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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사가 수업 5개까지 맡아”… 교사 수 내년에 더 줄인다
“한 교사가 수업 5개까지 맡아”… 교사 수 내년에 더 줄인다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3.08.10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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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시험 선발인원 사전예고…중·고교 교사 20% 줄어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올해 공립 중·고등학교 신규교사 선발 예정인원이 지난해보다 20% 줄어들면서 고교학점제를 앞둔 학교 현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고교 현장에서는 과목 담당 교사가 없어 시간강사 연령제한까지 풀고 있는 실정인데, 신규 선발인원이 정년·명예퇴직자보다 적기 때문이다. 

10일 교육부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전날 사전예고한 '2024학년도 공립 유·초·중등·특수·비교과 신규교사 임용시험 선발 예정인원'을 취합한 결과 총 8939명으로 집계됐다. 공립 초등학교 교사는 3108명, 중고등학교 교사는 3907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최종 선발인원과 비교하면 초등학교 교사는 453명(12.7%) 감소한 반면 중·고등학교 교사는 991명(20.2%)이나 줄었다.

신규교사 채용은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교육부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는 지난 4월 2027년까지 교사 채용 규모를 최대 30% 가까이 줄이는 '중장기(2024~2027년)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신규교사 선발 규모는 정년·명예퇴직자 수 등을 고려해 산정되는데 올해 신규 선발인원은 퇴직자를 밑돌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학령인구가 계속 감소하면서 교사 정원이 줄어들 예정이라 올해 퇴직 예정 인원보다 적은 수가 선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교원 수가 줄어들자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앞둔 학교 현장에서는 시간강사, 기간제 교사 등 비정규 교사로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처럼 다양한 선택과목을 운영하고 학생들이 직접 수강 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교과목을 가르칠 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간강사를 구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교 시간강사 연령 상한을 62세에서 69세로 완화한 조치를 2학기에도 연장해 시행하기로 했다. 1~2차 공고에도 적임자가 없는 경우, 2주 이내 수업이 시작되나 강사 계약이 되지 않는 경우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학교는 62세 이상 시간강사를 고용할 수 있다.

서울 한 고교의 A교감은 "교사가 부족해 교사 1명이 3~5과목을 맡은 경우도 있는데 기간제 교사를 모집하려고 해도 모집이 안 되고, 사범대 출신의 젊은 취업준비생들은 시간강사·시간제 교사에 지원하지 않아 구인난이 극심했다"며 "한 교사가 수업을 3개~5개를 맡아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연구·선도학교를 중심으로 고교학점제를 시범 운영해왔던 교육부는 2021년 시·도교육청, 핵심교원 자문단, 교원단체 등 의견 수렴 결과 "교원 수급 개선은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최우선 해결 과제"라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교원 수급이 개선됐다고 체감하지 못 하는 상황이다.

교육현장에선 고교학점제 운영상 어려움을 토로하며 신규교사 임용 예정 규모 축소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022년 기준 정규교원 대비 중학교 기간제 교원 비율은 19.8%, 고등학교 기간제 교원 비율은 21.0%에 달하는 등 중등 교원의 비정규직화가 과거 10년간 급격히 진행돼왔다"며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위해서는 학생 수요에 따른 다양한 교과목을 개설하고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하는 만큼 교원 증원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고교학점제는 다양한 선택과목의 확대로 교원 증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책이 없다"며 "교사들의 수업준비에 대한 어려움, 특히 한 과목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 과목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수업의 질 하락 문제는 고교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근본적으로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퀸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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