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강원 강릉지역에 이틀 간 300㎜의 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강릉의 대표 상습침수구역인 경포 진안상가 일대가 이번에도 또 다시 침수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강릉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345.6㎜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강릉지역 하천과 도로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가운데,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매번 침수되는 경포 진안상가 일대는 이번에도 물바다로 변했다.
1983년 준공된 진안상가는 연약지반 위에 건물 기초가 시공된 탓에 지반 침하가 지속되고 건물 주요 부위에 심각한 균열 등으로 1996년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됐다. 이후 2000년과 2019년 두 차례 실시된 정밀안전진단에서 관련법 상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또 연약지반에 지어져 2019년 태풍 '미탁' 등 태풍과 장마 때마다 항상 물난리가 나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난 4월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으로 건물 내부는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진안상가는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든 이날 오전부터 물이 들어차기 시작, 오전 10시쯤 일대 통행이 통제됐다.
출동한 특수대응단 긴급기동팀은 혹여나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시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진안상가와 경포호, 안현천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다.
오후가 되자 상가 주변은 사실상 하천으로 변해 물이 가슴팍까지 차오르는 모습이었다. 소방대원들은 미니 보트 등을 이용해 어르신 요구조자를 위주로 안전시대로 피신시켰다.
또 양수기 등을 이용해 상가 일대에 가득찬 물을 빼는 배수작업에 열중했다. 이 같은 소방대원의 활약 속에 '상습침수지'라는 오명이 있는 해당지역에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기상청은 11일까지 북부동해안에 최고 250㎜ 이상의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강수량(10~11일)은 영동중북부 50~50㎜(많은 곳 북부동해안 250㎜ 이상), 영동남부 10~50㎜, 영서 50~100㎜다.
강원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충북과 경기 동부를 지나 북한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1일 아침에 강원 남부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해 오후에는 대부분 그치겠다”고 밝혔다.
퀸 류정현 기자 사진 강릉소방서 제공