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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자녀 교육] 아버지의 첫 번째 교육 원칙, 효도(孝道)
[명가의 자녀 교육] 아버지의 첫 번째 교육 원칙, 효도(孝道)
  • 목남희
  • 승인 2023.08.2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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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회갑 사진.
할아버지 회갑 사진.

 

아버지의 첫 번째 교육 원칙은 공자(孔子, B.C.551~B.C.479, 중국)의 ‘효도(孝道) 교육’이었다. ‘천지(天地) 창조물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이 사람이고, 사람의 행동 중 효도보다 더 큰 것이 없다’라는 공자의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아버지는 명가도 부자도 아닌 정말 평범한, 한마디로 가난하고 별 볼일 없는 시골 집안에서 태어나 전신이 굳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십 년 이상 모시며 공경했다. 몇 년 동안 동시에 학교를 다녔던 일곱 자녀의 등록금이 부담된다는 내색 한번 하지 않고 자식들의 뒷바라지에도 열성을 다했다. 그러면서도 마을 기와집을 사 노인당으로 기부한 부모님의 충효 정신은 자연스레 자식들에게까지 이어졌다. 6.25 전쟁 때는 총을 들고 경찰 특공대로 목숨을 걸고 싸웠다. 국가 유공자가 된 아버지는 국가에서 보내준 태극기에 고이 싸여 85세 되던 해 하늘나라로 가셨다.

부모님의 철학을 이어받는 자식들이 내는 시너지 효과는 몇 곱절 이상이다. 백 마디 말보다 부모가 먼저 몸소 보여주는 것이 자식들에게는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다. 태어날 때부터 갖는 금수저 특혜는 그저 행운일 뿐이며 그 자체가 결코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없다. 이 세상엔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부모들이 많다. 중요한 것은 잘 살고, 못 살고가 아니라 부모가 어떻게 자녀를 교육하느냐에 있다. 재산과 명성을 가졌더라도 제대로 된 자녀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낱 모래성에 불과하다. 부모의 교육 철학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녀 교육은 과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문가로 거듭나려면

부모님은 일곱 자식을 마치 하느님이 주신 고귀한 선물로 여겼다.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좋은 성적표를 요구하기보다는 형우제공(兄友弟恭)의 정신을 강조하셨다. 권력가나 재력가가 되기보다는 우리가 행복해하기를 바랐다. 공부를 잘하는 것과 행복하게 사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하셨다.

대한민국 부모들의 자녀교육열은 이미 전 세계에 정평이 나 있다. 다만 여기에는 부모들의 욕심이 잠재되어 있다는 점이 씁쓸하게 한다. 비슷한 예로 괴테는 대문호가 되기까지 부친의 적극적인 교육에 힘입어 다방면에 걸쳐 최고의 가정교사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자녀를 반드시 성공시켜야겠다는 아버지의 목표 의식으로 성공한 사례다. 그러나 괴테 자신의 자녀교육법은 지나친 부모의 욕심으로 오히려 부담감으로, 사랑하는 자녀의 앞날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괴테의 아들은 아버지의 지시로 이탈리아 여행 도중 41세로 요절한다.

몇몇 위대한 인물들의 어린 시절을 살펴보면 결코 좋은 환경과 최고의 교육환경을 갖춰야 큰 인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자녀를 훌륭하게 키울 수 있고 부자가 되어 가문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와 꿈, 뚜렷한 목표를 갖는 게 명문가가 되는 비결이다.

부모는 자식의 나침반

부모의 헌신이 없는 자녀교육은 성공하기 힘들다. 명문가는 부모와 자녀, 세대 간에 합작품이며 저마다 특별한 교육법이 있다.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이 작은 씨앗이 되어 마침내 큰 열매를 맺는다. 누구든 작은 실천으로 명문가를 낳는 첫걸음을 뗄 수 있다.

무엇보다 부모는 자식에게 인생의 롤모델이나 나침반 같은 ‘멘토’ 역할을 해야 한다. 사랑과 관심으로 자녀를 대하면서 좋을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게 핵심이다. 용기와 희망을 주고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칭찬과 자랑을 아끼지 않은 부모님을 존경하지 않을 자식들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부모를 영원히 사랑하는 자식에게 바로 효의 정신이 이어질 것이다. 결국 자녀교육의 큰 원칙은 부모의 자세에서 시작되고, 부모의 자세에서 끝난다.

“어머니는 우리들의 마음에 열(熱)을 주며, 아버지는 빛을 준다. 열 자식이 있더라도, 자식에 대한 어버이 한 사람의 마음은 어버이에 대한 열 자식의 마음을 훨씬 능가한다.”
- 장 파울(Jean Paul, 1763~1825)의 ‘꽃과 실가시’에서

글·사진 목남희(전 단국대 교수)

 

목남희는...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 교육>의 저자로 지난 10년간 단국대학교 상경대 경영학부 교수로 몸담았다. 의사, 판사, 회계사, 교수, 변호사, 서울대 법대생, 하버드생 외 콜롬비아 졸업생 5명을 배출하고 일곱 자식 중 5명이 박사인 부모님의 교육 비결로 부유한 환경, 부모님의 좋은 학벌, 재능이 아닌 부모님이 몸소 보여준 ‘효의 실천’을 꼽는다. 성적보다 인간성, 출세보다 행복을 강조한 그녀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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