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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자녀 교육] 부모의 효와 사랑이 주는 힘
[명가의 자녀 교육] 부모의 효와 사랑이 주는 힘
  • 목남희
  • 승인 2023.08.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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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가족 사진
필자 가족 사진

 

“사랑과 공경을 다하여 부모를 섬기면 덕과 가르침이 온 세상의 모범이 된다.” 중국 사상가 공자(孔子 B.C.551~B.C.479. 중국)가 남긴 명언이다. 부모를 공경하고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충효정신은 한국인의 삶 속에 오랫동안 공생 되어 왔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는 아버지로부터 효도와 충성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자랐다.

‘효’를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도리라고 강조한 부모님. 부모님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지극히 모시는 모습을 통해 자식들에게 ‘효’가 무엇인지 몸소 일깨워 줬다. 특히 아버지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전신이 굳어 홀로 움직이지 못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며 밥을 떠먹이고 대소변을 받아내면서 끝까지 정성스럽게 모셨다. ‘좋은 일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아 복을 주시고, 나쁜 일을 하면 반드시 화가 되어 돌아와 벌을 받게 된다’는 인과응보의 법칙은 아버지의 삶을 통해 마치 필자의 몸속 세포로 자리잡은 듯하다.

위대하고 숭고한 부모님의 사랑

성격이 어질고 온화한 아버지는 항상 주위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친밀하게 지낸 반면 어머니는 매사에 빠르고 모든 일에 적극성을 보였다. 두 분의 성격은 달랐지만 서로 미워하고 무시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이해하고 많이 참아 주며 늘 사랑했다. 인자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의 아버지와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감각을 가진 어머니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천생연분이었다.

필자는 가끔 의아하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한평생을 같이 살아오면서 어떻게 이처럼 오래 사랑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떠난 지 13년이 지났건만 어머니는 아직도 아버지의 뒤 그림자라도 다시 보고 싶어 한다.

심지어 어머니는 아버지 제사 때 제문을 읽곤 한다. 정성 들여 적은 글자 하나하나는 글이 아니고, 그리움 그 자체다. 가슴 아리는 사랑 이야기에서 애틋함이 느껴지는데, 이런 어머니가 참 위대하고 숭고하게까지 다가온다.

가족의 힘으로 헤쳐 나가지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가난했던 부모님이 평생 일궈온 것은 7남매와 그 가족들이 이루어 내는 화평과 행복만이 아니었다. 효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정직하고 긍정적인 삶의 정신을 직접 보여줬다. 우리 집안의 각 세대가 물려받은 소중한 정신적 유산을 지키고 후대에 전해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이유다.

부모가 할 일은 훈계가 아니라 후원이다

이 시대 부모라면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진정 사랑하는 자녀에게 무엇을 남겨주고 싶은가? 필자 역시 부모가 된 후 수없이 자문해봤다. 답은 바로 우리 부모님의 삶에 있다.

1950년 6·25 전쟁이 터지자 아버지는 경찰특공대에 지원 입대했다. 전쟁이 휩쓸고 간 곳은 농촌, 도시할 것 없이 처참한 파괴의 흔적을 남겼다. 부모님 세대는 전쟁과 가난으로 제대로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 자식에게만은 그런 아픈 과거를 되돌려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우리한테 단 한 번도 공부하라고 잔소리한 일이 없다. 박사학위를 따라는 권유는 물론 공부해서 대학 가야 한다는 말씀도 하지 않았다. 모두 스스로 알아서 택한 길이었다. 부모님은 그저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더 큰 세상으로 뻗어나가도록 물질적, 정신적 도움을 아끼지 않았을 뿐이다. 자식들이 학생이라는 사실, 일곱 개의 책가방이 집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던 부모님을 존경한다.

글·사진 목남희(전 단국대 교수)
 

 

목남희는...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교육>의 저자로 지난 10년간 단국대학교 상경대 경영학부 교수로 몸담았다. 의사, 판사, 회계사, 교수, 박사, 서울대 법대생, 하버드생 외 콜롬비아 졸업생 5명을 배출한 부모님의 교육 비결로 부유한 환경, 부모님의 좋은 학벌, 재능이 아닌 부모님이 몸소 보여준 ‘효의 실천’을 꼽는다. 성적보다 인간성, 출세보다 행복을 강조한 그녀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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