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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주식 하락에 가계 순자산 감소...5.4억→5.2억 사상 첫 감소
집값·주식 하락에 가계 순자산 감소...5.4억→5.2억 사상 첫 감소
  • 김경은 기자
  • 승인 2023.07.20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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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집값 하락에 가계 순자산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서만 300조원이 빠져 전체 순자산 감소 폭의 95%를 차지했다.

그나마 기업 순자산이 증가한 덕분에 나라가 지닌 경제력을 의미하는 국민순자산은 2경원을 돌파했다. 다만 증가율이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급격히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순자산(國富)은 2경380조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순자산이 2경원을 넘긴 것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1년 전과 비교해 2.2% 증가에 그치면서 증가세가 전년(11.1%)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2021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9.6배 수준이었던 국민순자산은 작년엔 GDP의 9.4배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처럼 9.4년을 일해야 쌓을 수 있는 자산이 지난해 가계, 기업, 정부 등 국가 전체에 퍼져 있었다는 의미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B/S팀장은 "작년 국민 순자산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것은 토지자산이 감소로 전환하고 건설자산 증가세가 큰 폭 둔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면서 "거래 요인에 해당하는 자산 손실액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그간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주택가격이 하락 전환하는 등 자산가격 하락 영향으로 명목보유손익이 큰 폭 이익에서 손실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국민대차대조표는 국민경제 전체에 관한 일종의 재무상태표다. 가계와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가 지금껏 쌓아놓은 자산을 현재 가격으로 평가해 이른바 국부(國富)의 규모를 보여준다.
특히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이 1경1237조원으로 전년보다 317조8000억원(-2.8%) 줄어들었다.

전년에는 1036조1000억원(9.9%) 늘어나면서 증가율이 10%에 가까웠는데, 한 해 만에 거꾸로 뒷걸음친 것이다.

가계 순자산이 감소한 것은 제도부문별 순자산 편제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최초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 등 실물(비금융)자산 감소 폭이 302조7000억원로 나타나 전체 감소분의 95%를 차지했다.

김 팀장은 "가계 순자산 감소는 주택자산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이 감소 전환한 데다 주가 하락 등으로 금융순자산도 소폭 감소(-15.1조원)한 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5억2071만원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심각했던 지난 2021년(5억4301만원)보다 오히려 순자산이 2230만원(-4.1%) 감소했다.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시장환율로 환산한 가구당 순자산은 40만3000달러로, 미국(111.1만달러)과 호주(99.9만달러), 캐나다(71.4만달러), 영국(61.5만달러), 프랑스(55.7만달러), 일본(49.2만달러) 다음이었다.

구매력평가환율로 계산한 가구당 순자산은 62만6000달러로 일본(52.9만달러)을 앞섰다.

국민순자산은 크게 비금융자산과 순금융자산으로 나뉜다. 이 중 국민순자산 증가에 결정적으로 제동을 건 것은 단연코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었다.

지난해 비금융자산은 1경9403조원으로 전년 대비 276조원(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순자산의 95.2%를 차지했으며 명목 GDP의 9배 수준이었다.

토지자산(1경489조원)과 건설자산(6526조원)이 전체 비금융자산의 87.7% 비중이었는데토지가격이 하락 전환(+8.1% → -2.2%)하면서 전체 비금융자산의 가격 하락(+7.7% → -0.4%)을 이끌었다. 건설자산 오름세는 둔화(+8.2% → +1.1%)했다.

우리나라에서 비금융자산 가격이 내린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발한 1998년(-4.1%)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손익이 전년의 1357조5000억원 이익에서 74조3000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명목보유손익은 자산을 거래해서 얻어낸 가치 변동이 아니라 단순 보유하는 과정에서 자산가격 상승 또는 하락에 따라 반영된 이익이나 손실을 뜻한다.

경제주체 간 거래를 통해서 현실화한 비금융자산의 순취득(취득액-처분액) 규모는 전년 325조9000억원에서 작년 275조5000억원으로 약간 축소되는 데 그쳤다.

비금융자산 중에서 건물과 토지만을 따로 뽑아낸 부동산자산은 지난해 말 1경4710조원으로 전년보다 34조9000억원(-0.2%) 감소했다. 전년에는 1333조9000억원(9.9%) 큰 폭으로 늘었는데 갑자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77.1%에서 지난해 75.8%까지 줄어들었다. 지난 2012년 이후 첫 감소다.

주택가격 하락에 따라 주택시가총액(6209조원)도 큰 폭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금융자산(2경1960조원)에서 금융부채(2경982조원)를 뺀 순금융자산은 978조원으로 전년 대비 165조원(20.3%) 늘었다.

 

[Queen 김경은 기자] 자료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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