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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자녀교육] 부모님의 소중한 유산을 후손에게
[명가의 자녀교육] 부모님의 소중한 유산을 후손에게
  • 목남희
  • 승인 2023.10.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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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부부와 산책하는 어머니.

 

‘역사를 잃어버린 민족은 미래가 없고, 나라 잃은 민족은 문화가 없다’ 라는 말이 있다. 문화가 있는 곳에 민족의 혼이 살고, 효의 전통은 한국의 미래 동력이다. 전통은 우리의 현재를 지탱하게 하고, 우리의 현재는 미래를 이끄는 엔진이 된다. 각 가정의 전통을 이어가는 곳에 나라의 미래도 있다. 부모님이 남긴 정신적 유산이 곧 자식 인생의 기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지켜온 효의 정신으로 윗사람을 존경하고 노인을 배려하는 거룩한 전통은 우리가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K-문화가 이처럼 세계의 열광을 받는 것도 효에서 발효된 삶의 향기를 그들이 그리워하며 향수를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3명의 남동생과 7명의 자식에게 야단 한번 안 치고도 그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으신 아버지는 친척과 직원들과도 더 나은 살 자리 마련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소통했다. 자상하고 인자한 아버지와 지혜롭고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의 진정한 삶의 의미, 세상을 내다보는 현명한 철학, 더불어 사는 배려의 정신, 자식과 손주를 위한 끊임없는 축복을 나도 내 후손에게 전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효도하는 마음

인생의 드라마는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순간에도 늘 전개되며 자신도 모르게 수많은 선택을 하고, 또 선택당하며 우리의 미래를 엮어낸다.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건 바로 부모님이다. 그래도 우리는 효도를 해야 한다. 내 자식이 세상에서 바로 서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효도하는 사람은 남을 해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는다.

얼마 전 한국 청소년 상담복지재단에서 청소년 2,4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가장 높은 가치관이 ‘효(孝)’라는 답을 얻었다고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부모 공경을 소홀히 한다는데, 이는 어쩌면 그들이 보지 못해 실천할 수 없어서가 아닌가 싶다.

필자의 부모님은 조부모님을 하늘처럼 여겼다. 조상을 공경하는 게 인간의 기본적 소양으로 항상 몸에 배어있었다. 특히 아버지는 한평생 효를 실천하는 일에 가장 깊은 정성을 들였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한국인의 충효 정신을 소중히 여기며 항상 남의 말을 경청하고 겸손, 근검한 생활을 했다.

하늘의 별, 자식의 미래가 되다

아버지한테 물질적 도움을 받지 않은 이웃과 집안 친척이 없을 정도지만, 아버지는 항상 그 일을 남몰래 실천했다. 가족도 모르고 있다가 지방 신문에서 또 표상 받으러 오라는 편지를 보고서야 알았다. 남에게 칭찬받기 위해서거나 생색을 내려고 한 일이 절대 아니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직원들을 가족처럼 따뜻하게 보살피며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모두 한마음으로 화합하는 분위기로 만들려고 노력한 아버지다.

덕분에 아버지 회사의 직원들은 항상 아버지를 존경하고 따랐다. 직장을 그만두고서도 부모처럼 모셨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날 일가에서는 하늘의 별이 떨어졌다고 애통하게 울었단다.

어머니는 평생 가계부를 적으면서 알뜰하게 살림을 꾸리며 파킨슨병을 앓는 할아버지를 30년 동안 정성껏 병시중했다. 아버지가 전립선암으로 6년 동안 고생하다 13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남은 자식들과 오순도순 지내면서 바깥세상과도 활발히 소통하는 어머니의 제 2의 인생이 존경스럽다. 그런 부모님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것은 자식으로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명가의 길

나이 90을 넘긴 어머니가 70을 넘긴 큰아들의 손을 잡고 평화롭고 사랑이 넘치는 일요일 저녁 나들이하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인 양 동네 이웃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사랑하는 이들은 손을 잡으면 가슴이 뛰고 말할 수 없는 황홀감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아리아를 부를지 모른다. 오빠는 어머니 손을 자기 손으로 포개서 잡는다. 아마 따뜻한 온기가 어머니에게 생명력으로 용솟음치지 않았을까? 노모의 온기를 느낀 자식은 무슨 노래를 부를까? 그래, <보리 고갯길> 불러 드려야지…. 이 소박하고 훌륭한 효의 전통을 내 자손에게 이어 줄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명가의 길도 자연히 펼쳐지지 않을까 한다.

글·사진 목남희(전 단국대 교수)
 

 

목남희는...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교육”의 저자로 지난 10년간 단국대학교 상경대 경영학부 교수로 몸담았다. 의사, 회계사, 교수, 박사, 서울대 법대생, 하버드생 외 콜롬비아 졸업생 5명을 배출한 부모님의 교육비결은 부유한 환경, 부모님의 좋은 학벌, 재능이 아닌 부모님이 몸소 보여준 ‘효의 실천’으로 꼽는다. 성적보다 인간성, 출세보다 행복을 강조했다는 그녀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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