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6332억원 늘어나면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서울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과 함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부동산 거래가 다소 살아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6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2454억원으로 전달 677조6122억원 대비 633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월 17개월 만에 처음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 폭도 전달(1431억원) 대비 확대했다.
구체적으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11조4007억원으로 1조7245억원 불었다.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하다 5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08조9289억원으로 7442억원 줄어 8개월째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담대가 신용대출 하락분 이상으로 늘면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었다"며 "지난해 고금리로 신용대출을 일으킨 차주들은 상환 의지가 컸지만,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5월 말 이후 연 3.92~5.74%를 기록했지만, 연초와 비교해서는 2~3%포인트(p) 하락하면서 금리 부담이 소폭 줄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5월 넷째 주 들어 전주 대비 0.03% 상승(표본조사 통계 기준)하는 등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에 따라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2174건으로 전년 동기(1065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상반기 아파트 거래 건수 또한 1만5639건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2배를 기록했다.
금리가 하반기에 인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자 미리 고금리 예·적금에 가입하려는 수요도 늘었다. 6월 말 5대 은행 예·적금 잔액은 862조3583억 원으로 전달 대비 5조7248억원 증가했다. 특히 최근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는데, 누적 기준 2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도 602조8237억원에서 623조8731억원으로 21조494억원 늘었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등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대출에서는 대기업 대출이 123조2116억원으로 전달 대비 4조8624억원 늘었으며, 중소기업 대출은 609조1013억원으로 4618억원 증가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