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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 차분’ 서현역 흉기난동범 10여분 만에 14명 해치고 걸어나와
‘발걸음 차분’ 서현역 흉기난동범 10여분 만에 14명 해치고 걸어나와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8.04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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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 구급대원들과 시민들이 피해자들에게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사진- © News1  

전날(3일) 14명의 부상자를 낸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씨(23)는 직접 지구대로 뛰어간 남성 2명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붙잡혔다.

최씨가 인도 위로 돌진해 사람들을 고의로 들이받은 후 다시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묻지마 흉기난동을 하기까지, 이 모든 일이 10여분 안에 순식간에 벌어졌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3일 오후 5시56분이다. 경찰은 5시57분쯤 즉각 소방당국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이어 구급상황관리센터가 가동된 시간은 오후 6시. 현장에 경찰이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1분이다.

지역 커뮤니티에 올라온 목격담을 토대로 최씨의 범행부터 검거까지 살펴보면, 최씨가 AK플라자 백화점 2층 인도 위로 돌진해 사람들을 들이받은 시각은 오후 5시56분으로 추정된다.

목격담 작성자는 "최씨가 (인도에서 차로) 4명을 들이받은 후에도 여성 1명을 고의로 더 치려고 할 때 자신이 목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처음에 여성분의 비명소리와 굉음이 나서 급발진인가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깐이지만 핸들링이 고의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피의자가 엑셀을 한 번 더 강하게 밟길래 이상하다 싶어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있던 남색 계열의 옷을 입은 중년 남성이 즉시 112 신고를 하는 와중에 최씨는 차에서 튀어나와 AK플라자 백화점 2층 에스컬레이터 안쪽으로 도망갔다. 신고하던 중년 남성도 최씨를 뒤쫓아 갔다.

작성자는 "(범인과 범인을 쫓는 남성을 보고) 여기서 범인이 2명이라는 추측이 나온 게 아닐까 싶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범인의 행색이 범죄를 저지르러 나온 듯해 지켜보고 있다가 도망가길래 오후 5시58분쯤 바로 112에 전화해 뺑소니인 것 같다고 신고했다"고 말했다.

작성자가 신고를 하는 중에 백화점 안에서 비명소리가 바로 난 것으로 미뤄 최씨가 백화점에 들어가자마자 2층과 1층을 오가며 흉기난동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이어 최씨는 다시 2층 밖으로 나왔다.

작성자는 "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 오길래 뭔가 일이 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으로 들어갈 때와 다르게 내 쪽으로 올 때는 발걸음이 차분한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최씨가 백화점 안으로 들어갈 때는 우왕좌왕 어수선한 느낌이었던 반면 흉기난동 후 나올 때는 차분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작성자는 "(내 앞으로 범인이) 코 앞까지 다가왔길래 애들 손잡고 뒤돌아 냅다 도망가려는데 (범인 쪽을 향하는) 젊은 여자분과 젊은 남성 두 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이들에게 "저 검은색 옷 남자! 뺑소니 범인. 가지 마세요. 이리 오세요"라고 손짓했고 "어리둥절해하며 가만히 서 있길래 (우선) 젊은 여자 손을 잡고 뛰었다"고 말했다.

남성 두 명이 상황을 파악하려고 작성자 남편에게 범인이 흉기를 소지했는지를 물었다.

작성자 남편이 칼부림을 보지는 못했지만 비명소리로 추측해 "가능성 있다"고 말하자 남성 두 명이 인근 분당경찰서 서현지구대로 뛰어 들어갔다. 시각은 오후 6시2분쯤으로 추정된다.

젊은 남성 두 명이 "칼부림 용의자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며 지구대에 신고하자, 방패를 든 경찰관이 나와 한양아파트 입구에서 최씨를 체포했다. 오후 6시4,5분쯤이다. 해당 경찰관은 최씨의 팔을 꺾고 넘어뜨린 뒤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또 다른 시민이 "이 사람이 흉기를 저쪽에 버렸다"고 말해 경찰관은 주변 화분 뒤에서 범행에 쓰인 흉기를 발견했다.

경찰과 소방은 다수 부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오후 6시11분쯤 닥터헬기와 소방헬기를 요청했고, 분당소방서장이 6시23분쯤 현장에 도착해 환자들을 병원에 분산이송 시켰다.

최씨는 체포 직후 경찰에 피해망상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 나의 사생활을 전부 보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최씨가 범죄경력은 없으나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정신의학과 진료를 통해 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자세한 범행동기와 사건경위 조사 중이다.

전날(3일) 오후 6시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 AK플라자 백화점에선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 최모씨(23)는 AK플라자 1~2층을 오가며 여러 시민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최씨는 백화점 진입에 앞서서는 차량을 타고 인도로 돌진, 사람들을 치기도 했다.

이날 최씨의 범행으로 다친 사람은 14명(흉기 9명·자동차 충격 5명)이며, 그중 12명이 중상이다. 최씨는 출동한 경찰에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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