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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극장] '디 아워스' -2003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금요극장] '디 아워스' -2003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06.1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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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 메릴 스트립, 줄리안 무어 주연

오늘(6월 16일)EBS1<금요극장>은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디 아워스:원제(The Hours)’이 방송된다.

니콜 키드먼, 메릴 스트립, 줄리안 무어 등이 열연한 2003년 작으로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2008),<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2012),<트래쉬>(2014) 등을 감독한 스티븐 달드리 감독 작품이다. 러닝타임 114분, 15세이상 관람가.

 

◆ 줄거리

1923년 영국 리치몬드 교외의 어느 하루.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 분)는 오늘도 집필 중인 소설 <댈러웨이 부인>과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그녀는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 레나드의 보호를 받으며 언니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저녁 식사 시간을 앞둔 버지니아는 무작정 집을 뛰쳐나가 런던행 기차역으로 간다. 그러나 급하게 그녀를 쫓아온 남편과 팔짱을 끼고 집으로 다시 돌아간다. 잠시 동안이라도 벗어나고 싶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지 않은 채 기차표를 품 안에 고이 간직하고서... 1951년 미국 LA의 어느 하루.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 빠져있는 로라(줄리안 무어 분). 둘째를 임신한 채 세 살 난 아들 리차드와 함께 남편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그녀의 오늘은 어제와 다를 바 없이 평온하다. 오늘도 남편은 그녀를 깨우지 않기 위해 자신의 생일날 아침을 손수 차린다. 아들 리차드와 함께 남편의 생일 케이크를 만들던 로라는 갑자기 자신의 일상에 염증을 느끼고 아들을 맡겨놓은 채 무작정 집을 나선다.

호텔방에 누워 자살을 생각하던 그녀. 그러나 다시 부랴부랴 남편과 아들이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케이크를 만든다. 둘째를 낳은 후엔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나겠다고 다짐하면서. 2001년 미국 뉴욕의 어느 하루.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출판 편집자인 클래리사(메릴 스트립 분). 그녀는 지금 옛애인인 리차드(에드 해리스 분)의 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엄마 로라(줄리안 무어)에 대한 상처를 가슴에 묻고 살아온 리차드는 지금 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꽃도 사고 음식도 준비하고 파티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클래리사는 리차드를 찾아가지만, 그는 그녀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클래리사가 보는 눈 앞에서 5층 창 밖으로 뛰어내리고 마는데...

 

◆ 해설:

좋은 소설이 반드시 좋은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원작의 맛을 살리면서, 영화만의 재미와 미학을 성취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9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디 아워스>는 대단히 지적인 구성, 연출과 연기의 섬세한 조화 면에서 문학과 영화의 성공적인 만남으로 평가할 만한 작품이다. 지난해 말 전미비평가협회는 ‘디 아워스’를 ‘2002년 최고의 영화’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영화 관객들에겐 이런 타이틀이 때론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평론가용 영화란 곧 어렵고 복잡한 영화란 선입견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디 아워스>도 이런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한다. 3개의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살아가는 세 여자의 하루가 씨줄날줄처럼 얽혀있는 형식은 물론, 표면적으론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은 듯 흘러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결코 수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미란 각자의 취향과 지적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인 법. <디 아워스>는 문학적 풍미가 진하게 우러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 특히 영국 여성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딱 어울릴 만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시간들’이란 뜻의 제목답게, 영화는 3개의 시간대와 공간에서 벌어진다. 첫 번째는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가 ‘댈러웨이 부인’을 집필 중이던 1923년 영국 리치몬드 교외, 두번째는 ‘댈러웨이 부인’의 애독자인 평범한 주부 로라(줄리앤 무어)가 자살을 시도하는 195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댈러웨이 부인’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성공한 편집자이자 동성애자인 클래리사(메릴 스트립)가 에이즈로 죽어가는 시인 친구 리처드(에드 해리스)를 위해 파티를 준비하는 2001년 뉴욕. 세 명의 여자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고독과 죽음, 우울증을 늘 의식하며 살아간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버지니아 울프는 영화 첫 장면처럼 41년 집 근처 강에 빠져 숨졌다. 세 명의 여자 중 클래리사는 가장 현실적이고 당당한 인물이지만, 친구 리처드의 투신 사망을 목격함으로써 나머지 두 여자처럼 내면으로부터의 붕괴를 경험하게 된다. 3개의 시간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전개되던 영화는 끝부분에서 오래전 가족을 버렸던 로라의 아들이 바로 리처드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 여자간의 관계를 좀더 뚜렷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감독은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똑같이 느끼는 고독과 절망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 소설의 핵심 개념인 ‘의식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실존 소설가의 삶과 작품을 가상 인물, 가상 이야기 속에 녹여내는 연출 솜씨가 빛난다. 특히, 가짜 코 분장으로 깜쪽같이 버지니아 울프로 변신한 니콜 키드먼의 무르익은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다.

-<문화일보> 오애리기자 aeri@

 

◆ 감독:

1961년 영국 도어셋 출신의 달드리는 어린 시절 연기학교를 거쳐 극단에서 배우 수업을 받다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세필드 대학으로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극단으로 돌아온 달드리는 런던 로얄 코트 극장을 비롯한 여러 극단의 미술감독을 역임했으며 영국의 유명 제작사인 워킹 타이틀과 계약을 맺고 1998년 단편 영화 ‘Eight’을 연출했다. 2년 후인 2000년 전세계 영화팬들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빌리 엘리어트’를 연출하고 평단의 갈채를 받음과 동시에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2002년에는 마이클 커닝험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두 번째 영화 ‘더 아워스 (The Hours)’를 완성하였다. 연극계에서 이미 ‘젊은이들을 열광시키는 방법을 완벽하게 알고 있는, 세계 연극계에 인상적인 기준을 세운 유일한 감독’이라는 다소 긴 찬사를 받았으며 연극 무대에서 연마한 극적 타이밍과 드라마의 호흡을 조절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스크린에서도 성공적으로 펼쳐 보였다. 2008년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2012년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 2014년 <트래쉬>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 영화 개요

부제: 디 아워스

원제: The Hours

감독: 스티븐 달드리

출연: 니콜 키드먼, 메릴 스트립, 줄리안 무어

제작: 2003년 / 미국

방송길이: 114분

나이등급: 15세

엄선한 추억의 명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EBS1 ‘금요극장’은 매주 금요일 밤 12시 45분(토요일 0시 55분)에 방송된다.

[Queen 김경은기자] 사진=EBS 금요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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