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완벽한 프레젠테이션(PT)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영어로 연설한 경쟁 PT를 들은 한 유럽국가 소속 BIE 대표가 우리 대통령실 관계자에 전한 말이다.
월드스타 싸이, 세계적 성악가 조수미 등 각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179개 BIE 회원국의 마음을 움직이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파리에서 개최된 제172차 BIE 총회의 대한민국의 경쟁PT 순서가 끝난 뒤 현장에서는 "완벽한 PT였다"는 찬사가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경연장) 로비에서 BIE 대표 50여명으로부터 객관적인 평가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 한 유럽의 BIE 대표가 '당신의 나라 대통령의 PT는 완벽했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PT를 실시간 중계로 지켜본 한 일본대학에서 재직 중인 한국인 교수는 "한국인의 존재가 굉장히 자랑스러운 날이었다"는 고마움을 문자 메시지로 보내오기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과 전문가들은 BIE 회원국들의 찬사를 끌어낼 수 있었던 차별점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비전의 구체성'과 경쟁국 누구도 택하지 않은 테마인 '보답'을 꼽았다.
73년 전 전쟁 피난처였던 부산이 오늘날 '글로벌 항구도시'로 거듭난 것은 당시 세계 각국의 도움 때문이며, 이제는 한국이 BIE 회원국을 포함한 1258개국에 공적개발원조(ODA)로 보답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부산'이라는 지역을 매개로 스토리텔링한 것이 큰 울림을 줬다는 것이다.
이번 PT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도 '미래세대를 위한 비전'을 중요 테마로 삼았는데, 대한민국은 전 세계 소외 아동들에게 교육 원조를 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대표 에누마의 창업자 이수인 대표가 직접 강단에 오름으로써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전문가는 "다른 경쟁국은 미래세대를 이야기하면서 어린아이를 등장시키는 형식에 그쳤지만, 한국은 에듀테크(EduTech)라는 4차 첨단산업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래세대의 문맹률을 낮추는 사업을 실제로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서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첫 현장 발표자로 나선 가수 싸이도 BIE 회원국 대표들의 취향 저격을 위해 선별한 인사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당수의 해외 정상들은 K팝의 원조로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그리워하고 있다. 모 국가의 국회의장은 '왜 이분이 안 보이냐'고 찾을 정도"라며 싸이를 첫 연사로 세운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싸이는 4차 PT를 이어가던 중 "저를 잘 못알아 보신 분이 계신다면 여러분을 위해서 이걸 끼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더니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착용했다. 히트곡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속 싸이의 모습으로 변신하자 장내선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대통령실은 성황리에 마무리된 4차 PT의 기세를 몰아 21일(현지시간) 진행되는 BIE 공식 리셉션에서 회원국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올해 11월 최종 개최지 투표까지 정부·기업·국회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코리아 원팀'으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