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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자녀교육] 효의 전통이 한국의 미래다
[명가의 자녀교육] 효의 전통이 한국의 미래다
  • 목남희
  • 승인 2023.10.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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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부모님 여행 중 사진

 

“부모를 사랑하는 사람은 감히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은 감히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공자의 가르침은 전통 유교 사상을 바탕에 두면서도 학문보다 먼저 ‘참다운 인간’이 되는 것을 우선으로 삼았다.

1953년 한국전쟁 휴전 당시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GNP)은 65달러, 세계 109위로 최극빈 국가였다. 국토는 잿더미로 덮인 황폐한 땅이었으며, 아무것도 남지 않은 분단국가로 여겨졌다. 1970년 중반 필자가 도미했을 땐 한국전쟁에 종군한 의료인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낸 드라마 <M.A.S.H>가 한창 인기리에 방영 중이었다. 1972년부터 1983년까지 무려 11년간 앨런 알다가 주연을 맡았으며, 지금도 미국에서는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꼽힌다. 그때만 해도 미국인들은 한국과 베트남을 혼동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러나 70년이 지난 2021년 10월 기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GNP)이 3만5천 달러를 돌파했고,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서 선진국 반열에 우뚝 섰다. 오늘날 한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은 국민 스스로도 놀랄 만큼 한강의 기적을 넘어 세계적 신화를 이뤘다. 

이젠 K-POP뿐 아니라 한국 건축, 한국 영화,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한국 음식까지도 세계인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늘의 이 한류 문화(K-Culture)가 단지 재능이 많고 열심히 노력한 한국인들 덕분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한국의 뿌리 깊은 전통문화를 비롯해 거룩한 충효 정신이 그 밑바탕을 이루고 그러한 정신적 가치가 세대를 이어가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빛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FIFA 월드컵 대회 중 포르투갈과의 대결전에서도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붉은 악마(Red Devils)도, 선수도, 한국의 시청자도 기쁨의 눈물범벅이었다. 목청 높여 “대~한~민~국”을 외칠 때 우리는 진실로 모국을 가슴속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알았다. 

충효 교육

필자 아버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교육도 바로 ‘충효(忠孝) 교육’이었다. 아버지의 충효 정신은 가족 사랑에서 시작되었다. 아버지가 자식을 대하는 모습에서 한결같은 사랑을 느낀 7남매는 저마다 ‘나는 아버지의 특별한 자식, 아버지가 제일 사랑하는 자식’이라고 생각했다.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우리를 이해하고 아끼며 사랑해 주는 부모님을 위한 보답으로 스스로 행복해야 한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부모님에 대한 기대를 늘 사랑으로 되새겨 주었다.
부모님은 자식이 한 일을 항상 대견스럽게 생각하고 칭찬했다. 필자가 반에서 30등을 해도 잘했다 칭찬하고, 3등을 해도 잘했다고 칭찬했다. 자식의 이야기에 늘 귀 기울이며 일일이 답해줬던 경청 능력은 부모자식 간 소통의 문을 열고 서로 공감하는 대화를 가능하게 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부모님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끊임없는 격려, 칭찬은 우리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자식으로서 두 분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게 만들었다. 이 열망이 효(孝)이고, 그 근본이 가족 사랑이다. 

부모님의 사랑

생전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지극하였다. 1944년 일본군 위안부 강제 연행 소집 명단에 어머니 이름이 들어있는 것을 본 큰외삼촌은 공출을 면하기 위해 16살인 어머니를 19살인 아버지와 결혼시켰다. 신랑, 신부 얼굴도 모르고 결혼식장에 나온 두 분은 전날 밤 내내 울어 눈두덩이가 부어 있었다고 한다. 비록 타의에 의한 결혼이었지만 아버지는 한평생 어머니의 결혼기념일 선물을 잊지 않을 만큼 다정했고 그 결실이 우리 7남매와 손주 16명이다. 아버지의 후손인 우리가족 40명은 오늘까지도 “아버지(혹은 할아버지)보다 더 훌륭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160;&#160;아버지가 떠난 지 13년이 지났건만 어머니는 여전히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아버지의 뒤 그림자라도 다시 보고 싶어 한다. 마치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en Poe, 1809~1849, 미국 작가)가 <애너벨 리>를 그리워하듯. 필자는 가끔 고개를 갸우뚱한 채 생각에 잠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어떻게 이처럼 오래 사랑할 수 있을까? 

글·사진 목남희(전 단국대 교수)
 

 

목남희는…
<평범한 가정의 특별한 자녀교육>의 저자로 지난 10년간 단국대학교 상경대 경영학부 교수로 몸담았다. 의사, 판사, 교수, 변호사, 서울대, 하버드대 외 콜롬비아 대학 졸업생 5명을 배출하고 일곱 자녀 중 5명이 박사인 부모님의 교육 비결로 부유한 환경, 부모님의 좋은 학벌, 재능이 아닌 부모님이 몸소 보여준 ‘효의 실천’을 꼽는다. 성적보다 인간성, 출세보다 행복을 강조한 그녀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널리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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