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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위기 목포 5층 건물 … 빗발치는 민원 속 철거는 ‘차일피일’ 
붕괴 위기 목포 5층 건물 … 빗발치는 민원 속 철거는 ‘차일피일’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8.02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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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자 4명 입장 차이에 철거 일정 결정 못해 안전 우려에 주민 민원 속출…목포시 "차일피일 할 수 없어“
사진=지난 7월14일 오후 4시14분쯤 전남 목포시 호남동 5층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현장 출입을 통제한 뒤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은 건물 1층 마트 주기둥의 철근이 휘어지고 콘크리트가 부서져 있는 모습. (전남소방본부 제공) 2023.7.14/뉴스1 
사진=지난 7월14일 오후 4시14분쯤 전남 목포시 호남동 5층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현장 출입을 통제한 뒤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은 건물 1층 마트 주기둥의 철근이 휘어지고 콘크리트가 부서져 있는 모습. (전남소방본부 제공) 2023.7.14/뉴스1 

붕괴 위험성이 제기된 전남 목포시의 한 상가건물이 소유자들의 의견 불일치로 보름 넘도록 철거되지 못하고 있다.

2일 목포시에 따르면 붕괴우려 신고가 접수된 호남동 소재 5층 상가건물에 대한 추가 보강작업이 마무리됐다.

이 건물에서는 지난 7월 14일 오후 4시15분쯤 건물 기둥 파열로 목포소방서에 구조요청, 붕괴위험 신고가 접수됐다. 건물 중심부 등 일부가 무너졌다.

신고를 접수받은 소방당국과 목포시, 경찰서는 입주자 18명을 대피시켰고, 인접 주민 6가구 21명도 대피조치했다.

당시 목포시는 '위험시설물 사용중지 및 긴급 안전조치'를 내용으로 하는 '건물 사용중지 명령'을 내렸다. 현장 안전조치를 위해 사건 발생 직후부터 현장 근무조를 편성해 유관기관과 24시간 사고 현장 주변에 차량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변 7개 구간에 접근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건물 내부에 50개의 잭서포트(보강 구조재) 설치를 완료하고 지지대 보강 작업까지 끝마쳤다. 지난달 18~10일에는 3m 높이의 울타리 설치도 진행했다.

건물에 대한 임시조치를 마친 관리당국은 전문가 자문을 통해 해당 건물의 추가 붕괴 위험성이 매우 높고 '철거만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해당 건물의 소유자들의 의견이 달라 건물 철거 일정조차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 건물 소유주는 4명으로, 1990년 준공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연면적 2278㎡)로 1층 마트, 2~5층 사무실·오피스텔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은 건물 철거업체까지 선정했지만 소유주 일부가 '건물 붕괴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업체 선정과 용역 등을 통해 건물 붕괴 원인을 규명하고, 그 책임 소재에 따라 피해 보상 청구를 해야 한다는 취지다.

안전상 이유로 철거 자체에는 모두가 동의한 입장이지만, 소유주간 입장 차이로 건물 철거가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건물 주변 통행로들도 보름째 통행제한이 이뤄지고 있어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의 불만이 높다. 일부 주민들은 태풍 발생 등에 앞선 조속한 건물 철거를 요구하며 시청 항의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 소유 건물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목포시는 붕괴 전조 증상을 파악하기 위해 건물 외부에 수직·수평 추를 설치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수평·수직축에 변이 수치가 없지만 외부에서 큰 충격이 발생할 경우 붕괴될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 해당 소유자를 상대로 한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목포시 관계자는 "건물 자체가 비교적 높지 않고 붕괴된 부분도 중심부에 몰려 있어 외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건물 전체가 기울어 쓰러지는 현상은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건물 추가 붕괴 위험이 높아 조속한 시일 내에 건물 철거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건물 철거 단계에 이의를 보이는 소유주를 설득해 이번주 내에는 철거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며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철거를 차일피일 미룰 수 없다. 소유자간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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