한 지혜를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욕심이 끊임없이 솟는 이유다.(다음호에서 계속...)


·사진 목남희(전 단국대 교수)

 

목남희는...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교육”의 저자로 지난 10년간 단국대학교 상경대 경영학부 교수로 몸담았다. 의사, 회계사, 교수, 박사, 서울대 법대생, 하버드생 외 콜롬비아 졸업생 5명을 배출한 부모님의 교육비결은 부유한 환경, 부모님의 좋은 학벌, 재능이 아닌 부모님이 몸소 보여준 ‘효의 실천’으로 꼽는다. 성적보다 인간성, 출세보다 행복을 강조했다는 그녀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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