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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9주년 맞은 한국자유총연맹 강석호 총재
창립 69주년 맞은 한국자유총연맹 강석호 총재
  • 신민섭 기자
  • 승인 2023.06.29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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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안보 지킴이라는 자유총연맹의 이념에 충실할 것”
3선 의원 출신의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3선 의원 출신의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한국자유총연맹(이하 자유총연맹) 총재실은 서울 중구 장충단로 자유센터 5층에 있다. 접견실 한쪽 벽면에는 연맹의 시작을 짐작케 하는 사진이 걸려있다. 한 장은 1949년 이승만 대통령과 장개석 대만 총통이 아시아민족반공연맹 창립 합의 후 촬영한 것이고, 다른 한 장은 1954년 6월 제1차 아시아민족반공연명 창립을 기념한 사진이다. 

2장의 사진은 자유총연맹의 태동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1949년, 이승만 대통령과 대만 장개석 총통, 필리핀 퀴리노 대통령은 “아시아에서도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집단블럭를 만들자”며 태평양동맹을 구상했다. 태평양동맹구상은 아시아민족반공연맹(APACL)으로 발전했고, 한국에서는 1964년 6월 한국반공연맹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냉전시대에 탄생한 한국반공연맹은 1989년 한국자유총연맹으로 진화했고, 이후 격동의 한국사를 온몸으로 겪었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는 크고 작은 국가적·사회적 이슈에 대해 이례적으로 침묵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후 자유총연맹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골자로 한 ‘워싱턴선언’이 발표됐을 때는 환영 성명을 내놨고, 5월 31일 북한이 ‘위성운반로켓’을 발사했을 때는 320만 자유총연맹 회원 명의로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를 강력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올 들어 자유총연맹의 쇄신을 주도하는 이가, 1월 취임한 강석호 총재다. 경북 포항이 고향인 강 총재는 3선 의원 출신으로 국회 정보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등을 지냈다. 보수진영의 공부모임인 ‘마포포럼’ 공동대표를 맡으며 지금도 매주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자유총연맹 창립 기념일을 앞둔 6월 13일, 자유총연맹 본부가 있는 장충단로 자유센터에서 강 총재를 만났다. 
 

취임한 지 5개월이 됐다. 외부에서 볼 때와 총재 취임 후 다른 점이 있을 것 같다. 
“자유총연맹이 그동안 워낙 조용했다. 이념에 맞지 않는 정부 영향이 컸을 거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서고 과거 총재가 나가면서, 자유총연맹의 원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안보 지킴이’에 충실하고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본질에 충실하려 한다.” 

취임하고 할 일이 많았겠다. 
“자유총연맹은 시·도 지부가 17개, 시·군·구 지회 228개, 읍·면·동 위원회가 3천332개다. 해외에도 32개 지부가 있다. 회원 수만 320만명이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조직의 상당 부분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보니 취임 후 한동안은 조직정비에 품을 많이 들였다. 지금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부분 정비가 됐다.” 

조직을 일깨운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자유총연맹의 본질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안보 지킴이’에 있다. 우리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그걸 일깨우는 게 사실 제일 중요했다.” 

지난 정부 때는 그런 점 때문에 침묵했던 건가. 
“북한이 핵미사일을 쏘면 앞장서서 반대 성명을 내는 게 자유총연맹의 일이다. 그런데 지난 정부 때는 아무 목소리도 내지 못했다. 정부의 친북정책 탓이었다. 지난 정부에서는 정부가 어떤 일을 하든 자유총연맹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떠나는 회원들, 등 돌린 회원도 생겼다. 강성 보수 회원들은 그 과정에서 많이 등을 돌렸다.”

정부가 바뀌었다. 자유총연맹 입장에서는 윤석열 정부를 환영하는 분위기겠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문재인 정부 때는 강성 보수들이 많이 떠났다. 하지만 현 정부는 지난 정부와 확실히 다르다. 그동안 침묵했던 시·도지부 회장들이 상당 부분 마음을 열고, 안보 지킴이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다.”

지부·지회는 어떻게 운영되나. 
“보수 없이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한 분들이다. 스스로 회비 내서 지회·지부를 운영한다. 일부는 지방자치단체 보조를 받는다. 활동은 1차적으로 전국에 산재한 자유총연맹 회원들을 대상으로 코치를 한다. 지역에 있는 300여명의 안보전문가들이 그 역할을 한다. 그리고 다시 국민들을 대상으로 안보 봉사를 한다. 최근에 광주광역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거기 모인 회원들에게 자유총연맹 조끼 입고 5·18 묘역 가서 묘비 닦는 안보 봉사를 하라고 했다. 대통령도 5월 18일에는 묘역 가서 머리를 숙이는데, 자유총연맹 회원이면 당연히 그런 봉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회원들도 적지 않을 듯하다. 
“오랫동안 안보 봉사를 해온 분들이 많다. 지방 회원들 중에도 오랫동안 자유총연맹에 몸담은 분들도 많고. 여성회원들은 특히 안보관에서 다른 단체에 비해 강성이다." 

자유총연맹은 국내 최대 민간 조직이며 7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유총연맹의 역할도 변해야 할 텐데. 
“그럴수록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자유총연맹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안보 지킴이’ 역할이 본질이다. 물론 시대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최근 본부 차원에서 문화·예술·정치·국방·안보 등 20여개 분야에 자문단을 구성했다. 자문위원만 5백여 명에 이른다. 이를 통해 언제든 재능기부가 가능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여는 ‘아스팔트 토론회’도 있다. 광화문에서 여는 토론횐데, 벌써 10회째를 가졌다.”

자유총연맹은 3월부터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다양한 주제로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안보 대국민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주제는 ‘한미 동맹의 가치’, ‘서해 수호의 날’, ‘한일 관계 개선’ 등 다양하다. 지난 7일 가진 10회째 토론회 주제는 ‘좌파에 장악된 언론, 과연 공정한가?’였다. 토론회에는 각계 관계자와 시민,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 앞서 강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 토론회를 통해 진영논리에 따라 가짜 뉴스가 양산되는 언론의 구조적 문제점을 되짚어 앞으로 언론이 ‘정론직필’이라는 본연의 사명에 충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 진행은 개그맨 최국과 대안연대 김유진 사무총장이 맡았고, 이진숙 전 MBC 기자, 김현우 언론인총연합회장 겸 YTN 기자, 정철웅 KBS 기자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어떤 내용이 토론 주제로 올랐는지 궁금하다. 
“KBS 수신료 분리 징수, MBC의 강경노조, 가짜뉴스 등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여기에 대해 우리 회원들, 지나가는 시민들의 의견부터 언론관계자들 얘기까지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토론회를 구상하게 된 배경이 있나?
“민주노총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할 때 현장을 방문했다. 1만 명 이상이 모여 집회를 했는데, 지저분하고 난장판이었다. 그걸 보고 집회문화도 이제는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했다. 집회를 하더라도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네면서 자기주장을 펼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배경이라면 배경이다.”

 

신민섭 기자 사진 이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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