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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자녀 교육] 효의 씨앗을 심는 어머니②
[명가의 자녀 교육] 효의 씨앗을 심는 어머니②
  • 목남희
  • 승인 2023.07.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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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가계부, 일기, 한자공부

 

“부모를 사랑하는 사람은 감히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은 감히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효의 정신에 대해 공자가 설파한 내용이다. 유대인 속담에는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도 있다. 어머니는 이 같은 효의 정신을 자녀 교육으로 실천했다. 효의 씨앗을 심는 어머니 2번째 이야기.

우리는 어머니가 심어준 효의 씨앗을 잘 배양해 또 다른 자식들이 올바르게 크도록 인도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지난호에 이어 이 시대 수많은 부모들에게 귀감이 될 우리 부모님의 자녀교육 비결을 옮겨본다.  

6. 가계부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어머니는 저녁이면 항상 일기장을 곁들인 가계부를 썼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다가 영수증이 나오자 가계부는 간단한 일기장과 그날의 학습장으로 변모했다. 한문과 영어, 판소리 가사도 적혀있다. 지금까지 보관 중인 가계부는 만지면 부서질 정도로 낡았다. 우리 집안의 가보(家寶)이자 과거 생활상을 보여주는 국보급 기록물이 아닐 수 없다. 

7. 재단
어머니는 젊을 때 재단을 배운 적도 없는데 필자와 여동생들의 옷을 손수 만들어 입혔다. 네 자매가 똑같은 옷을 입고 나가면 동네 사람들이 하나같이 예쁘다고 칭찬한 기억에 지금도 행복하다.

8. 배움의 열정
어머니는 평생 배움에 목말라하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웠다. 독실한 불교신자로서 불경공부도 부지런히 했으며, 서예도 즐겼다. 환갑이 되던 해 경상남도 한문서예대회에 나가 내리 세 번이나 입상했을 정도로 실력도 출중하다. 지금도 새 핸드폰이 나오면 호기심을 보이는데 언제나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어머니의 열정에 늘 감동하곤 한다. ‘배움이란 무엇인가? 배움이란 깨닫는 것이며, 깨달음이란 모르는 것과 그릇된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어머니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준 가르침이다.

9. 판소리
어머니는 무형문화재 스승에게 판소리도 배우더니 88세 미수(米壽) 때 독창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89세이던 2015년에는 한국로터리클럽 세계대회에서 10분이 넘는 판소리를 독창으로 불러 참석자들을 감동하게 한 적도 있다. 말 그대로 정말 액티브 시니어의 삶을 살고 있다. 스스로 빛나는 보석 같은 인생을 빚어내는 어머니가 참 자랑스럽다.
 

어머니 입상 작품 앞에서.
어머니 입상 작품 앞에서.

10. 사회활동
어머니는 늘 밝고 열린 마음으로 유머를 즐긴다. 여러 모임에서 리더로 활동하며 봉사도 마다치 않는다. 코로나 팬데믹 전까지만 해도 92세인 고령에 동네 친구, 문화원 동호인, 노인학교, 동기모임, 반모임 등의 사교모임에 활발히 참여한 어머니를 어떻게 존경하지 않을 수 있을까!

글·사진 목남희(전 단국대 교수)

목남희는...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교육>의 저자로 지난 10년간 단국대학교 상경대 경영학부 교수로 몸담았다. 의사, 판사, 회계사, 교수, 변호사 등, 서울대 법대생, 하버드생 외 콜롬비아 졸업생 5명을 배출한 부모님의 교육비결은 부유한 환경, 부모님의 좋은 학벌, 재능이 아닌 부모님이 몸소 보여준 ‘효의 실천’으로 꼽는다. 성적보다 인간성, 출세보다 행복을 강조한 그녀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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